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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시위' 레일리, 무엇이 그를 폭발하게 만들었나

난라다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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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이후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된 브룩스 레일리. 8월에도 좋았던 기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폭발했다. 말 그대로다. 한여름 무더위보다 더 뜨거운 투구로 '후반기 KBO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퇴단 직전까지 갔던 레일리가 리그 최고의 투수로 거듭난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7월 13일 롯데는 외국인 투수 닉 애디튼을 방출하고, 대체 선수로 조쉬 린드블럼을 재영입했다.
 
애초부터 애디튼의 교체가 유력했지만, 레일리마저 부진했던 터라 선택이 쉽지 않았다. 롯데 관계자는 “레일리도 짐 가방을 만지작거렸을 거다. 누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윽고 주사위는 던져졌다. 롯데는 7월 들어 회복세를 보인 레일리에게 다시 기회를 주기로 했다. 위기감을 느낀 레일리는 이후 완전히 다른 투수로 변신했다. 
 
레일리는 7월 이전까지 5승 7패 평균자책 5.12로 부진했다. 그러나 7월 이후엔 달랐다. 7월 5경기에 선발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 1.93을 기록했다. 7월 1일부터 31일까지 KBO리그 투수 가운데 가장 많은 37.1이닝(경기당 평균 7.42이닝) 소화한 이도 다름 아닌 레일리였다.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꼽히는 헥터 노에시(KIA 타이거즈), 더스틴 니퍼트(두산 베어스)가 부럽지 않은 활약이었다.
 
7월 이전까지 최다 피홈런(14개) 1위였던 레일리는 7월 이후엔 단 하나의 홈런도 허용치 않았다. 모 구단 전력분석팀장은 “레일리가 한창 부진했을 땐 한가운데로 몰리는 실투성 변화구가 많았다. 그게 다 홈런으로 연결됐다”며 “7월 들어 실투가 현저히 줄었다. 홈런수 급감도 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레일리는 텍사스 출신답게 7월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데뷔 첫해였던 2015시즌 7월엔 6경기(5선발)에 등판해 평균자책 1.52를 기록했다. 2016시즌 7월(5경기 평균자책 5.65)엔 주춤했지만, 평균적으로 7월에 강했다.   
 
롯데 코칭스태프 "의도적인 체인지업 구속 저하가 최근 레일리 호투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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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우 롯데 감독은 레일리 반등 요인으로 ‘체인지업’을 꼽는다.
 
“레일리와 코칭스태프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최근엔 떨어지는 공에 대한 비중을 높였다. 간간이 던지는 커브도 좋아졌지만, 체인지업이 호투의 비결이라 생각한다. 특히 체인지업 구속을 많이 떨어뜨린 게 효과를 보고 있다.” 조 감독의 말이다.
 
레일리의 7월 이전 체인지업 평균 구속은 133km/h였다. 체인지업 평균 구속이 136.5km/h였던 6월 18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선 4.1이닝 5실점으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7월 이후엔 체인지업 평균 구속이 131.8km/h로 줄었다.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친 7월 18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선 체인지업 평균 구속이 131.1km/h로 더 낮았다.
 
조 감독은 “예전엔 속구와 체인지업의 구속 차이가 거의 없었다. 속구보다 느린 체인지업이 높게 제구되거나 가운데로 몰리면 여지없이 장타로 이어졌다. 체인지업 구속을 4, 5km 정도 떨어뜨리니 제구도 훨씬 좋아지고, 공이 떨어지는 지점 역시 낮게 형성되고 있다”며 “김원형 수석코치가 구속에 대한 부분을 자주 강조했다. 이를 수용한 뒤 호투가 거듭되니 래일리도 자신감을 되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원형 수석은 “시즌 초반부터 '느린 공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보통 빠른 공과 느린 공의 구속 차이가 15km/h정도 나면 상대 타자들이 혼란을 겪는다. 당연히 타이밍 싸움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 KIA 양현종이나 두산 장원준의 경우가 그렇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가장 중요한 건 '본인 스스로 문제를 얼마나 빨리 인식하고 해결하느냐'는 것이다. 레일리는 그간 체인지업에 변화를 주려고 노력해왔다. 고무적인 건 노력의 대가인지, 최근 레일리의 체인지업 구속이 많이 떨어졌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코칭스태프는 레일리에게 색다른 동기부여를 주려고 많은 고민을 했다. 고민의 결과는 올스타전 출전이었다. 레일리는 한국에 온 뒤로 줄곧 올스타전 출전을 꿈꿔왔다. 그러나 출전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다행히 올 시즌 올스타전 출전 예정자였던 팀 동료 손승락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레일리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레일리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조 감독의 배려였다. 
 
올스타전 출전 이후 레일리는 2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됐다. 특히 23일 KIA전에선 상대 선발 헥터를 상대로 올 시즌 첫 완투승을 기록했다.
 
레일리 "자신감 되찾은 것이야말로 후반기 약진의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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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일리는 후반기 들어 최고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레일리는 올 시즌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5월(평균자책 6.75)과 6월(6.23)에 지옥을 경험했다면, 7월엔 천국을 맛봤다. 이젠 관건은 '8, 9월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레일리는 성적엔 연연하지 않겠단 뜻을 밝혔다.  

 
“한 시즌은 길다. 야구를 하다 보면 좋을 때와 안 좋을 때가 있게 마련이다. 성적에 연연하기 보단 스스로 보완점을 찾고, 수정하다보면 기회가 찾아온다. 올 시즌엔 등판할 때마다 타선이 터져줬다(9이닝당 득점 지원 6.44).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이 슬럼프 탈출의 발판이 됐다.” 레일리의 진심이다.
 
레일리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 내 1선발로 낙점됐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강박관념과 부담이 그의 어깨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너무 아까운 시간이었다. 지나칠 정도로 '완벽함'에 집착했다. 그게 오히려 투구에 악영향을 미쳤다. 부담감도 있었고. 7월에 접어들면서 원래 내 스타일을 찾았다. 공격적으로 투구하고, 정면승부를 펼칠 수 있게 됐다. 수비수들의 도움이 컸다.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연결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레일리의 말이다. 
 
7월은 말 그대도 '레일리의 달'이었다. '미운 오리'에서 단숨에 '백조'로 변신했다. 변신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레일리는 "'체인지업 구속 문제'는 코칭스태프도 늘 강조했고, 나도 늘 생각하던 부분이다. 하지만, 한순간에 투구 밸런스를 바꿀 순 없었다. 단순히 구속만의 문제라고도 볼 수 없었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얼마나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고, 공을 편하게 던지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원래 투구폼을 유지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성적이 좋지 않을 땐, 나도 모르게 팔 각도가 내려갔다. 최근엔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가능한 한 최대한 릴리스 포인트를 앞에 두려고 했는데 그게 잘 되고 있다." 레일리의 설명이다.
 
가을 잔치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롯데도 가을 야구 참가를 위해선 레일리의 호투가 절실하다. 과연 레일리는 8월에도 계속 좋은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내가 KBO리그에 온 이유는 팀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그러기 위해선 가장 먼저 실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7월에만 잘하는 건 의미가 없다. 꾸준함을 바탕으로 팀 플레이오프 진출을 큰 힘이 되겠다."
 
KBO리그 3년 차 레일리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아직 절.박.하.다   
 
전수은 기자
기사제공 엠스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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