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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사이드암 투수 김재영이 확실한 선발로 성장할 수 있을까.
한화의 가장 큰 약점은 선발진이다. 올 시즌 팀 선발 평균자책점이 5.79로 리그 9위다.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와 알렉시 오간도가 부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다. 국내 투수들도 나란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가장 많은 19경기에 선발 등판했던 배영수는 부상으로 1군에서 빠져있는 상황. 문제는 매 시즌 선발 투수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 시즌은 물론이고, 2015~2016년 모두 규정 이닝을 채운 토종 선발 투수가 없었다.
젊은 투수들을 키워야 하는 상황인데, 그 중 주목을 받는 투수 중 한 명이 바로 김재영이다. 김재영은 201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전체 2순위의 높은 순번이었을 정도로, 당시 투수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꼽혔다. 무엇보다 대졸 투수로 즉시 전력감이었다. 첫해 시범경기 4경기에서 15이닝 1자책점을 기록하며, 신인 돌풍을 일으키는 듯 했다. 그러나 정규 시즌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32(11⅓이닝 13자책점)에 그쳤다.
올 시즌에는 꾸준히 선발 등판 기회를 받고 있다. 성장통은 여전하다. 사실 1군 선발 투수로 썩 만족할 만한 성적은 아니다. 13경기(선발 10경기)에 등판해 2승6패, 평균자책점 6.13(47이닝 32자책점). 하지만 구단은 선발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13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선 4⅔이닝 7안타 1볼넷 3탈삼진 5실점(1자책점)을 기록하며, 시즌 6패째를 떠안았다. 투구 내용이 나빴던 건 아니다. 1-1로 맞선 5회말 제구가 다소 흔들렸고, 수비 실책까지 겹치면서 대량 실점했다. 이상군 감독 대행도 15일 대전 SK 와이번스전에 앞서 "전반적으로 잘 던졌다. 5회 빗맞은 안타가 나오면서 흔들렸다"고 평가했다.
한화는 현재 5위 넥센에 12경기 차 뒤진 8위에 머물러있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사실상 물 건너간 상황에서 전력을 끌어 올리는 것이 과제다. 이 감독 대행은 "김재영이 계속 좋아져야 한다"면서 "기회를 주면서 키우고 있는데, 잘 해줘야 보람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구종 추가다. 김재영은 올 시즌 커브를 장착했으나, 같은 사이드암 투수인 임기영(KIA 타이거즈), 고영표(kt 위즈)등이 가진 체인지업이 없다. 이 감독 대행은 "서클 체인지업과 투심 패스트볼을 던질 필요가 있다. 재영이에게 얘기는 계속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해 KBO리그에서는 젊은 선발 투수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 넥센 최원태 등이 모두 첫 10승을 따냈다. 그 외 장현식(NC 다이노스), 고영표 등 새 얼굴들이 급부상했다. 한화도 만년 하위권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선발 투수들의 성장이 시급하다. 적지 않은 기회를 받고 있는 김재영이 남은 시즌 희망을 남겨야 한다.
대전=선수민 기자
기사제공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