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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함께한 구단 아이콘들의 대이동… 김희진-황연주, 마지막 불꽃 태울 수 있을까

조아라유 0
현대건설로 이적하게 된 김희진(왼쪽)과 한국도로공사로 둥지를 옮기는 황연주. 사진=KOVO 제공


 

몸에 익은 유니폼을 벗어 던지고, 미지의 길을 향해 발걸음을 내디딘다.

배구가 없는 비시즌을 달굴 뜨거운 소식이 도착했다. 바로 V리그 여자부에서 굵직한 커리어를 써내려온 김희진 그리고 황연주의 이적이다. 김희진은 친정 IBK기업은행을 떠나 트레이드를 통해 현대건설로 향한다. 반대급부는 2026∼2027 KOVO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과 현금이다. 황연주는 현대건설을 떠나 한국도로공사에 둥지를 튼다. 현대건설에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고, 새 팀을 물색한 결과물이다.

둘 다 기존 팀에서 약 15년에 달하는 긴 세월을 함께 보낸 아이콘이다. 김희진은 2010년 여자부 6번째 구단으로 창단한 IBK기업은행이 우선지명권 특혜로 품은 유망주 10명 중 한 명이며 그중에서도 유일하게 지금까지 화성을 지킨 ‘원클럽우먼’이기도 했다.

숱한 영광의 순간을 쌓았다. 창단 2년 차였던 2012∼2013시즌 첫 통합 우승 주역으로 우뚝 섰으며, 이어진 2014∼2015·2016∼2017시즌에 이르기까지의 ‘V3’를 모두 함께 했다. 말 그대로 IBK기업은행의 산 증인인 셈이다.

현대건설에도 황연주의 존재감은 크다. 리그 출범 원년인 2005년 흥국생명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0년 FA 이적으로 지금의 현대건설에 도착했다. 커리어 2번째 팀이지만, 15년을 동행하며 친정 못지않은 정을 쌓았다.

그간의 부침도 모두 공유했다. 이적 첫 해 2010∼2011시즌에는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구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2015∼2016시즌 ‘V2’에도 한몫을 했다. 한때 최하위로 떨어지는 수모까지 견뎌낸 끝에 그는 베테랑으로서 2023∼2024시즌 감격의 통합우승도 함께 했다.

 

사진=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배구단 제공


 

말 그대로 심볼들이 팀을 떠나며 배구계가 떠들썩해졌다. 떠나게 된 이유는 사실 간단하다. 흘러버린 세월 속에 입지가 좁아지면서 선수 생활의 중대한 기로에 섰기 때문. 그리고 바로 그곳에서, 포기 대신 과감한 도전을 택했다. 여자배구 선수 수명이 타 종목에 비해 길다고는 하지만, 1991년생 김희진·1986년생 황연주 모두 각자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황혼기를 채울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자 새 여정을 떠난다.

현실은 녹록지 않다. 김희진은 2023년 2월 무릎 수술 이후로 기량이 급격히 저하됐다. 전성기 시절 움직임은 당연히 둔해질 수밖에 없었고, 떨어진 점프력도 자연스럽게 장기인 파워를 떨어뜨렸다. 미들블로커로 포지션 변환을 꾀한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도 최정민-이주아 등에 밀려 30경기-53세트를 출전하는 데 그쳤다. 새로운 환경에서 절치부심이 필요한 때다.

황연주도 마찬가지다. 아포짓스파이커 특성상 숙명과도 같은 외인 선수 백업 역할을 지우기는 힘들다. 여자 프로배구 1호 트리플크라운을 비롯해 여자부 최초 5000득점을 쌓은 전설 같은 공격수지만, 불혹을 향해 가는 나이도 무시할 수 없다. 드래프트 동기 임명옥과 함께 리그 최고령 선수다. 찬란한 라스트 댄스를 위해 전성기 못지않은 혹독한 훈련과 몸 관리가 필요해졌다.

 

현대건설에서 뛰던 황연주가 득점을 올리고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허행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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