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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힐만 감독의 아리송한 불펜 기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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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인천 정세영 기자] SK에 너무나 힘겨운 여름이다.

전반기를 3위로 마쳤던 SK는 22일까지 후반기에 치른 29경기에서 10승(19패)을 수확하는 데 그쳤다. 후반기 성적만 보면 리그 전체 9위의 기록이다. 3위였던 SK의 순위는 7위로 급전직하했다.

‘역대급’ 홈런 타선을 구축하고도 중하위권으로 처진 이유는 맥없이 무너지는 불펜 투수들 때문이다. 올 시즌 내내 불안함을 노출했던 불펜은 한여름 들어 표류하고 있다.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점은 7.10으로 리그 최하위다. 리그 평균인 4.83에 2점 이상 높고, 후반기 1위인 두산(3.26)과는 무려 두 배 이상의 차이다.

다른 지표들 역시 최악이다. 올해 SK 불펜진의 블론세이브는 20개로 롯데와 함께 리그 1위다. SK는 후반기 23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고작 3개만 성공시켰다. 세이브 성공률은 0.130으로 리그 최하위다.

현장 전문가들은 트레이 힐만 감독의 전략과 운용 실패를 지적했다. 한 베테랑 해설위원은 “선수 기량이나 위치에 맞는 교체가 안 이뤄지고 있다. SK는 예상치 못한 다른 투수가 올라오거나, 다른 타이밍에 투수가 올라온다. 선수들은 급한 데 감독만 여유가 있다. 외국인 감독인데 마운드 색깔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른 해설위원은 “SK 투수 코치들이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모두 팀을 떠났고, 팀을 잘 모르는 외국인 감독과 외국인 투수 코치로선 선수들의 면면을 파악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결국 기회의 문제다. 미국 출신의 감독은 기회를 공평하게 주는 것을 중요시한다. SK 역시 기회를 공평하게 나눠주려 하다 보니, 극박한 상황에 몰린 뒤 교체 카드를 꺼내 드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설명했다.

또 얼마 전까지 현역 투수로 뛴 해설위원은 “최근 패턴을 보면 계산이 선 투수 운용이 아닌 말 그대로 주먹구구식이다. 최근 컨디션으로 보직 결정하는 것 같지만 투수들의 기복이이 심하다. 불펜 투수들은 특정 보직을 정해 놓고 그 상황에만 쓰는 게 자장 낫다”면서 “마무리 경험이 없는 서진용이 처음에 마무리를 맡겼다. 올해 팀에 부임해 파악이 제대로 안 된 상태로 중요한 마무리 자리를 젊은 선수에게 맡긴 것이 화를 불렀다”고 조언했다.

‘가을 야구’를 노리는 SK에겐 불펜 회복이 절실하다. 현재로선 불펜 분위기를 환기시킬 만한 카드도 마땅치 않다. SK 팬들은 ‘멘붕’이 아닌 불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법’을 아는 사령탑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OSEN

기사제공 스포츠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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