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한때 독일 최고의 재능으로 불렸던 율리안 드락슬러(31·알아흘리)가 카타르에서 부활을 알렸다. 알아흘리 에이스인 그는 아크람 아피프(28·알사드), 바그다드 부네자(33·알샤말)와 리그 최우수 선수(MVP) 후보로 선정됐다.
카타르축구협회(QFA)는 23일(한국 시각) 2025시즌 카타르 스타스 리그 MVP 후보를 발표했다. 드락슬러와 함께 아피프와 부네자가 이름을 올렸다. 세 선수 모두 이번 시즌 스타스 리그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고, 이를 증명하듯이 MVP 후보로 뽑혔다.
2023년 9월, 파리 생제르맹에서 쫓겨나듯이 이적했던 드락슬러가 아시아에서 미소를 되찾았다. 드락슬러는 이번 시즌 스타스 리그 18경기에서 12골과 7도움을 올렸다. 경기당 공격 포인트가 1개 넘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시즌에도 11경기에서 6골과 5도움을 쌓았는데, 더 좋은 수치를 기록했다.
드락슬러가 리그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건 2012-13시즌 샬케 04 시절 이후 12년 만이다. 알아흘리가 넣은 38골 중 절반을 드락슬러가 책임졌다. 드락슬러를 앞세운 알아흘리는 골득실 음수(-1)를 기록했음에도 리그 4위를 마크했다. 골득실 -21을 기록하며 강등 위기에 놓였던 지난 시즌과 확연하게 달라졌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받은 드락슬러는 리그 MVP 후보에 이름을 남길 수 있었다. 아피프와 부네자가 모두 18골을 넣으면서 수상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지만, 축구계에서 잊힌 드락슬러가 건재함을 알리기에는 충분한 시즌이었다.
독일 국가대표 출신인 드락슬러는 전성기 시절 군더더기 없는 드리블과 양발 킥 능력을 내세워 활약했다.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루 소화하며 다재다능함도 뽐냈다. 샬케에서 두각을 드러낸 드락슬러는 당대 최고의 유망주로 불렸다.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날 잠재력을 보유하며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유벤투스 등 빅클럽들로부터 구애를 받았다.
그러나 잦은 부상과 경쟁자들이 발목을 잡았다. 볼프스부르크에서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한 그는 2017년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파리 생제르맹 초기에는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장점을 활용하며 공격진 한 축을 맡았다. 그러나 리오넬 메시(37·인터 마이애미), 킬리안 음바페(26·레알 마드리드) 등이 합류하면서 자리를 잃었고, 결국 아시아 무대로 향했다.
커리어에 기복이 있지만, 유럽 명문 구단과 독일 국가대표팀 일원이었던 드락슬러는 여러 차례 우승을 만끽했다. 그는 클럽팀에서 독일축구협회(DFB)포칼, 프랑스 리그1, 쿠프 드 프랑스, 포르투갈 프리메이라 리가 등 다양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독일 국가대표팀에서는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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