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격' 하늘도 무심하시지, 오타니 불운에 울다…23세 루키 상대 '무안타' 침묵, 다저스 타선도 '꽁꽁'

[SPORTALKOREA] 한휘 기자= '강행군'을 치르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하늘도 돕지 않는 걸까.

오타니는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월드 시리즈 5차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1회 첫 타석부터 투수 땅볼로 물러난 오타니는 3회 말 2번째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2-2 카운트에서 토론토 선발 투수 트레이 예세비지의 날카로운 스플리터에 방망이가 헛돌았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6회 3번째 타석에서 우측으로 잘 맞은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렸다. 그런데 우익수 애디슨 바저의 다이빙 캐치가 오타니의 안타를 지워버렸다. 시속 117.3마일(약 188.8km)의 '총알 타구'가 아웃으로 둔갑했다.

오타니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이틀 전 홈런을 때려냈던 세란토니 도밍게스를 다시 만났다. 이번에도 빠른 타구가 나왔으나 발사각이 좋지 않았다. 1루수에게 잡히는 땅볼이 되며 안타 없이 경기를 마쳤다.
 

오타니의 침묵에 팀 타선도 힘을 못 썼다. 경기 내내 4안타 1볼넷 1득점에 그치며 다저스는 1-6으로 졌다. 키케 에르난데스의 솔로 홈런이 아니었다면 영봉패를 헌납할 뻔했다. 시리즈 전적도 2승 3패가 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오타니의 컨디션이 심상치 않다.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까지 OPS 0.641로 주춤하던 오타니는 4차전에서 홈런 3개를 터뜨림과 동시에 투수로 나와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야구 역사상 선수 개인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라는 극찬이 이어졌다. 이러한 좋은 흐름은 월드 시리즈로도 이어졌다. 첫 3경기에서 홈런 3개를 쳐내고 OPS 2.083이라는 초월적인 성과를 냈다.

특히 연장 18회까지 치러진 3차전에서는 토론토가 경기 중반부터 '집중 견제'에 들어가며 4타수 4안타(2홈런) 5볼넷 3타점이라는 믿기지 않는 기록을 남겼다. 1경기 9출루로 MLB 신기록을 세웠다. 다저스가 프레디 프리먼의 끝내기 홈런으로 이기면서 더 의미 있었다.
 

그런데 이 3차전이 문제였다. 오타니는 4차전 선발 투수로 예고된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6시간 넘는 장기전을 소화했으니 체력 문제를 겪지 않겠냐는 우려가 뒤따랐다. 실제로 4차전부터 오타니는 투타 양면에서 그간의 뜨거운 모습을 다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4차전 오타니는 타석에서 3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으로 침묵했고, 마운드에서도 6이닝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그러더니 5차전에서도 안타를 신고하지 못하며 경기력이 급전직하한 것이다.
 

오타니의 부진은 다저스 타선 전체에도 크나큰 악재다. 3차전의 여파로 다저스 타자들이 대부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오타니마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타선에 난 구멍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안 그래도 불펜이 불안한 가운데 타선마저 제 역할을 못 하면 다저스의 우승 가능성은 급락한다. 이미 2승 3패라는 불리한 상황에 놓인 만큼, 하루 휴식 후 열리는 6차전부터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그리고 반등의 '키'는 역시 오타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