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정성곤
5월5일. kt 투수 정성곤(21)은 대전구장 만원관중 앞에서 굴욕적인 경기를 했다. 한화 타자들에게 2회 5점, 3회 3점, 5회 4점을 줬다. 101개를 던져 15안타를 맞고 12점을 내주는 동안 kt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kt는 1-13으로 졌다.
벌투 논란이 일었다. 다음날 김진욱 kt 감독은 “정성곤은 처음부터 점수에 관계없이 5회까지 던지기로 예정돼 있었다. 불펜을 (소모한 상태라) 한 명 더 쓰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승부가 기운 경기에 불펜을 조기투입할 여력이 없었기에 경기 상황과 관계없이 정성곤은 무조건 5이닝을 던지게 했다는 뜻이다. 한 경기 승패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다.
이후 정성곤은 2차례 구원 등판과 9차례 선발 등판을 섞어 11경기에서 1승9패를 했다. 이 기간 평균자책은 10.05다. 5월20일 넥센전부터 7월26일 두산전까지는 9연패를 당하던 중이다. 어린이날 패배까지 더해 10패로 최다 패전 2위에 올라있는 정성곤은 지난 1일, 79일 만에 시즌 2승 기회를 맞았다. 광주 KIA전에서 11-3으로 앞선 채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1점을 주고 1사 1·2루가 되자 교체됐다. 김진욱 kt 감독은 경기 뒤 “2회 손에 타구를 맞은 뒤 변화구 구위가 저하됐고 투구 수 및 상대 타선의 분위기를 감안해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정성곤은 이미 105개를 던졌고 한 번 터지면 득점력이 무서운 KIA를 상대로 계속 밀어붙이기에는 7점차도 여유롭지 못했다는 뜻이다. 유일하게 승리했던 5월20일 NC전을 제외하고 이날 처음으로 무4사구 피칭을 한 정성곤은 7점차 리드에서 승리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놓고 교체됐다. 팀의 1승이 대단히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1승이 아쉬운 kt가 개인 승수까지 챙겨줄 여유는 없다. 어린이날 한화전에서 조기교체 하지 않은 것도, 1일 KIA전에서 조기교체한 것도 그 자체로는 논란 대상이 아니다. 투수 교체는 전적으로 감독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혀 다른 이 두 차례 ‘정성곤 기용법’으로 kt의 지난 석달은 무의미해졌다.
kt는 개막 직후를 잘 보냈다. 첫 20경기를 치렀던 4월말까지만 해도 승률 5할을 넘기며 상위권에 있었다. 이후 점점 순위는 내려갔지만 올시즌 ‘탈꼴찌’는 가능해보였다. 정성곤이 선발로 기용되기 시작한 시점이다. 정성곤은 개막 로테이션에 있던 주권의 이탈로 선발진에 합류했지만 부진했다. 5이닝을 버티지 못한 것도 4경기나 됐고, 5이닝을 넘기면 실점이 많았다. 선발 가용 자원이 아주 없지도 않았다. 6월에 구원등판해 4이닝을 던지고 첫승을 거둔 류희운은 선발과 불펜을 계속 오갔고, kt가 연패를 거듭하던 6월초 유일하게 연패를 끊던 김사율은 등판 뒤 엔트리 제외되기를 반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성곤에게 계속 선발 등판 기회를 주는 것은 젊은 투수를 선발로 굳게 키워내기 위한 김진욱 감독의 첫시즌 프로젝트 중 하나로 해석될 수밖에 없었다. 7월22일 넥센전에서 류희운이 선발승을 거두자 김진욱 감독은 “정성곤에게 바라는 것도 바로 그런 점이다. 5이닝을 버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상황대로라면 1일 KIA전에서 정성곤은110개 이상을 던지더라도 5이닝을 던져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김진욱 감독은 갑자기 냉정해졌다.
kt는 지금 초유의 100패 위기에 놓여있다. 1일 KIA전 승리로 31승66패를 기록중인 kt는 남은 47경기에서 최소 14승33패를 해야 100패 굴욕을 면한다. 1승2패 페이스로 최소 3할 승부를 해야 한다. 그동안 6연패, 7연패를 반복하며 1승씩 어렵게 이어오던 페이스로는 쉽지 않은 일이다. 다만 최근 3경기에서 2승1패를 했다. 김 감독이 승부수를 띄우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연패 중에 세이브 상황만 기다리느라 선발보다 긴 로테이션으로 등판하던 마무리 김재윤에 대해 “승부처에 조기 투입하겠다”고 한 것도 일주일 전부터다. 류희운도 최근에야 선발로 고정돼있고 김사율은 엔트리에 머물며 계투로 나서고 있다.
김진욱 감독의 ‘프로젝트’가 거꾸로 가는 느낌이다. kt 선발 투수 4명은 올시즌 최다 패전 1~4위에 줄줄이 올라있다. 그 이유를 투수 본인의 부진과 부족한 타선 지원 때문만으로 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 시즌 초반은 kt가 창단후 처음으로 꼴찌를 벗어날 수 있는 골든타임이었다. 그러나 오히려 여유로웠던 kt는 50경기도 남지 않은 이제야 급하게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김진욱 감독은 지난해 10월 취임식에서 “kt의 지난 3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동안 꾸준히 선발로 키워오던 투수에게 7점차 리드에서도 5이닝을 보장하지 못할 만큼 1승이 절실해진 kt의 지난 석 달도 다르지 않다.
<김은진 기자>
기사제공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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