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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10년엔 한 푼도 안 쓰더니"…토트넘, 1900억 투자로 '강팀 DNA' 심는다→우승후보 체질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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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마침내 '돈을 쓰는 구단'으로 변모하고 있다.

인색한 투자로 십 수 년간 팬들 원성을 샀던 루이스 패밀리가 직접 지갑을 열었다.

구단이 공식적으로 밝힌 투자 규모는 무려 1억 파운드(약 1890억 원).

현지 언론은 "토트넘 역사상 가장 상징적인 자본 투입"이라며 "구단 체질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신호탄"이라고 평가했다.

토트넘은 9일(한국시간) "스퍼스 최대 주주인 루이스 패밀리 트러스트가 ENIC Sports & Development Holdings(이하 에닉)를 통해 1억 파운드 상당의 신규 자본을 구단에 투입한다"고 알렸다.

"이는 구단 재정을 확충하고 장기적 관점의 스포츠적 성공을 향한 추가 자원 확보를 도모하고자 이뤄진 조치"라고 귀띔했다.

이번 에닉 그룹 투자는 즉흥적 지원이 아닌 구조 변혁 서막으로 읽힌다.

그간 짠돌이 꼬리표를 달고 살던 에닉 그룹 태도 변화가 눈에 띈다.

에닉 그룹은 바하마에 기반을 둔 억만장자 조 루이스가 설립한 영국 투자회사로 현재 토트넘 지분 86.6%를 보유하고 있다.

2001년 토트넘을 인수한 이래 다니엘 레비 전 회장을 중심으로 자체 수익형 운영 모델을 구축했지만 피치 위 결과는 늘 '무관의 반복'이었다.

지난 시즌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위까지 추락해 팬들 분노가 들끓었다.

'리그에서 4번째로 큰 돈을 벌지만 순위는 뒤에서 4번째인 팀'이란 조롱이 쏟아졌고 손흥민 시대 내내 비판 대상이던 레비 체제 특유의 보수 경영은 지난해 특히나 십자포화를 맞았다.

 



하나 이번 1억 파운드 투자 발표는 구단 철학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피터 채링턴 토트넘 비상임 회장은 "우리 목표는 안정성과 지속 가능한 성공이다. 루이스 패밀리는 토트넘 미래에 대한 거대한 비전을 갖고 있다"며 "이번 자본 투입은 그 포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큰 폭의 재정 강화 차원을 넘어 토트넘이 '챔피언 DNA'를 심기 시작했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최근 매각설을 단박에 일축한 것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실제 지난 몇 달간 토트넘은 각종 인수설에 휘말렸다.

미국 투자 그룹 파이어호크 컨소시엄과 아만다 스테이벌리가 이끄는 PCP 인터내셔널 파이낸스, 브루클린 투자 조합 등이 연이어 구단 인수를 타진했지만 에닉은 모두 단호히 거절했다.

특히 브루클린 조합이 제시한 인수액은 무려 33억 파운드(약 6조2300억 원)에 달했다.

선수 영입 자금 12억 파운드(약 2조2600억 원)까지 포함된 초대형 제안이라 눈길을 모았지만 루이스 패밀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토트넘 지배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에닉 그룹 결단 배경으론 지난 시즌 유럽대항전 제패가 꼽힌다.

토트넘은 지난 5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정상을 차지해 17년간 이어진 무관 굴레를 벗어났다.

구단 내부에서도 이제야 토트넘이 성공의 감각을 배웠다는 평가가 나왔고 루이스 패밀리는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 그들은 돈을 넣었고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해당 소식이 공개되자 국내 축구 팬들은 반색하면서도 아쉬움을 토로하는 양가적 감정을 띠는 분위기다.

'손흥민이 있을 때 이 정도 투자가 이뤄졌다면 어땠을까' 하는 탄식이다.

손흥민은 2015년부터 10년간 토트넘 얼굴이었다. 아시아인 최초로 EPL 골든 부츠(득점왕)를 품에 안았고 해리 케인,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리 알리 등과 합을 맞춰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레비 체제는 스타플레이어 대신 준척급을 다수 영입해 균형 재정을 모색하고 우승보단 건전 경영에 초점을 맞추는 듯한 행보를 이어왔다.

손흥민은 늘 "우승이 목표"라 말했지만 구단은 답하지 않았다.

팬들은 유럽 정상급 공격수가 팀의 야망 부족에 갇혀 있는 모양새에 안타까움을 삼켰다.

다만 토트넘은 지난여름 이적시장부터 변화 기류를 보였다.

브렌트포드 돌풍을 이끈 토마스 프랑크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해 안지 포스테코글루 시대 유산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결과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올 시즌 EPL 7경기에서 4승 2무 1패, 승점 14를 쌓아 3위를 달리고 있다.

상위권 안착에 신입생 지분이 적지 않다. 마티스 텔(←바이에른 뮌헨) 모하메드 쿠두스(←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사비 시몬스(←RB 라이프치히) 등이 제 몫을 해주면서 손흥민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과거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행보였다.

단발성 투자가 아닌 이상 토트넘 성장 궤적은 손흥민 시절과는 완전히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이 마침내 빅6 틀을 넘어 유럽 무대에서 진짜 경쟁자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팬들 신뢰를 되찾는 가장 빠른 방법은 성적이며 이번 투자와 인사 구조 개편은 그 결과를 위한 필수 조건"이라고 평가했다.

에닉 그룹의 이번 자본 투입은 '토트넘은 파는 구단이 아니'라는 상징적 선언이자 장기 프로젝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유로파리그 우승과 경영진 교체, 새 지도자 선임, 유망주 재계약과 신입생 영입 등 모든 조각이 하나의 방향으로 맞춰지고 있다.

 

 

 

박대현 기자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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