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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2024-2025시즌 준우승팀 정관장 레드스파크스는 주전 세터 염혜선, 백업 세터 김채나가 시즌 개막 전 부상의 덫에 걸렸다. 결국 이 선수밖에 없었다. 바로 3년 차 유망주 최서현이다. 현대건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후 정관장 유니폼을 입은 최서현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였다. 또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꿈 같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서현에게 이런 날이 올 거라 누가 상상했을까. 2026년 1월호 ‘팬터뷰’의 주인공으로 최서현을 선정했다. 인터뷰 전날 쓰라린 패배를 맛본 최서현이지만, 그 누구보다 프로 정신을 갖고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인터뷰는 2025년 12월 17일 진행됐습니다).
“정말 언니들이 대단해요”
“현대건설 방출? 예상했죠”
Q. 인터뷰 시작 전에 사진 촬영 먼저 진행했는데 어땠나요.(#thevolleyball_official)
좋은 추억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재밌었습니다(웃음).
Q. 최근 V-리그에서 인기가 많은 선수 중 한 명으로 뽑혀요. 인기 실감하나요.(#thevolleyball_official)
네, 좋은 쪽으로 많이 느껴요. 친구들이 갑작스럽게 연락이 올 때라고 해야 할까요. 그때도 느끼고요. 한 번은 친구가 서울에 있는 한 카페에 갔는데, 옆에 사람들이 제 이야기를 하고 있었대요. 너무 웃기잖아요. 옆에 사람들이 ‘정관장 최서현 아냐’라고 했다는데, 제 친구도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신기했을 것 같아요. 물론 관심이 커진 만큼, 쓴 소리를 들을 때도 있죠.
Q. 2025년 12월 16일 흥국생명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인터뷰를 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요.(#thevolleyball_official)
뭔가 매 순간 집중해야 되는 게 맞는데, 흥국생명전은 유독 생각이 너무 많았어요. 몸도 잘 안 움직였고, 토스 정확도도 떨어졌고요. 이번 시즌 경기 중에 가장 좋지 않았던 경기인 것 같아요. 되게 중요한 경기였는데, 왜 그런 모습을 보였는지….
Q. 어떤 선수든 시련을 겪으며 성장한다고 봅니다. 세터 언니들의 부상으로 인해, 올 시즌 초반 팀의 주전으로 뛰고 있잖아요. 어떤 마음이에요. 지금의 날들이 꿈만 같을 거 같은데요.(#thevolleyball_official)
한 경기 한 경기할 때마다 언니들이 대단하다는 걸 계속 느끼고 있어요. 체력, 정신력이 대단해요. 반 년 동안 꾸준함을 유지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예민한 사람은 아닌데, 확실히 계속 경기를 뛰다 보니 사소한 부분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더라고요.
Q. 지난 시즌이 끝난 후 현대건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잖아요. 어떤 마음이었나요.(#donghahaha)
솔직히 나갈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2024-2025시즌이 끝나 갈 때쯤에 대충 느낌이 왔죠. 타 팀으로 트레이드된다는 이야기도 조금씩 들렸고요. 그때부터 현대건설에 대한 마음을 정리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안 되잖아요. 매일 밤마다 감각 안 떨어지도록 훈련했고요.
Q. 1라운드 지명자지만 현대건설에서 기회를 잡는 게 쉽지 않았잖아요. 어떻게 버텼나요.(#thevolleyball_official)
제가 데뷔를 늦게 했잖아요. 데뷔 시즌은 못 뛰고, 2년 차에는 3경기 뛰었고요. 다른 팀 선수들이 뛰는 걸 보면 너무 부러웠어요. 그리고 현대건설이 신인 드래프트에서 세터를 연달아 뽑았어요. 후배 (이)수연이가 저보다 먼저를 데뷔했는데요. 제가 수연이랑 정말 친해요. 먼저 데뷔했으니까 축하의 메시지를 전해줬지만, 한편으로는 ‘난 언제 데뷔하지’라는 마음도 솔직히 들었죠. 그때 정신적으로 힘들었어요. ‘배구를 계속해야 되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뭔가 ‘상처받으면서까지 해야 되나’라는 마음도 있었죠.
Q. 고희진 감독님이 고마운 존재일 것 같은데요. 서현 선수에게 고희진 감독님은 어떤 존재인가요.(@_minix.dbx_)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 때 감독님을 수원체육관 복도에서 만난 적이 있어요. 그때 감독님이 ‘서현이 잘하고 있나’라고 하시더라고요. 엄마랑 감독님이랑 아시는 사이니까(최서현의 어머니는 배구선수 출신 기남이 한국배구연맹 심판위원이다), 감독님이 삼성화재 코치일 때부터 봤어요. 중학교 때 삼성화재 훈련장 가서 훈련도 했고요. 감독님은 정말 많은 말을 해주세요. 조언, 격려도 많이 해주시고 쓴 소리도 많이 해주시고요.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셔서 이제는 제 머릿속에 다 안 들어와요(웃음). 특히 정색하고 아무 말 안 하실 때는 정말 무서워요. 흥국생명전에서도 아무 말 안 하시고 째려보셨잖아요. 정말 숨고 싶고, 사라지고 싶었어요.
Q. 서현 선수가 느끼기에 평소 훈련할 때 고희진 감독님은 어떤 스타일인지 궁금해요.(@_minix.dbx_)
열정적으로 지도하시고, 직접 몸으로 보여주는 감독님이세요. 감독님이 쓴소리를 하시면 위축된다기보다 ‘내가 정신 못 차리고 있구나’ 생각을 해요. 감독님의 큰 소리에 위축되면 경기에서 또 힘들어져요. 감독님의 중요한 말들을 계속 기억하려고 노력해요.
Q. 현대건설에서 정관장으로 와 잊지 못할 시즌을 치르고 있는 서현 선수 응원합니다. 정관장에 와보니 본인 포함, 2005년생 드래프트 동기가 5명이나 있죠. 적응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줬을 것 같아요. 정관장 이적이 확정된 후 가장 처음 연락한 선수는 누구인가요.(@redbaen_grandma)
(정)수지, (최)효서 언니랑 이야기를 했던 것 같아요.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거든요. ‘힘내라, 힘들 거야, 버텨라’ 이 말만 해줬던 것 같아요. 진짜 비시즌에 훈련으로 죽는 줄 알았어요.
Q. 염혜선, 김채나 세터의 부상 이탈로 2025년 10월 18일 흥국생명과의 개막전에 선발 출전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어떤 기분이었나요.(#donghahaha)
오히려 시즌 초반에 안 떨었던 것 같아요. 제가 막 긴장을 하는 타입은 아니에요. 토스 미스만 하지 말고, 볼만 잘 올리자는 마음을 가졌죠.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단순하게 가야 하는데, 요즘은 토스 직전까지 생각이 많다고 해야 할까요.
Q. 세터 언니들 제외, 팀에서 가장 의지하는 선수는 누구인가요.(@sifopcl)
(이)선우 언니가 잘 챙겨줘요. 뭐 먹고 싶다 하면 잘 사주고요. 장난도 많이 치고요. 또 (안)예림 언니, (정)호영 언니랑 모여서 맛있는 거 먹고요. 요즘 유행하는 불닭미역탕면 끓여 먹은 적도 있어요. 물론 자주 먹지는 않아요. 약간 경기 텀이 있을 때 먹습니다. 사실 호영 언니랑 친해지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잘 챙겨주고 은근 개그 캐릭터라 웃겨요. 그냥 우리 팀에 있는 언니들이 모두 좋아요.
Q. 올 시즌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요.(#thevolleyball_official)
10점 만점에 3.8점. 지금까지 경기를 보면 잘 됐던 날도 있고, 안 됐던 날도 있고요. 쉽지 않아요.
“멘털 잡고 긍정 긍정”
엄마의 진심, 딸은 힘을 얻는다
Q. 어찌 보면 커리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지만 쉬운 게 아니잖아요.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서현 선수를 일으켜주는 그 힘은 무엇인가요.(@bbang9117)
주변 사람들, 친한 지인들이 힘들어할 때마다 좋은 말들을 많이 해줘요. 특히 친구들은 그럴 사람들이 아닌데 제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많이 챙겨주고 도와주더라고요. 그저 고맙죠. 사실 엄마한테는 모든 걸 말할 수 없잖아요.
Q. 정말 힘들 때 무엇을 하나요.(@bbang9117)
아무도 없는 곳에 가서 조용히 있어요. 정말 어둡고 구석진 곳에 혼자 앉아서 한두 시간 정도? 가만히 있어요. 그냥 폰만 만져요.
Q. 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요.(@parkpark05011920232929276)
엄마가 배구를 했잖아요. 그러나 저는 배구를 하고 싶지 않았어요. 초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 엄마가 저를 파장초에 데리고 갔어요. 그때는 체벌이 조금 있었던 시기였죠. 힘들어 보여서 안 한다고 했는데, 3학년 겨울방학 때 또 데리고 가더라고요. 그냥 시키고 싶었나 봐요(웃음).
Q. 처음부터 포지션은 세터였나요.(#thevolleyball_official)
처음에는 라이트(아포짓 스파이커)였어요. 키가 작아서 수비만 봤죠. 세터는 6학년 때부터 제대로 했던 것 같아요. 3학년 때부터 5학년 때까지 147cm에서 150cm, 그러니까 3cm 큰 거죠. 키가 크지 않았어요. 그런데 6학년 되자마자 12cm가 컸어요. 몸도 슬림해졌고요(웃음).
Q. 서현 선수 어머니도 배구 선수 출신이신데, 경기 내용이나 플레이에 대해 이야기 나눌 때가 많은지 궁금해요.(@snow.setter)
제가 요즘 복잡해하는 모습을 보이니까, 오히려 엄마는 말을 아끼시는 것 같아요. 엄마는 선수 시절에 미들블로커였잖아요. 조언을 해주려 해도 포지션이 달라요. 엄마가 세터 마음을 모를 때도 있고요. 전화 오면 ‘그냥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넘겨요(웃음).
Q. 혹시 어머니가 해주셨던 말 중에 기억에 남는 한마디, 지금까지 마음속에 남아 있는 조언이 있는지 궁금해요.(@snow.setter)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많은 말을 안 하시지만, 그래도 항상 경기가 끝나면 문자가 와 있어요. ‘멘털 잡고 긍정 긍정’이라는 말을 많이 해요. 힘들어하면 엄마가 걱정을 많이 하세요. 경기 끝나고 늘 전화가 와요. 배구 이야기보다 멘털 조언을 많이 해주죠. ‘서현아, 할 수 있어. 엄마는 너를 믿어, 긍정 긍정. 웃자. 웃는 게 제일 예뻐’라는 말도 많이 해주시고요.
Q. 경기 중 코트 위에서 가장 기분 좋은 순간이 언제인지 알고 싶어요.(@nero_1.9)
제가 공격수랑 호흡이 잘 맞았을 때요. 특히 호영 언니, (박)은진 언니랑 속공 호흡이 딱 맞았을 때, 쾌감이 좋더라고요. 앞에 블로커들이 아무도 없으면 더욱 그렇고요.
21살 한화 이글스 팬 최서현
곱도리탕, 곱창, 라멘 좋아하는 최서현
Q. 경기 날 루틴이 궁금해요.(@zzang_vb)
루틴을 안 만들려고 해요. 강박이 생길 것 같아서요. 먹는 건 배가 부르지도 않고, 배가 고프지도 않을 정도로 유지하려고 해요. 아, 경기 전에 우유는 절대 안 먹어요.
Q. 배구선수 최서현이 아닌 21살 최서현은 어떤 사람인가요.(#thevolleyball_official)
아무것도 안 했는데 벌써 21살이네요(웃음). 아직도 어린 것 같아요. 20살 됐으니까, 어른이니까, ‘나도 성숙해졌겠지’라는 생각을 하는데 아직도 어립니다. 더 성숙해지고 싶어요. 모든 면에서 진지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고요.
Q. 배구를 안 했다면 지금 뭘 하고 있을까요.(#thevolleyball_official)
배구를 안 했더라도 다른 운동을 했을 것 같아요. 그게 아니면 미술 쪽? 통역사? 저 그림 잘 그려요.
Q. 한화 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thevolleyball_official)
한화를 좋아한 건 2024년부터? 2024년에 친구랑 수원 KT위즈파크로 경기를 보러 간 게 첫 야구 직관이었어요. 처음에는 관심도 없었고, 먹기만 바빴죠. 그러다가 조금씩 야구에 빠져들었고, 우연히 한화 구단 유튜브를 본 적이 있어요. 보다 보니 선수들 이름 다 외우게 되었고, 점점 호감이 가더라고요. ‘한화가 내 팀이다’라는 마음이 들었죠. 유니폼도 사고요. 응원하는 선수가 4명 정도 있습니다(웃음).
Q. 경기나 훈련이 없는 쉬는 날 보통 어떻게 지내나요.(@snow.setter)
아무래도 요즘은 경기를 계속 뛰다 보니 휴식을 잘 취하려고 해요. 여유가 있다 그러면 친구들 만나서 맛있는 밥 먹고, 쇼핑하고요. 제가 쇼핑을 좋아해요.
Q. 좋아하는 음악 장르, 좋아하는 음식이 궁금합니다.(@kimkt04)
힙합, R&B, 댄스 장르 좋아해요. 팝송도 좋아하고요. 발라드는 슬픈 일 있지 않은 이상 안 들어요. 좋아하는 음식은 정말 많아요. 곱도리탕, 곱창, 라멘, 규카츠, 덮밥.
Q. 다른 종목을 택할 기회가 있었어도 배구를 했을까요.(#thevolleyball_official)
어떤 종목이냐에 따라 다른 것 같은데요. 그래도 배구밖에 없지 않을까요.
Q. 닮고 싶은 세터는요.(#donghahaha)
태국 세터들 영상을 많이 봐요. 폰푼 게드파르드, 눗사라 톰콤. 폰푼 선수가 IBK기업은행에 왔을 때 토스하는 모습을 봤는데, 보고 정말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올 시즌 목표는 이미 이뤘어요”
“더 단단해지는 모습 보여드릴게요”
Q. 요즘 하루하루 설렘이 가득할 것 같아요.(#thevolleyball_official)
여전히 긴장도 하고, 두근거리기도 하고요. 막 도파민도 나오고요. ‘오늘은 좋은 시합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요. 늘 설렘과 두려움을 안고 경기를 하고 있어요.
Q. 시즌 시작 전에 잡은 목표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있었다면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생각하나요, 또 시즌을 치르면서 새롭게 생긴 목표가 있는지도 궁금해요.(@snow.setter)
이미 목표는 달성했어요. 시즌 전에 각자 목표를 정해 개인 라커에 붙여놓는데요. 저는 세트 성공률 40%를 적었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주관 방송사 수훈 선수 인터뷰가 꿈이었어요. 어찌 됐든 시즌 초반에 세트 성공률도 좋고, 수훈 선수 인터뷰도 했고요.
Q. 이 부분에 있어서는 더 발전하고 잘하고 싶다는 부분 있을까요.(@zzang_vb)
멘털 잘 잡고, 더 단단해져야죠. 수비도 좋아져야 하고, 토스 정확도도 올라와야 하고요. 사실 아직은 다 부족한 것 같아요.
Q. 한국도로공사 이지윤, GS칼텍스 최유림, 흥국생명 서채현 등과 함께 영플레이어상 후보로 꼽히고 있어요. 영플레이어상에 대한 욕심 있을까요.(#donghahaha)
영플레이어상을 받고 싶은데, 쟁쟁한 후보들이 너무 많아요. 저보다 어린 선수들도 기회를 많이 받잖아요. 받으면 감사히 받고, 아니라면 겸허하게 결과를 받아들여야죠.
Q. 서현 선수는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해요.(@shonp.19)
센스 있는 선수로 기억되고 싶어요. 그리고 ‘최서현 토스 잘한다’라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죠.
Q. 마지막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남기며 인터뷰 마무리할까요.(#thevolleyball_official)
저를 좋아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팬들이 주신 사랑에 보답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까, 계속 더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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