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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승환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시즌 8번째 3안타 이상 경기를 선보이며, 메이저리그 타격 전체 3위로 올라섰다. 한국인 최초 타격왕도 결코 꿈이 아닐 수 있게 됐다.
이정후는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6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 맞대결에 우익수, 5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4안타 2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케이시 슈미트(좌익수)-라파엘 데버스(지명타자)-루이스 라에즈(2루수)-윌리 아다메스(유격수)-이정후(우익수)-브라이스 엘드리지(1루수)-맷 채프먼(3루수)-에릭 하스(포수)-드류 길버트(중견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에 맞서는 워싱턴은 제임스 우드(우익수)-루이스 가르시아 주니어(지명타자)-커티스 미드(1루수)-CJ 에이브람스(유격수)-딜런 크루스(중견수)-데일런 라일(좌익수)-키버트 루이스(포수)-요르빗 비바스(3루수)-나심 누녜즈(2루수) 순으로 출전했다.
그 누구도 이정후를 막아서지 못할 정도로 타격감이 뜨겁다. 허리 부상으로 잠깐 공백기를 가졌지만 이정후는 지난달 15일 LA 다저스전을 시작으로 전날(8일) 시카고 컵스전까지 1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 2013년 추신수, 2023년 김하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렸는데, 활화산 같은 타격감은 여전했다.
첫 타석의 결과는 너무나 아쉬웠다. 이정후는 1회말 2사 1, 2루 득점권 찬스의 첫 번째 타석에서 워싱턴의 선발 리차드 러브레이디를 상대로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직구를 결대로 밀어쳤다. 그런데 타구가 너무 잘 맞았고, 이 타구가 좌익수 글러브에 그대로 빨려들어가고 말았다. 그래도 이정후의 감이 좋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는 타구였다.
이 아쉬움을 이정후는 두 번째 타석에서 털어냈다. 이정후는 0-0으로 맞선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NPB 역수출 신화'로 불리는 마일스 마이콜라스와 맞붙었고, 초구 슬라이더가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자, 이를 용납하지 않았다. 이정후가 친 타구는 97.8마일(약 157.4km)의 속도로 내야를 꿰뚫었고, 우익수 방면으로 향하면서, 16경기 연속 안타로 이어졌다.
이 안타로 이정후는 2013년 신시내티 레즈 소속이었던 추신수, 2023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김하성이 보유하고 있던 역대 한국인 메이저리거 최장 연속 안타(16G)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정후는 멀티히트까지 완성했다. 샌프란시스코가 0-1로 뒤진 6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워싱턴은 이정후를 저지하기 위해 좌완 미첼 파커를 투입했다. 하지만 이는 이정후에게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이정후는 파커가 던진 2구째 몸쪽 직구를 받아쳤고, 이번에는 중견수 방면의 안타를 뽑아내며 멀티히트까지 완성했다. 시즌 21번째 멀티히트.
이정후의 안타로 샌프란시스코는 기회를 잡았고, 후속타자 브라이스 엘드리지도 연속 안타를 쳐내며 1, 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맷 채프먼이 천금같은 동점타를 기록하며, 이정후를 홈으로 불러들여 1-1로 균형을 맞췄다.
이정후는 네 번째 타석에서 시즌 8번째 3안타 이상 경기까지 완성했다. 이정후는 1-1로 맞선 8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네 번째 타석에서 워싱턴의 클레이튼 비터를 상대로 포수 앞에 빗맞은 타구를 만들었다. 이때 이정후가 1루를 향해 전력으로 내달렸고, 비디오판독 끝에 내야 안타를 기록하게 되면서, 시즌 8번째 3안타 이상 경기를 만들었다.
이후 이정후는 비터의 견제 실책 때 2루 베이스를 밟았고, 엘드리지의 적시타에 또 한 번 홈을 파고들면서 역전 득점까지 생산했다. 이 안타로 이정후의 타율은 0.330까지 치솟았고, 메이저리그 타격 전체 3위로 올라섰다.
이정후의 활약 속에 샌프란시스코는 9회초 수비 전까지 3-1로 앞섰는데, 9회초에만 무려 3점을 헌납하면서, 3-4로 역전을 당했다. 이 덕분에 이정후는 9회말 2사 1루에서 또 타석에 들어섰고, 그리고 워싱턴의 거스 발랜드를 상대로 우익수 방면에 네 번째 안타를 때려내면서, 4안타를 기록했다.
올 시즌 이정후의 4안타는 5경기로 늘었고, 타율도 0.333까지 상승했다. 그리고 이정후가 브랜든 마쉬(필라델피아 필리스, 0.333)과 나란히 메이저리그 타격 공동 2위로 올라서게 되면서, 이제 이정후 위로는 오토 로페즈(마이애미 말린스) 밖에 없게 됐다.
다만 가장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한 방이 터지지 않으면서, 이정후가 4안타로 펄펄 날았음에도 불구하고 샌프란시스코의 승리와 연결되진 않았다.
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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