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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월드컵 역사상 가장 작은 참가국 가운데 하나인 퀴라소가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인구 15만 명 남짓의 작은 섬나라가 강호 에콰도르를 상대로 승점을 따내며 첫 월드컵 본선 무승부를 기록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퀴라소는 21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E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에콰도르와 0-0으로 비겼다.
이 결과로 퀴라소는 월드컵 본선 역사상 첫 승점을 수확했다.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1-7 대패를 당했던 아쉬움을 털어내며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골키퍼 엘로이 룸이었다. 퀴라소는 에콰도르에 무려 27개의 슈팅을 허용했고, 유효 슈팅만 15개를 내줬다. 기대득점(xG) 역시 3점을 넘겼지만 룸은 믿기 힘든 선방을 연달아 선보이며 골문을 끝까지 지켜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에콰도르는 경기 시작부터 퀴라소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전반 3분 에네르 발렌시아가 수비 뒷공간을 허물며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지만, 룸의 빠른 판단과 선방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에도 공격은 계속됐다. 전반 12분 존 예보아가 박스 안까지 침투해 슈팅을 시도했고, 2분 뒤에는 페드로 비테가 왼발 감아차기로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에콰도르는 좀처럼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
발렌시아 역시 여러 차례 기회를 잡았다. 전반 20분 문전 앞에서 슈팅을 시도했지만 힘이 실리지 않았고, 곤살로 플라타의 중거리 슈팅 역시 골키퍼 품에 안겼다.
수세에 몰린 퀴라소도 역습으로 맞섰다. 에콰도르가 높은 라인을 유지한 틈을 노려 빠른 전환을 시도했지만 마지막 패스의 정확성이 부족해 결정적인 기회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후반전에도 흐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에콰도르가 공격을 주도했고, 퀴라소는 조직적인 수비와 골키퍼의 선방에 의존하며 버텼다.
후반 5분 모이세스 카이세도가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룸이 다시 한 번 골문을 지켰다. 에콰도르는 계속해서 공세를 이어갔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퀴라소의 마지막 저항에 막혔다.
특히 후반 중반 이후 룸의 존재감은 더욱 빛났다. 플라타의 헤더를 막아낸 데 이어 발렌시아의 강력한 헤더마저 쳐냈다. 이어진 혼전 상황에서도 몸을 던지며 연속 슈팅을 저지했다.
에콰도르 골키퍼 에르난 갈린데스도 팀을 구했다. 후반 15분 레안드로 바쿠냐와 리바노 코메넨시아의 연속 슈팅을 막아내며 퀴라소의 이변 완성을 허용하지 않았다.
경기 막판까지 에콰도르는 파상공세를 펼쳤다. 후반 35분 비테의 중거리 슈팅이 룸에게 막혔고, 종료 직전에는 안헬로 프레시아도의 크로스가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퀴라소를 위협했다.
하지만 끝내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퀴라소 선수들은 승리와 다름없는 무승부에 환호했다. 서로를 끌어안고 기쁨을 나누며 역사적인 순간을 만끽했다.
네덜란드 출신 명장 딕 아드보카트 감독 역시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 후 네덜란드 언론들은 "퀴라소가 월드컵 무대에서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냈다"고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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