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욱의 스토리텔러] 이이지마 사키의 추천곡

[점프볼=용인/정지욱 기자]지난시즌 WKBL 공식 유튜브 채널 '여농티비'에서 선수들이 즐겨듣는 노래를 소개하는 컨텐츠를 한번 다룬 적이 있다.

여기서 이이지마 사키(BNK시절)는 HIPPY의 '君に捧げる応援歌'를 듣는다고 소개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너에게 바치는 응원가'다.

개인적으로 일본 영화, 음악 특유의 감수성을 좋아하는 편이다. '君に捧げる応援歌'는 유튜브 알고리즘을 통해 좋아하게 된 노래인데, 사키가 즐겨 듣는다 하니 깜짝 놀랐다.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한 노래인지 묻고 싶었지만, 좀처럼 만날 기회가 없었다.

24일 WKBL 취재를 위해 용인을 찾았다. 용인 삼성생명과 부천 하나은행과의 경기였다.

사키가 펄펄 날았다. 개인 최다 34점을 폭발시키는 원맨쇼를 펼치며 팀에 승리(76-64)를 안겼다.

사키가 경기 후 기자회견실에 들어왔다.

드디어, 만났다.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인 궁금증을 물을 수는 없으니, 다 끝나고 잠시 통역과 사키를 붙잡았다.

'君に捧げる応援歌'를 즐겨 듣는다는 내 말에 이번에는 사키가 놀랐다.

사키는 "평소 자신감이 필요할 때 이 노래를 들어요. 그래서 경기 전에 주로 듣는 편이에요"라며 웃었다.

노래 얘기에 사키는 말을 좀 더 이어갔다.

"즐겨듣는 노래가 또 있어요. 'MY HERO'라는 노래인데, 야구선수 나카타 쇼의 등장곡으로 유명해요. 그런데 그 선수가 얼마 전에 은퇴를 했어요."

나카타 쇼는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 중 한 명이다. 2025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는데, 나고야 돔에서 열린 은퇴 행사에 노래를 부른 가수 비글크루가 등장해 라이브로 불러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사키는 MY HERO를 얘기하며 하나은행의 간판 김정은을 떠올렸다.

"나카타 쇼의 은퇴 영상을 보고 김정은 언니를 떠올렸어요. 우리 팀 주장 김정은 언니가 이번 시즌이 마지막 입니다. 언니에게 이 노래를 꼭 들려주고 싶어요. 기자님, 이 내용 꼭 기사로 써주셔야 해요."

그래서... 사키가 좋아하는 노래로 스토리를 풀어가려다, 김정은을 위한 노래 스토리를 푸는 기사가 됐다.

MY HERO의 가사말 번역(제미나이가 도와줌)은 이렇다.

줄곧 너에게 도움을 받은 만큼 

이제는 우리가 도울 차례야.
호쾌한 꿈을 보여줘.
응원을 보낼께. 나의 히어로에게.
승리를 목표로 나가고 있어.
질리가 없다고 믿고 있어.
화려한 꿈의 포물선을 보여줘.
자, 시작하는 쇼타임.

 

사진제공=WKBL

정지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