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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오넬 메시. AFP연합뉴스
결승으로 가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상대는 오랜만에 만나는 숙적이다. ‘축구의 신’조차 데뷔 후 처음으로 상대한다. 디에고 마라도나는 해냈던 일을,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도 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오는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4강전은 여러모로 이야기거리가 많다.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와 역대 14차례 A매치에서 3승5무6패로 밀리고 있다. 이번 맞대결은 2005년 11월 친선전 이후 21년 만에 성사된 것으로, 메시조차 데뷔 후 A매치에서 잉글랜드를 상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86년 잉글랜드와 멕시코 월드컵 8강전서 나온 디에고 마라도나의 ‘신의 손’ 골. 게티이미지코리아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는 ‘포클랜드 전쟁(말비나스 전쟁)’으로 인한 악연으로 유명하다.
1982년 아르헨티나가 영국령인 포클랜드 제도를 침공한 것으로 시작된 이 전쟁은 약 2개월 만에 영국의 승리로 끝났다. 당시 대통령으로 독재 정권을 유지하고 있던 레오폴도 갈티에리가 패전을 숨기기 위해 철저하게 언론을 통제하며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물론, 해외에서 활약하던 선수들까지 이 사실을 몰랐는데, 그해 열린 스페인 월드컵에 참가하고 나서야 사실을 알게돼 슬픔을 감추지 못했고 결국 2차 조별리그에서 브라질, 이탈리아에 연패하며 탈락했다.
4년 뒤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를 상대로 포클랜드 전쟁 패전의 복수를 해냈다. 8강에서 만난 잉글랜드를, 아르헨티나는 2-1로 꺾고 4강에 올랐다. 당시 마라도나가 이른바 ‘신의 손’으로 잘 알려진 선제골에 이어 월드컵 역사상 최고의 골이라는, 하프라인부터 홀로 드리블을 시작해 골키퍼 포함 6명을 제치고 결승골을 넣어 아르헨티나를 승리로 이끌었다. 아르헨티나는 이 기세를 몰아 멕시코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이후 마라도나는 영국 왕실 관련 행사 초청을 거절하며 포클랜드 전쟁에서 희생된 아르헨티나의 젊은 병사들을 언급해 다시 한번 주목을 받기도 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끈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는 디에고 마라도나. 게티이미지코리아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는 월드컵에서 총 5번을 만났다. 그리고 아르헨티나가 1승1무3패로 밀린다. 1962년 칠레 월드컵에서 처음 만나 잉글랜드가 3-1로 이겼고,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에서도 잉글랜드가 1-0으로 승리했다. 20년 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설욕에 성공했지만, 이후 2차례 대결에서는 또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아르헨티나가 4-3으로 이겼지만, 승부차기는 공식 기록으로 무승부다. 다시 말해, 마라도나가 이끈 승리가 아르헨티나가 월드컵에서 잉글랜드를 꺾은 유일한 ‘공식 승리’라는 뜻이 된다.
아르헨티나는 이 경기가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한다. 오로지 축구에만 집중하려 한다. 잉글랜드에 대한 적개심을 가득 드러냈던 마라도나와는 달리 메시는 “우린 상대가 누구든 개의치 않고 경기를 치르는데 익숙하다. 잉글랜드는 강호인 만큼 특별한 경기가 될 것이다. 훌륭한 상대와 만나는 만큼 최상의 상태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리오넬 스칼로니 아르헨티나 축구대표팀 감독 또한 “그저 축구인 만큼 더 이상의 의미는 부여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윤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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