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저축은행, 프로배구 첫 ‘부산행’…“새 연고지서 배구열기 불 지핀다”

부산으로 연고지를 이전한 프로배구 OK저축은행 선수단 모습 [KOVO 제공]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안산을 떠나 부산에 새 둥지를 튼다. 2025-2026시즌부터 새 홈구장은 부산 강서구에 위치한 강서체육공원 내 실내체육관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국배구연맹 사무국에서 남녀부 14개 구단이 참석하는 이사회를 개최해 OK저축은행의 연고지 이전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로써 OK저축은행은 안산을 연고로 2013년 4월 창단한 이후 12년 만에 부산으로 보금자리를 옮기게 됐다.

부산광역시가 프로배구단 연고지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은 야구(롯데 자이언츠), 축구(아이파크), 농구(KCC 이지스, BNK 썸)에 이어 배구단까지 품게 됐다.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구단이 모두 있는 지자체는 서울과 인천, 수원에 이어 부산이 4번째다.

OK저축은행 측은 연고지 이전의 첫번째 배경으로 프로배구 저변 확대를 꼽았다.

프로배구단이 수도권에 집중된 가운데 새로운 지역 연고에 기반한 팀의 활성화로 더 많은 팬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프로배구 저변을 확대하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권철근 OK저축은행 단장은 “남자배구는 대전 이남으로 팀이 없다. 부산은 엘리트 학생 체육팀만 13개이고, 등록된 생활체육 배구인만 1700명으로 전국 동호인의 4분의 1 정도다”며 “프로배구도 자생력을 높이려면 더 큰 시장이 필요하다. 인구나 지역의 기업, 관중 수용 인원을 보면 부산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부산은 강만수와 김호철, 신치용, 문성민, 장소연, 양효진, 박정아 등 걸출한 배구스타들을 배출한 곳이다. 이미 프로야구와 프로축구, 남녀 프로농구팀을 보유하고 있어 스포츠 친화적인 팬층을 탄탄하게 갖췄다. 부산 시민은 2019년 부산 섬머매치 때 프로배구를 향한 뜨거운 열정과 갈증을 보여주기도 했다.

OK저축은행은 또 “남자배구가 최근 신규 팬 유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성장 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연고지 이전을 통해 신규 팬 확보와 시장 확대에 성공한다면 남자배구 인기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했다.

구단은 새 연고지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와 연계해 팬들을 위한 여러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부산이 연고지인 기존 프로구단과 협업해 다른 종목 팬층도 사로잡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마케팅도 구상 중이다.

구단 측은 “부산의 다양한 문화·관광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 더욱 다양해진 콘셉트의 홈경기 테마, 부산시의 특징을 살린 굿즈 등을 통해 팬들에게 더 다가가겠다. 코트 밖에서는 부산시를 위한 CSR 활동을 통해 지역 밀착 구단으로서의 면모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OK저축은행은 13년 간 연고지로 함께한 안산시에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안산시는 오랜 고민 끝에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됐으며 그간의 성과와 팬들의 응원에 깊이 감사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구단은 전했다. 권 단장은 “안산 팬들이 팬심을 유지하도록 다양한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조범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