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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주목받지 못하던 '여랑이'의 쾌거

조아라유 0
▲  강이슬은 이번 대회에서 벌써 22개의 3점슛을 적중시키며 전체 1위이자, 이번 대회에서 자신이 기록한 득점의 83.5%를 3점슛으로 책임졌다. 

ⓒ 국제농구연맹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농구 대표팀 '여랑이'가 17회 연속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FIBA랭킹 15위의 한국은 15일(한국 시각) 프랑스 빌뢰르반에서 열린 2026 FIBA 월드컵 최종 예선 4차전에서 필리핀에 105-74, 31점 차로 대승을 거뒀다.

승리의 중심에는 '코리안 커리' 강이슬이 있었다. 이날 3점슛 8개로만 24점을 폭발시키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여기에 이해란, 최이샘(이상 15점), 박지현, 허예은(이상 11점), 박지수(10점)까지 무려 6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105점은 이번 대회 한국의 팀 최다 득점이었다.

한국은 1쿼터에만 3점슛 3개를 성공시킨 강이슬의 활약을 앞세워 필리핀과 점수 차를 벌렸다. 전반에만 55-33으로 크게 앞선 한국은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후반에도 한국이 매서운 공격을 이어가면서 3쿼터 종료 시점에서 점수차가 30점(80-50)까지 벌어지자 박수호 감독은 여유 있게 로테이션을 가동하며 벤치 선수들에게 고루 출전 기회를 부여하기도 했다. 결국 한국은 큰 고비없이 낙승을 거뒀고, 선수들은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후 함께 밝게 웃으며 기념 사진을 찍고 승리를 만끽했다.

프랑스에서 진행중인 이번 최종에선 6개국 중 월드컵 개최국 자격으로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한 독일, 지난해 아프로바스켓 우승국으로 월드컵 출전권을 따낸 나이지리아를 제외하고 상위 2개 팀(조 4위까지)이 본선에 진출한다.

한국은 홈팀이자 FIBA랭킹 3위의 유럽 강호 프랑스와의 최종전(18일 오전 4시 30분)을 남겨두고 있다. 하지만 이미 3승 1패로 승점 8점을 확보하면서, 현재 5위(승점 4) 필리핀과 6위(승점 3) 콜롬비아가 남은 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더라도 '경우의 수' 없이 최소 4위 이상의 성적을 확보할수 있게 됐다.

한국 여자농구는 농구월드컵에서 1964년 페루 대회부터 한 번도 빠지지 않고 17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게 됐다. 이는 그동안 세계 여자농구 최강으로 꼽히는 미국만이 작성한 대기록이었다. 한국의 역대 월드컵 본선 최고 성적은 1967년, 1979년 대회에서 거둔 준우승이었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여자 농구 대표팀을 주목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한국농구가 최근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았던 데다, 하필 올해는 동계올림픽, WBC, 월드컵 등 유난히 굵직한 대형 스포츠 경기가 많아서 화제성에서도 밀렸다.

하지만 여랑이는 조용히 실력으로 자신들의 진가를 증명했다. FIBA랭킹 12위 독일과의 첫 경기에서 49-76, 무려 27점차로 크게 패배할 때만 해도 월드컵으로 가는 길이 험난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2차전에서 FIBA랭킹 8위의 강호이자 아프리카 최강 나이지리아를 77-60, 17점 차로 대파하는 이변을 일으키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한국 여자 농구가 나이지리아를 잡은 것은 사상 최초였다.

한국보다 FIBA랭킹이 낮은 콜롬비아(19위)-필리핀(39위)과의 2연전은 한국이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하기 위하여 반드시 잡아야 할 경기로 꼽혔다. 나이지리아전 승리로 부담을 내려놓고 자신감을 되찾은 한국은 폭발적인 3점슛과 끈끈한 갭 디펜스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은 콜롬비아와의 3차전을 82-52 30점 차로 대승했다. 이어 한국 시간으로 24시간도 안 되어 다시 치러진 필리핀과의 4차전마저 여유롭게 31점 차로 압승을 거두며 첫 패배 이후 쾌조의 3연승을 내달렸다. 특히 승리도 승리지만, 한국 여자농구가 각 대륙을 대표하는 FIBA랭킹 상위권팀들이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이 정도의 큰 점수 차로 연속 가비지 경기가 나올만큼 압승을 이어가는 모습은, 21세기 한국농구 들어서는 보기 드물었던 장면이다.

한국이 자랑하는 '양궁 농구'의 중심에는 역시 주포 강이슬이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그야말로 자신의 국제대회 커리어 사상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강이슬은 4경기에서 평균 19점으로 팀내 득점 1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팀의 3연승을 기록하는 동안에는 모두 20점 이상을 기록했다. 패배한 독일전에서도 11점으로 유일하게 팀내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경이로운 것은 주특기인 3점슛이다. 강이슬은 이번 대회에서 벌써 22개의 3점슛을 적중시키며 전체 1위이자, 이번 대회에서 자신이 기록한 득점의 83.5%를 3점슛으로 책임졌다. 콜롬비아와 필리핀전에서는 2경기 연속 2점슛이나 자유투 득점 없이도 모든 득점을 3점슛만으로 달성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필리핀전의 8개는 강이슬의 국제대회 개인 한 경기 최다 3점슛 기록이기도 하다.

탑, 윙, 코너에서 딥쓰리까지 위치를 가리지 않고 공간만 열리면 터지는 3점슛에 모든 상대팀들은 속수무책이었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 들어 승패를 떠나 모두 일찍 결정된 가비지 경기가 속출하는 바람에 강이슬은 4쿼터에는 거의 뛰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의 성적을 남겼다. 만일 강이슬의 출전 시간이 더 길었다면 득점과 3점슛 기록은 훨씬 더 올라갔을 것이다.

박수호 대표팀 감독은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지은 후 공식 인터뷰에서 "필리핀이 이번 대회 분위기가 좋고 경기 내용도 좋아 걱정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게임을 잘 마무리해줬다. 본선 진출을 이뤄낸 선수들을 축하한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대표팀의 기둥 박지수는 "우리가 그동안 매번 월드컵 본선에 나갔다는 사실에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 여자 농구는 어려움 속에서도 잘 해왔기에, 이번에도 반드시 본선에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미국 다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많이 나간 팀으로 안다. 17회 연속 본선 진출이 자랑스럽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무엇보다 한국 여자농구가 아직 국제대회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점은 이번 대회에서 얻어낸 가장 큰 수확이자 자신감이다. 여랑이가 월드컵 본선행의 기세를 몰아 강호 프랑스와의 최종전에서 선전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수 있을지 기대된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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