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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본의 아니게 '데스노트'가 됐다… 벌써 경쟁자 세 명 보냈다, 다저스 미래 핵심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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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팀 내 경쟁 구도에서 계속 생존에 성공하고 있는 김혜성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 팀인 LA 다저스는 올 시즌을 앞두고 KBO리그 최정상급 내야수였던 김혜성(26)과 3년 보장 1250만 달러, 3+2년 최대 22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이 계약에 회의적인 시선을 가지는 이가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마땅히 자리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당장 김혜성이 출전할 수 있는 2루수에는 개빈 럭스, 유격수에는 무키 베츠라는 확고한 주전 선수들이 있었다. 다저스의 구상대로 김혜성이 내·외야를 겸엄한다고 해도 중견수 자리에는 토미 에드먼, 앙헬 파헤스, 제임스 아웃맨과 같이 김혜성에 앞서 자리를 잡은 선수들이 있었다. 여기에 베테랑 유틸리티 플레이어들도 한가득이었다. 당장 26인 로스터에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가 미지수였다.

하지만 다저스는 다 계획이 있었다. 김혜성이 영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럭스를 신시내티로 트레이드했다.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트레이드였다. 현지에서는 다저스가 김혜성을 믿고 럭스를 트레이드했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물론 에드먼도 2루를 볼 수 있었지만 일단 주전 중견수로 분류된 상황이었고, 김혜성 영입이 없었다면 아마도 없을 트레이드였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굴러 들어온 김혜성이, 박혀 있던 럭스를 밀어낸 셈이 됐다.

김혜성은 시즌 중 또 한 번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타격폼 교정 때문에 시즌을 트리플A에서 시작한 김혜성은 토미 에드먼의 발목 부상을 틈타 5월 4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로 콜업됐다. 당초 에드먼이 돌아오는 시점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것으로 여겼지만, 김혜성이 시작부터 공격과 주루에서 대활약하면서 이야기가 바뀌었다. 표본이 많지는 않았지만 타율은 4할이 웃돌았고, 도루는 백발백중이었다. 여기에 여러 포지션에서 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 팀 내 외야 경쟁에서 밀린 끝에 결국 미네소타로 트레이드된 2023년 주전 중견수 제임스 아웃맨

 



결국 다저스는 에드먼이 부상자 명단에서 복귀하는 시점, 어려운 결단을 내렸다. 팀 야수로는 가장 오랜 기간 팀에 남아 있었던 베테랑 유틸리티 플레이어 크리스 테일러를 방출한 것이다. 26인 로스터를 비우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마이너리그 옵션이 있는 김혜성을 다시 트리플A로 내리고 테일러를 지키는 방법도 있었지만 다저스의 선택은 김혜성을 26인 로스터에 계속 두는 것이었다. 본의 아니게 다시 테일러 방출에 결정적인 발단을 제공한 선수가 됐다.

그런 김혜성이 이번에도 동료를 떠나 보냈다. 스프링트레이닝부터 친하게 지냈던 외야수 제임스 아웃맨(28)이 그 주인공이다. 아웃맨은 201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다저스의 7라운드 지명을 받은 선수로 지난 202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23년에는 151경기에 나가 타율 0.248, 출루율 0.353, 23홈런, 70타점을 기록하는 등 팀의 주전 중견수로 활약했다. 당시 신인상 투표 3위였다.

하지만 앙헬 파헤스의 등장과 에드먼의 트레이드 영입으로 입지가 좁아지기 시작했고, 지난해 53경기에서 타율이 0.147에 머물며 팀을 답답하게 했다. 올해도 메이저리그 22경기에서 타율 0.103이라는 극도의 부진에 빠진 끝에 결국 메이저리그에 정착하지 못했다. 아웃맨은 외야만 볼 수 있는 선수고, 반대로 김혜성은 2루수·유격수는 물론 아웃맨의 주 포지션인 중견수로도 뛸 수 있었다. 타격 성적과 주루 모두 김혜성이 더 좋았다.

결국 다저스는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아웃맨을 미네소타로 트레이드했다. 시장에서 '파이어세일'에 나선 미네소타에 아웃맨을 주고 대신 우완 강속구 유형의 투수인 브록 스튜어트를 영입했다. 스프링트레이닝 시절 라커를 바로 옆에서 쓰며 김혜성과 친하게 지냈고, 트리플A에서도 한솥밥을 먹은 아웃맨이었지만 김혜성은 그런 말동무를 떠나보낸 것이다.


 

▲ 다저스는 김혜성의 메이저리그 정착을 확인한 뒤 오히려 경쟁자들을 정리하는 모양새다

 



이번에도 역시 김혜성의 이름이 거론된다. 에드먼이 버티고, 파헤스가 반등한 가운데 김혜성도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아웃맨에게는 자리가 쉽게 열리지 않았다. 여기에 성장마저도 더디면서 팀의 신뢰를 상당 부분 잃었다. 물론 마이너리그에서 대기하고 있는 외야수들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때 주전 선수 혹은 팀 야수진의 핵심 선수였던 럭스, 테일러, 그리고 아웃맨까지 모두 김혜성에게 자리를 내주고 팀을 떠난 모양새가 됐다.

한편으로는 다저스가 김혜성을 신뢰한다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이번 트레이드 시장에서 다저스는 다소 소극적으로 움직였다. 워싱턴에 유망주 두 명을 주고 알렉스 콜을 영입하기는 했지만 콜은 코너 외야 자원에 더 가깝다고 봐야 한다. 올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마이클 콘포토의 대안으로 평가된다. 일단 다저스는 센터라인 자체에는 크게 손을 대지 않으면서 김혜성의 손을 들어줬다.

어깨 부상 탓에 현재 부상자 명단에 있기는 하지만 김혜성은 자신이 다저스라는 강팀의 26인 로스터 한 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있음을 보여줬다. 시즌 58경기에서 타율 0.304, 2홈런, 15타점, 12도루를 기록했다. 조정득점생산력(wRC+)은 110으로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높다. 기대 이상이다. '팬그래프'의 집계에 따르면 공격·수비·주루 모두에서 플러스 수치를 찍고 있고,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 또한 1.0으로 최소 800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해내고 있다. 다저스가 김혜성을 미래 전력의 주요 자원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것은 여러 행보에서 드러나고 있다.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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