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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규가 지난 12일(한국시각)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역전골을 넣고 환호하고 있다. 과달라하라=이한형 기자
아침까지만 해도 고열로 몸져누웠던 선수가 그날 밤 영웅이 됐다. 오현규는 월드컵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터뜨리며 한국에 짜릿한 역전승을 안겼다. 그 극적인 반전 뒤에는 대표팀 의무진의 치밀한 준비가 있었다.
오현규는 지난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체코와의 2026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1-1로 맞선 후반 24분 교체 투입됐다. 그리고 그라운드를 밟은 지 11분 만에 천금 같은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그는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해 왼발로 마무리했다.
경기 후 오현규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경기 전 열이 올라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 걱정했다”고 말했다. 전날 밤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몸이 아침이 되자 38도까지 끓었다. 침대에서 일어나기조차 어려웠다. 그는 “이렇게 골을 넣으려고 그렇게 아팠던 것 같다”며 “의료진 선생님들이 극진하게 보살펴 주신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다음 날 대표팀 훈련장인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만난 백정국 대표팀 의무팀장은 “늘 자신감이 넘치는 선수인데 도저히 뛰기 힘들 것 같다고 말하더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백 팀장은 “치료를 진행하고 점심 무렵부터 상태가 회복됐다. 경기장에 도착하니 거의 정상이었고 경기에 투입될 때는 표정이 달라져 있었다”고 전했다.
심각했던 상황이지만 의무팀은 당황하지 않았다. 이미 충분히 대비했던 일이었다. 의무팀이 사전에 준비해둔 치료가 오현규에게 잘 맞아떨어졌다. 송준섭 대표팀 수석주치의는 “고지대에서 이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하고 대비책을 전부 준비해 뒀다. 구체적인 치료법은 말할 수 없다. 우리들의 비밀 병기”라며 웃었다.
오현규를 괴롭힌 건 책임감이었다. 송 수석주치의는 “특별하게 열이 나는 경우엔 스트레스에 의한 것일 수 있다. 오현규는 대회를 앞두고 많은 압박감과 부담감,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고 전했다. 여기에 미국에서 멕시코로 넘어오면서 탈수 증상까지 겹쳤다. 송 수석주치의는 “해열제 투입과 수분 보충으로 일시적으로 올랐던 열이 떨어져 그런 경기력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무팀은 체코전 승리 요인으로 고지대 적응을 꼽았다. 송 수석주치의는 “고지대 증상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도 피할 수 없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는 공통적인 생리적 현상”이라면서 “이번 월드컵의 성패가 고지대 적응에 달려 있다는 판단이 제대로 적중하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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