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 '비피셜' 최고 평점! 양민혁 또 터졌다! 2경기 연속골 → 결승골 폭발…"포츠머스 승리 안긴 훌륭한 마무…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토트넘 홋스퍼에서 임대된 양민혁이 훌륭한 마무리를 보여줬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포츠머스의 무승 탈출을 이끈 양민혁(19)에게 던진 찬사다. 2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경기 최고 평점을 받은 양민혁이 임대 실패로 분류되던 평가를 뒤바꾸기 시작했다.

양민혁이 부활했다. 5일(한국시간) 끝난 2025-26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9라운드에서 미들즈브러에 결승골을 뽑아내며 포츠머스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포츠머스는 이 승리로 4경기 무승의 늪에서 벗어나 리그 13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 후 BBC는 "양민혁이 훌륭한 마무리로 선제골을 넣었다"며 평점 8.42점을 부여했다. 팀 내 최고이자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로 평가를 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역시 7.8점으로 최고 평점을 매기며 양민혁에게 엄지를 치켜 들었다.

영국 현지의 반응이 아주 뜨겁다. '더 뉴스'는 "양민혁이 일주일 만에 완전히 달라졌다. 왓포드전의 감각적인 오른발 골에 이어 미들즈브러전에서도 믿기 힘든 골을 터뜨렸다"며 "양민혁이 투입된 후 포츠머스의 공격은 살아났다"고 극찬했다.

지역 매체 '폼피 뉴스'도 "양민혁은 포츠머스 팬들이 기다리던 스타"라며 "왼쪽 측면에서 폭발적인 에너지를 뿜어냈고, 조쉬 머피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고 평했다.

이들의 평가대로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양민혁의 이름은 명단에조차 자주 오르지 못했다. 토트넘에서 임대 이적 후 초반 몇 경기 선발 기회를 잡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2라운드부터 6라운드까지 5경기 연속 결장하며 잊혀가는 듯했다. 일부 현지 팬들은 "임대 무용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래도 한 번의 기회를 살렸다. 7라운드 입스위치 타운전이 전환점이었다. 74분간 활발히 움직이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곧이어 열린 8라운드 왓포드전에서 기회를 잡자 기다렸다는 듯 폭발했다. 기다리던 데뷔골로 자신감을 얻은 양민혁은 미들즈브러에도 다시 골을 폭발해 포츠머스에 완전히 자리잡았다.

양민혁은 전반 23분 조던 윌리엄스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아크 부근에서 강하게 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2경기 연속 득점이었다. 그뿐 아니라 키패스 2회, 드리블 성공 1회, 크로스 성공 1회(시도 2회), 경합 승리 4회(시도 9회), 태클 2회 등 수치로도 존재감을 입증했다.

특히 공수 전환 시 보여준 속도와 유연성은 존 무시뉴 감독이 강조하는 포츠머스식 압박 축구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무시뉴 감독은 시즌 초반 양민혁을 감싸며 "새로 영입한 선수들이 많고, 전술 이해에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가능한 한 많은 조언을 주되, 때로는 기다림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인내가 결국 빛을 봤다. 임대 실패로 가닥이 잡혔던 양민혁을 포츠머스 내부에서도 인정하기 시작했다. 동료의 찬사가 아주 반갑다. 양민혁의 주된 경쟁자인 머피는 좌측 윙어 포지션에서 활약한다. 현재 시즌 초반에 입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다.

그런 머피는 미들즈브러전이 끝나자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 선수들은 정말 미쳤다(Our boys are insane)"는 글과 함께 양민혁을 태그하고 하트 이모티콘을 남겼다. 베테랑 공격수 칼럼 랑 역시 양민혁을 향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경기 사진을 올려 신뢰할 수 있는 동료로 인정하는 모양새다.

양민혁은 고등학교 3학년생일 때 강원FC 유니폼을 입고 K리그1에서 12골 6도움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 연속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며 K리그의 역사를 새로 썼다.

자연스럽게 유럽 스카우트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의 장기적인 후계자를 찾던 토트넘이 양민혁에게 높은 점수를 주면서 영입을 결정했다. 프로 데뷔 1년 만에 유럽 빅클럽으로 직행하면서 신데렐라 스토리를 완성했다.

현실은 냉정했다. 토트넘은 양민혁의 즉시 전력감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판단했고, 지난 시즌 후반기 곧장 챔피언십의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를 보냈다. 다행히 QPR는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때도 시즌 후반부로 갈수록 부진을 겪었지만, 유럽 진출 첫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준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포츠머스로 향했고, 이제는 성장폭을 보여줘야 한다는 평을 받았다. 포츠머스에서 출발이 좋지는 않았지만, 2경기 연속골로 도약할 발판을 확실하게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