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회 "선수 SNS 피해 심각…무관용 강경 대응"

설문조사 결과, 선수 외 부모 배우자 여자친구에까지 피해
피해 선수 대신해 법적 대응 방안 고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로고.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제공)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회)가 4일 "선수들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형사범죄 수준에 이르는 피해를 보고 있다"며 "피해 선수를 대신해 법적 절차를 대리 진행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선수협회 지난달 20일부터 24일까지 KBO리그 선수 163명을 대상으로 SNS 피해 실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결과 SNS 피해는 응원 구단이 경기에서 지거나 선수가 실책을 범한 직후 가장 많은 것(56%)으로 나타났다. 특정 상황을 가리지 않고 시즌 내내 이어진다는 응답도 15%에 달했다.

피해 대상은 선수(49%), 부모(31%), 배우자 및 여자친구(13%) 순이었다.

선수협회는 "가해 유형은 경기력 비난(39%) 외에도 가족이나 지인을 대상으로 비방하는 경우(29%)도 많았다"며 "살해 협박, 성희롱, 고인(가족) 모독, 스토킹·주거 침입 등 형사범죄에 해당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SNS 피해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고(36%), 이 때문에 경기력 저하로 이어진다(14%)고 했다. 은퇴나 이적까지 고려한다(4%)는 응답도 있었다.

하지만 선수들의 대응은 무시·감수(39%), 차단·댓글 신고(28%), 댓글·다이렉트 메시지 수신 제한 등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선수 중 과반이 넘는 선수(55%)들이 선수협회 차원의 대응이나 도움을 요청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수협회는 "향후 발생하는 비상식적인 악성 사례들은 'SNS 상에서 이뤄지는 사이버 테러'로 규정하고 이에 무관용을 원칙으로 강경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 선수들을 대리해 법적 절차(형사고소·법적소송 등)를 진행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SNS 피해 발생 상황에 대한 프로토콜 및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선수단 교육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