[OSEN=이종서 기자] 독기를 품었다. 김재호(32·두산)가 후반기 공·수 양면의 해결사로 나서고 있다.
김재호는 지난 23일 인천 SK전에서 유격수 겸 1번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1-1로 맞선 3회초 SK 선발 투수 다이아몬드를 상대로 역전 솔로포를 날린 김재호는 2-1로 살얼음판 리드를 가지고 있던 9회초에는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그야말로 최근 타격감이 날카롭다. 최근 5경기에서 김재호는 타율 4할3푼4리(16타수 7안타) 3홈런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동시에 수비에서도 연일 호수비를 펼치면서 내야의 중심을 완벽하게 잡아주고 있다.
최근 타격감에 대해 김재호는 "예전보다 집중을 많이 하고 경기에 나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대 투수들에게는 쉽게 죽지 않고, 선구안도 좋은 타자로 강렬하게 모습을 보여주려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해진 마음에는 전반기에 대한 아쉬움이 강했다. 무엇보다 지난 2015년을 시작으로 쉴 틈 없이 달렸다. 김재호는 2015년 한국시리즈를 치른 뒤 프리미어12 국가대표로 나섰다. 그리고 곧바로 2016 시즌을 맞이했고, 다시 한국시리즈 우승 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가했다. 그야말로 강행군이었다.
결국 몸에 탈이 났다. 자주 몸을 굽히는 동작을 하는 내야수의 특성상 허리에 이상이 왔다. 6월 말 엔트리 말소 없이 휴식 기회를 받았지만, 7월 3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재호는 “많이 좋아졌다”고 미소를 지었지만, 여전히 곳곳에 작은 통증을 달고 있다. 여기에 대표팀의 WBC 부진으로 비난 여론과도 마주하면서 심적으로도 많이 지치게 됐다.
몸도 마음도 모두 지친 상황. 그러나 시즌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김재호는 다시 한 번 신발끈을 조여 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심적으로 힘들었고 흔들렸다"고 이야기한 그는 "2군에서 여러 생각을 하며 마음을 굳게 다졌는데, 돌아와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그만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이제 남은 것은 지금의 상승세를 시즌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다. 김재호는 "지금의 집중력을 끝까지 잃지 않는 것이 올 시즌 목표다"라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기사제공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