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화성 코리요
[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경기를 잘하는 스타일이라고 하더라."
롯데 자이언츠가 또 부상 악몽에 울어야 했다. 하지만 슬퍼하고만 있을 수 없다. 경기는 해야하고, 새로운 선수로 자리를 채워야 한다. 독립리그, 야구 예능 출신으로 주목을 받은 육성 선수가 기회를 잡게 됐다.
롯데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부상 소식을 전했다. 17일 한화전에서 경기 도중 교체됐던 손호영의 손가락 부상이 예상 외로 심각하다는 것이었다.
손호영은 5회 와이스의 공을 받아쳐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는데, 이 때 손에 울림 현상이 컸다고 한다. 초구 134km 스위퍼를 나름 좋은 타이밍에서 받아쳤는데, 처음에는 중견수를 오버할 것 같았던 타구가 생각보다 뻗지 않았다. 소위 말해 먹히는 타구가 나온 것.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가 됐고, 부상 직후에는 아이싱으로 응급 조치를 취하는 등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병원 검진 결과 상태가 심각했다. 우측 검지 손가락 통증으로 거인병원에서 18일 오전 검진을 받았고, 타박에 의한 근육 부분 손상으로 2주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1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의 경기, 한화가 6대0으로 승리하며 5연승을 달렸다. 손가락 부상을 당한 손호영이 경기 후 정보근과 이야기를 하는 모습. 부산=허상욱 기자
롯데는 안그래도 나승엽, 윤동희, 황성빈, 장두성, 이호준 등 주전 선수들 줄부상에 선발 라인업조차 짜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나마 나승엽과 장두성이 퓨처스 캠프에서 훈련을 시작해 다음주 돌아올 수 있다고 해 위안을 삼을 수 있었는데, 손호영이 자리를 비우게 됐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18일 경기를 앞두고 "일단 엔트리에서 뺐다. 상황을 봐야할 듯 하다. 통증이 잡혀야 검사를 하고, 복귀 스케줄을 잡는다"고 설명했다. 예상이 2주이지, 언제 돌아올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손호영은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올해 육성선수로 입단했던 신예 박찬형이 손호영을 대신해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올시즌 2군에서 13경기 타율 2할5푼5리 1홈런 8타점을 기록중이었다. 주포지션은 유격수인데, 내야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박찬형은 독립구단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군대에 다녀온 뒤 독립야구단 화성 코리요에서 뛰며 프로 선수의 꿈을 이어갔다. 최근 인기 야구 예능에 출연해 인지도를 높였는데, 지난달 롯데의 부름을 받고 육성 선수 계약을 맺게 됐다. 그리고 예상보다 빠르게 1군에 콜업이 됐다.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는 것, 정식 선수로 등록이 됐다는 의미다. 진정한 꿈을 이룬 것이다. 이제는 130번 세 자리가 아닌 60번 두 자릿수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 감독은 박찬형에 대해 "경기를 괜찮게 잘한다고 하더라. 발도 빠르다고 한다. 연습하는 걸 봐서는 잘 모르겠는데(웃음), 2군 보고는 경기용이라고 한다. 그래서 등록시켜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