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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3위 추락’ NC, 실망할 이유 없다

난라다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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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뉴스]
 
90일 만에 3위로 내려앉은 NC 다이노스. 8월 들어 타선이 깊은 부진에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강력한 불펜, 탄탄해진 선발 마운드 등 희망적인 부분도 적지 않다. 3위 추락에도 NC가 실망하기엔 이른 이유를 살펴봤다.
 
호랑이 쫓던 공룡이 곰에 덜미를 잡혔다. NC 다이노스가 13일 두산 베어스와 맞대결 패배로 2위 자리를 내줬다. 5월 16일 이후 한 번도 2위 아래로 내려간 적 없던 NC가 90일 만에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8월 들어 NC는 5승 7패(월간 8위)로 승수 쌓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사이 두산이 월간 10승 2패로 맹렬하게 추격해 자리를 바꿨다. 1위 KIA를 따라잡기도 벅찬 마당에(14일 기준 6.5게임 차) 두산에까지 추월을 허용하면서, 시즌 막판 숨 막히는 순위 싸움 한복판에 놓이게 된 NC다.
 
믿었던 방망이가 공룡 발등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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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 박석민은 올 시즌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NC의 최근 하락세는 믿었던 타선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이다. NC는 8월 들어 심각한 득점력 저하를 경험하고 있다. 월간 팀 득점 46점으로 SK(43점)에 이은 리그 최소 2위. 월간 팀타율 0.273으로 SK와 공동 최하위를 기록 중이고, 팀 장타율은 0.404로 10개 팀 중에 꼴찌다. 8월 들어 팀 홈런 9개로 유일하게 한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팀이기도 하다. 
 
득점 찬스에서도 8월 팀타율 0.202로 독보적인 꼴찌다. 두산이 8월 들어 득점권에서 팀타율 0.356(1위)로 폭발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같은 기간 팀 도루 15개(도실 2)로 기동력에선 좋은 기록을 내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타선 침체를 만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NC의 타격 부진은 두산과 2위 자리를 놓고 맞대결을 펼친 12, 13일 잠실 2연전에서 도합 ‘1득점’에 그치는 결과로 이어졌다. 12일 경기에서 NC는 두산 ‘5선발’ 함덕주에 무득점으로 꽁꽁 묶인 끝에 0-3으로 졌다. 
 
장현식이 8.1이닝 비자책 2실점으로 역투한 13일에도 NC는 8회가 되어서야 스퀴즈 번트로 간신히 1점을 ‘짜냈다’. 11일 롯데전 연장 11회말 이후 무려 17이닝만의 득점. 1점차 살얼음판 리드는 9회말 실책과 불운 속에 1-2 끝내기 패배를 당하는 결과를 낳았다. 
 
NC의 타격 부진은 여러 요인이 한꺼번에 맞물린 결과다. 가장 주된 원인은 긴 이동 거리와 ‘가혹한’ 스케쥴로 인한 선수단의 체력 저하다. NC는 7월 마지막 주 대구 원정을 시작으로 수원으로 이동했다가 8월 첫 주 창원으로 이동했다. 2연전 체제로 바뀐 8월 둘째 주에는 인천을 시작으로 창원으로 내려갔다 다시 잠실을 찾는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무박 2일’ 경기를 펼친 11일 롯데전 뒤엔 새벽 버스로 이동해 12일 아침이 되어서야 서울에 도착했다. 아무리 젊은 선수 중심의 NC 선수단이라도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힘든 악조건이다. 
 
주요 타자들이 깊은 침묵에 빠진 것도 문제다. 특히 공격의 물꼬를 터야 할 1번 타순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8월 들어 NC가 1번에 기용한 타자들은 타율 0.137에 출루율 0.214에 그쳤다. 타율과 출루율 모두 10개 구단 1번타자 최하위다. 
 
4번타자는 좀 나을까. 8월 들어 NC 4번타자는 타율 0.213(9위) 장타율 0.319(9위)에 그치는 중이다. 홈런은 딱 1개밖에 치지 못했다. 5번 타순도 월간 타율 0.227(9위)로 저조하긴 마찬가지. 박민우의 2번(타율 0.341)과 나성범의 3번(타율 0.360)만 제 몫을 할 뿐, 나머지 타순에선 뭔가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하나같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타자들의 침체는 건강 이상으로 잠시 그라운드를 떠났던 김경문 감독이 ‘조기 복귀’를 결심한 원인이기도 하다. 김 감독과 가까운 인사는 “김 감독이 5일 현장 복귀를 결정했을 때, 주변에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염려를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4일 경기를 본 뒤 김 감독이 ‘더는 코치들만 고생하게 둘 순 없다’며 복귀를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4일 경기에서 NC는 삼성에 3-4로 졌다. NC 타선은 7안타로 3득점 하는 데 그쳤다. 김 감독과 가까운 인사는 “복귀하면서 김 감독은 ‘당분간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다’고 예상을 한 것 같았다. 타자들의 컨디션이 눈에 띄게 떨어진 게 김 감독 눈에 보이는 것 같더라”고 알렸다. 타선 침체 속에, 감독의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란 판단에 이른 복귀를 결심했다는 얘기다.
 
여전한 불펜-안정된 선발진, 반격 기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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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 완봉승을 눈앞에서 놓친 장크라이(사진=엠스플뉴스).

 

사실 NC의 공격력 약세는 8월 한 달만의 문제가 아니다. NC는 14일 기준 팀 득점 565점으로 리그 5위, 팀 OPS는 0.792로 리그 6위에 올라 있다. 팀홈런은 94개로 리그 8위에 불과하다. 857득점(2위), OPS 0.824(2위), 팀홈런 169개(4위)로 두산 다음으로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했던 지난 시즌과는 여러모로 거리가 먼 기록이다. 

 
시즌 전부터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올 시즌 NC는 지난해와 비교해 타선에 플러스 요인이 많지 않았다. 3년간 NC 타선을 이끈 ‘괴물타자’ 에릭 테임즈는 미국으로 떠났다. 물론 대체자 재비어 스크럭스도 잘해주고 있지만, 아무래도 KBO리그 첫 시즌이다 보니 부침을 겪는 게 당연하다. 옆구리 부상으로 38일간 엔트리에서 빠진 것도 아쉬웠다. 테임즈의 경우 라인업에서 오랜 기간 자리를 비운 건, 지난 시즌 막판 9경기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타선의 핵심 박민우와 나성범이 각각 햄스트링과 발목 부상으로 스프링 캠프를 온전히 치르지 못했다. 이 중에 박민우는 햄스트링 재발로 시즌 중 여러 차례 전열에서 이탈했다. 올해가 은퇴 시즌인 이호준은 홈런 생산이 눈에 띄게 줄었고, FA 2년 차 박석민은 ‘커리어 로우’ 시즌을 맞을 위기다. 지난해 16홈런을 날린 김성욱은 올해 홈런 1개를 때리는 데 그쳤다. 
 
예년만 못한 타격에도 NC가 줄곧 2위 자리를 지킨 힘은 탄탄한 마운드다. 매년 리그 최강 자리를 고수한 NC 불펜은 올해도 여전히 강력하다. 14일 현재 불펜 평균자책은 4.02로 10개 구단 가운데 독보적인 수준이고, 세이브 성공률도 81.3%로 유일하게 80%대를 기록 중이다. 구원투수가 추가한 승리 확률(WPA)은 3.07로 10개 팀 중 유일하게 ‘플러스’ 수치를 기록 중인 팀이 NC다.
 
불펜에 비해 약했던 선발진도 올 시즌 후반기부터 안정을 찾았다. 에릭 해커-제프 맨쉽의 외국인 원투 펀치에 이재학-장현식-구창모 등 내국인 선발 3인이 꾸준히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장현식은 후반기 5경기 평균자책 2.91로 에이스나 다름없는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전반기까지만 해도 일상이던 선발 조기강판은 후반기 들어 자취를 감췄다. NC는 후반기 24경기에서 선발 조기강판 3회로 두산과 함께 최소 1위를 기록 중이다. 후반기 선발투수 평균자책도 3.68로 리그 1위, 선발투수 소화 이닝도 139.1이닝으로 두산(141.2)에 이은 2위다. 
 
선발진이 안정을 찾으면서 불펜 부담도 줄었다. 전반기 NC 불펜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364.1이닝을 던졌다. 그러나 후반기엔 선발진이 매 경기 5회 이상을 책임지면서 74.1이닝(최소 3위)만을 던지는 중이다. 이는 시즌 막판 순위 싸움에서 큰 힘이 될 수 있는 요인이다. 후반기 불펜 평균자책도 3.39로 단연 1위다. 
 
NC 불펜은 원래부터 리그 최강이었다. 여기다 선발진까지 안정을 찾은 건 분명 희망적인 소식이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8월 들어 NC 타선이 부진하지만, 때가 되면 다시 상승세를 타는 시기가 온다. 투수력이 안정된 팀은 타선만 어느 정도 제 몫을 하면 언제든 연승을 달릴 수 있다. 비록 3위로 한 계단 내려오긴 했지만, 아직 NC의 남은 시즌을 비관하기엔 이른 이유다.
 
사실 이번 시즌은 NC가 ‘우승’을 목표로 시작한 시즌은 아니다. 올해는 김경문 감독의 재계약 첫 시즌이다. 김 감독은 계약 기간 내 우승 도전을 목표로, 올 시즌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와 젊은 선수 발굴을 과제로 삼았다. 시즌 중에도 젊은 선수들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면서 올 시즌 이후까지 준비하는 운영을 하고 있다. 김 감독이 경기 결과가 좋지 않아도 내색하지 않고 앞장서서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외치는 이유다.
 
구창모와 장현식의 선발 기용이 대표적인 예다. 두 투수는 시즌 초반 나오는 경기마다 조기 강판에, 무더기 볼넷을 내주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NC 코칭스태프는 둘을 계속 선발로 내보냈다. 최일언 투수코치는 “우리는 투수를 키우면서 시즌을 치러야 하는 팀”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인내는 결실로 돌아왔다. 장현식은 후반기 팀 선발진의 희망으로 떠올랐고 구창모도 풀타임 선발투수로 성장하고 있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NC의 상위권 진입을 예상한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았다. 올 시즌의 NC에게는 2위와 3위를 오가는 지금의 순위도 ‘목표치 이상’의 결과다. 그리고 타선만 침체에서 벗어난다면, NC는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잠재력을 여전히 지닌 팀이다. 90일 만의 3위 추락이 아쉬울 순 있지만, 그렇다고 너무 실망할 이유도 없다. NC에겐 아직 충분한 기회가 남아 있다.
 
배지헌 기자

기사제공 엠스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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