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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38승→실업자 신세→연봉 90% 삭감… 진짜 절실한 사나이, 롯데 팬 보면서 흥분했다

조아라유 0
▲ 롯데의 가을야구를 이끌 기대주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빈스 벨라스케즈 ⓒ롯데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사직, 김태우 기자] 이제는 롯데의 새 식구가 된 빈스 벨라스케즈(33)는 한때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던 선수였다. 2015년 휴스턴에서 메이저리그 무대에 데뷔한 벨라스케즈는 2016년 필라델피아로 이적한 뒤 전성기를 맞이했다. 선발 로테이션의 일원으로 인정을 받았다.

특히 2018년에는 31경기에서 9승12패 평균자책점 4.85, 2019년에는 33경기(선발 23경기)에서 7승8패 평균자책점 4.91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경력이 내리막을 걸었다. 2021년부터는 매해 소속팀이 바뀌며 저니맨 신세가 됐다. 2021년은 샌디에이고에서, 2022년은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그리고 2023년은 피츠버그에서 뛰었다. 그러나 그 다음 해를 보장할 만한 활약을 하지 못했다.

2023년 시즌 막판에는 커다란 시련도 겪었다. 31살의 나이에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그것도 시즌 초가 아닌, 시즌 중반에 다쳤다. 재활 기간을 고려하면 2024년 시즌 전체를 날릴 판이었다. 팔꿈치 수술 재활을 하고 있는, 그것도 경력의 내리막인 30대 투수에게 선뜻 계약을 제안하는 팀은 없었다. 말 그대로 '실업자' 신세였다. 1년 동안 무소속이었던 벨라스케즈는 자신의 현역이 끊길 수도 있다는 공포와 함께 싸웠다.

벨라스케즈는 어린 시절이었던 2010년 당시에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적이 있었다. 훗날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이 당시를 떠올린 벨라스케즈는 아버지의 격려가 아니었다면 야구를 그냥 그만 둘 수도 있었다고 회고한다. 하지만 그때는 어렸고, 창창한 나이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벨라스케즈는 9일 사직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솔직히 나도 사람이다 보니까 처음에는 좌절하고 스스로 힘든 시간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 벨라스케즈는 메이저리그 통산 38승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롯데자이언츠



벨라스케즈는 "작년에는 아예 어떤 팀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았다"면서 북적북적한 더그아웃 분위기가 그리웠다고 했다. 그래서 올해 클리블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뒤에는 오히려 더 선수들과 소통하고 리더로서 팀을 이끌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때 뜻밖의 곳에서 제안이 왔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나라에서 영입 제안이 온 것이다. 터커 데이비슨의 교체 선수를 고려하고 있었던 롯데가 러브콜을 보냈다.

벨라스케즈 또한 "처음에는 조금 낯설고 무서운 느낌도 솔직히 있었다"고 멋쩍게 웃었다. 아무리 베테랑 선수라고 해도 미지의 리그에서 뛰는 것은 큰 도전이나 모험이었다. 대우도 메이저리그보다는 못했다. 벨라스케즈는 2023년까지만 해도 피츠버그에서 315만 달러의 연봉을 받던 선수였고, 롯데의 제안 금액은 33만 달러였다. 예전에 받던 돈보디는 90% 이상 깎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롯데에서 뛰었던 댄 스트레일리, 그리고 올해 두산에서 활약하는 콜어빈 등 여러 방면에서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뒤 최종적으로 롯데의 제안을 수락하기로 했다. 벨라스케즈는 "야구는 전 세계 어디든 똑같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다. '한번 뛰어들어보자'는 이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고 수락 당시 배경을 설명했다.

그렇게 롯데에 온 벨라스케즈는 현재 여러 관심을 모으고 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롯데에서도 즉시전력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롯데는 적어도 데이비슨보다는 더 좋은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반대로 경력이 내리막이고, 팔꿈치 수술에서 회복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우려를 표하는 시선도 있다. 벨라스케즈는 "한국이든 미국이든 수술을 받은 33살의 사람에게는 기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위의 평가를 인정한 뒤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피츠버그 소속 당시의 벨라스케즈



현재 몸 상태는 자신한다. 벨라스케즈는 첫 번째 팔꿈치 수술 이후 성실하게 재활을 한 결과 어린 시절부터 훨씬 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진화했던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재활은 잘 됐다는 게 벨라스케즈의 이야기다. 벨라스케즈는 "지금은 모든 게 안정된 상태다. 부상을 회복하고 방지하는 루틴을 가져갔고, 그런 프로그램에 신뢰가 있다. 여기 와서도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런 벨라스케즈는 사직의 팬들을 보면서 가슴이 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8일 처음으로 부산에 와 선수단과 인사를 나눈 벨라스케즈는 원래 3회 정도까지만 경기를 보고 귀가할 예정이었다. 입국한 지 얼마 안 돼 피로한 상태였고, 시차 적응도 아직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벨라스케즈는 결국 경기를 다 보고 집으로 향했다. 처음 보는 한국 야구가 너무 신기하고, 또 팬들의 열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가슴 속에서 뭔가 끓어오르는 느낌을 받았다.

벨라스케즈는 "처음에는 당연히 생소하게 느껴지는 점도 있었고, 낯설 수도 있지만 모두가 굉장히 환영해주는 분위기였다"면서 "미국과 다르게 응원하는 문화도 그렇고 그런 것에 대해 아드레날린이 돌았다. 즐거웠다. 등판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야구를 보면서 관찰하고 스스로 느끼고 싶었다. 최대한 경기를 야구장에서 보고 싶었다"고 웃었다. 1년의 공백 기간 동안 야구와 팀의 소중함과 절실함을 느낀 벨라스케즈가 롯데의 절실함을 같이 채워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이르면 오는 12일 대전 한화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가질 예정인 벨라스케즈는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롯데자이언츠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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