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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이라 가능했던 사상 초유의 '감독·단장·수석' 동반 경질

조아라유 0

'자진 사퇴'로 포장하지 않고 성적 책임 물어 보직 해임
키움, 전반기에 고형욱 전 단장 사실상 직무에서 배제



2021년 동반 취임했던 홍원기 키움 감독(왼쪽)과 고형욱 단장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3년 연속 프로야구 최하위가 유력한 키움 히어로즈가 전반기 종료 후 어떤 식으로든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코치진 보직 변경부터 시작해서 홍원기 감독 경질까지 다양한 추측이 나왔지만, 감독과 단장에 수석코치까지 모두 경질한 것은 예상 범위를 벗어난 결정이다.

키움 구단은 14일 오후 "홍원기 감독과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에게 보직 해임을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감독이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에는 예우 차원에서 '자진 사퇴'로 발표하는 게 관례다.

야구판에서 '경질' 혹은 '해임'이라는 단어가 나오는 것 자체가 구단의 강한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봐도 된다.

홍 전 감독 이전에 팀을 이끌었던 손혁 전 감독이 2020년 시즌 도중 3위를 달리다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지휘봉을 내려놨을 때도 구단의 공식 발표는 '자진 사퇴'였다.

2021년 키움 지휘봉을 잡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특히 2022년에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던 홍 전 감독은 그 공으로 3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키움은 2023년 시즌 도중 투타의 핵인 이정후와 안우진이 동시에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치자 강도 높은 전력 재구축(리빌딩)에 돌입했다.



홍원기 감독 '판정이 불만'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경기. 8회초 1사 1, 2루 키움 원성준 타격 후 비디오 판독으로 병살 아웃되자 홍원기 감독이 심판과 대화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홍 전 감독은 고군분투하며 2023년과 2024년 최하위에 그치면서도 승률 4할을 넘겼으나 올해는 전반기 한때 2할대 승률로 추락하며 크게 고전했다.

키움 구단은 야구팬은 물론이고 '네이밍 스폰서'인 키움증권에도 3년 연속 최하위의 이유와 향후 비전을 설명해야 했다.

뾰족한 탈출 해법이 없는 상황에서 구단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답안은 감독 경질이다.

그러나 누가 보더라도 키움의 최근 성적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쪽은 감독이 아니라 구단이다.

홍 감독만 경질하면 야구팬의 거센 반발이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 키움 구단은 고형욱 단장과 김창현 1군 수석코치까지 한 번에 해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감독에 단장, 수석코치까지 동반 경질한 것은 키움 구단에 강력한 의사 결정권자가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는다.

앞서 고 단장은 올해 전반기에 사실상 직무에서 배제됐다.

원정 경기에 동행하지 않고 단장의 가장 큰 임무인 스카우트 업무에서도 손을 뗐다.

키움 구단이 내부적으로 판단한 최근 3시즌 성적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드래프트 실패다.

특히 2018년 이후 선발한 선수 가운데 주축 선수로 자리매김한 경우가 많지 않았고, 이는 최근 성적 부진에 직격탄이 됐다.



2020년 시즌 막판 감독 대행으로 키움을 이끌었던 김창현 코치
[키움 히어로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비싼 비용으로 선수를 영입하는 대신, 우수한 선수를 잘 선발해 육성하는 게 생존 방식이었던 키움 구단이라 드래프트 실패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2021년 1월 감독과 단장으로 함께 선임됐던 홍 감독과 고 단장은 4년 반 만에 함께 팀을 떠나게 됐다.

또한 2020년 손 전 감독 자진 사퇴 이후 감독 대행으로 팀을 이끌었고, 꾸준히 차기 감독 후보로 거론됐던 김 수석코치도 함께 유니폼을 벗었다.

키움에 앞서서 최근에 감독과 단장이 동시에 물러난 사례는 2019년 롯데 자이언츠다.

당시 롯데는 전반기를 최하위로 마쳤고,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은 함께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에는 한화 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와 최원호 감독이 동반 사퇴하는 일이 있었다.

그때 손혁 단장까지 함께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구단은 사태를 수습하라며 사표를 반려했고, 올 시즌 손 단장은 한화를 전반기 1위로 이끄는 데 힘을 보탰다.

2014년에는 선수단 폐쇄회로(CC)TV 사찰 논란을 일으킨 롯데 최하진 사장과 배재후 단장이 동반 사퇴했고, 2011년에는 성적 부진을 이유로 한화 김관수 사장과 윤종화 단장이 함께 물러난 사례가 있다.

 

 

이대호 기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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