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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실행’ 기대 이상 SK, 프런트-현장 합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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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태우 기자] SK는 전반기 마지막 경기를 남긴 가운데 리그 3위를 달리고 있다. 어부지리 3위도 아닌, 승패차 +10의 비교적 넉넉한 격차를 유지한 3위다. SK가 승패차 +9 이상으로 전반기를 마감한 것은 지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왕조 전력이 어느 정도 유지됐던 2011년도 +8이었다.

‘에이스’ 김광현의 이탈에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충분히 5강 싸움은 할 수 있다”고 내심 자신감을 보였던 구단 관계들조차 “기대 이상의 성과”라고 입을 모은다. 호성적에 신구조화 속 점진적 세대교체의 틀까지 놓고 있으니 무형적인 성과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퓨처스팀(2군)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난다. 관중도 전년대비 10% 이상 늘어 100만 관중 재도약의 기틀도 놨다. SK로서는 모처럼 신이 나는 전반기였던 셈이다.

새롭게 선임된 트레이 힐만 감독의 공이 가장 컸다.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선입견 없는 선수기용으로 팀에 긴장을 불어넣었다. 여기에 비교적 무난한 경기 운영과 장기적인 시각으로 팀의 시야를 넓혔다. ‘압도적인’ 시기는 없었지만, 그런 운영이 시나브로 쌓여 +10을 만들었다. 특히 SK가 최근 5년간 매년 고전한 6월 고비를 성공적으로 넘기면서 여유도 생겼다. 성적에 대한 여유는 후반기 레이스 운영에도 득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틀을 놓은 프런트의 분주한 발걸음도 무시할 수 없다. SK는 올 시즌에 들어가기 전 염경엽 신임 단장 주도로 구단의 매뉴얼을 다시 짰다. 그리고 원점부터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다. 가장 핵심이 되는 1군 선수를 나이에 관계없이 추렸고, A선수가 빠질 때 어떤 선수가 그 자리에 대신 들어가야 하는지 가장 효율적인 포맷을 짰다. 그 선수를 어떻게 대기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다시 했다. 2군은 1군 대기 선수, 핵심 육성 선수, 나머지 선수로 크게 3등분해 그에 맞는 맞춤형 육성에 들어갔다.

힐만 감독은 미국식 스타일로 단장을 비롯한 구단 프런트의 권한을 존중한다. 한국에서는 감독이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탓에 프런트와의 마찰이 잦은 편이지만, 힐만 감독은 그런 것이 없다. 힐만 감독의 성과가 더 대단한 것은 구단의 계획을 경청하고, 구단이 짜놓은 장기적인 플랜 속에 원만한 운영을 이뤄냈다는 것이다. 갈등의 요소가 별로 없다.

이런 계획, 그리고 힐만 감독의 실행이 가장 잘 이뤄진 부분이 외야였다. 구단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자원들을 준비시켰다. 근래 육성의 결과였다. 기존 김강민과 정의윤 등 베테랑 선수들 외에 군에서 복귀한 한동민을 비롯, 김동엽 정진기 조용호를 힐만 감독의 뎁스차트에 넣어줬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부족한 리드오프형 선수를 추가하기 위해 노수광을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힐만 감독은 이 외야 자원들을 기막히게 분배했다. 상대적으로 출전 시간이 적은 선수들도 있었지만, 시즌 전체를 놓고 보면 어느 한쪽으로 크게 치우치지는 않았다. “오늘 잘해도 내일은 선발이 아닐 수 있다”는 긴장감은 보이지 않는 경쟁을 일으켰다. 그 선순환으로 SK의 외야는 남부럽지 않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여러 선수가 고루 뛰다보니 부상 위험도도 크게 낮아졌다.

다른 포지션도 예년에 비하면 로스터 선수들의 전체적인 활용도가 높아졌다. 몇몇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여기에 김용희 감독 재직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한 트레이닝 파트 선진화도 빛을 발하고 있다. 부상자가 크게 줄었다. 힐만 감독도 “가을캠프부터 소통이 잘 되고 있다. 투구수 관리, 연습량 관리, 심지어 불펜에서의 대기 시간 등도 모두 트레이닝 파트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회의 때도 많은 제안을 하고, 선수들의 휴식 건의는 나에게도 매우 유용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앞으로 갈 길은 멀다. 외야에 비해 내야, 특히 중앙 내야(2루수·유격수)는 조직화가 약하다. 프런트와 2군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당장 2군에서 올릴 만한 선수가 마땅치 않다. 나주환 김성현 중 하나라도 부상을 당하면 비상임을 구단도 부인하지 않는다. 선발과 불펜도 조금씩 더 갈 길이 있다는 자체 평가다. 핵심 유망주에게 최대한 많은 ‘성공의 경험’을 주는 방법도 계속 논의할 부분은 있다. 그간 세대교체에 적극적이지 않은 시기 밀렸던 세금은 내야하지만 절세 방법은 찾아야 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의 성과는 SK가 앞으로도 리빌딩과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쫓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프런트의 계획과 힐만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실행이라는 두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면서 동력이 생기고 있다. 체계가 잡힌 팀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좀처럼 보이지 않았던 SK의 앞길에 현장과 프런트라는 라이트가 나란히 켜졌다. 양쪽이 모두 밝으니 운전하는 재미가 난다.
 

기사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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