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메달 못 받아도 상관없다, 우승 맞잖아!'…토트넘, 새벽 3시까지 파티→'흥 폭발'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유럽 무대에서 값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그 감격스러운 순간에 작은 해프닝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상식 현장에서 일부 주전 선수들이 메달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특히 주장 손흥민이 메달 없이 시상대에 오른 장면은 많은 축구 팬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감을 안겼다.

토트넘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산 마메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대회 정상에 올랐다.

브레넌 존슨의 결승골이 경기의 유일한 득점으로 기록되며, 토트넘은 2008년 리그컵 이후 무려 17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유럽 대항전만 따지면 1984년 UEFA컵 우승 이후 41년 만에 거둔 성과였다.

손흥민은 이날 주장 완장을 차고 교체 출전해 후반 팀의 정신적 중심 역할을 수행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손흥민은 가장 먼저 동료들과 포옹하며 승리를 만끽했고, 트로피 시상식에서도 팀을 대표해 가장 앞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러나 시상식 도중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다. 선수들이 순차적으로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수령하던 중, UEFA 회장 알렉산데르 체페린의 손에 들려 있던 메달이 마지막 세 명의 선수 차례가 되기 전에 모두 소진된 것이다.

해당 선수들은 크리스티안 로메로, 손흥민, 로드리고 벤탄쿠르였다. 이들은 메달을 받지 못한 채 시상대에 올라 우승 세리머니를 해야만 했다.

이 장면은 생중계로 전 세계에 방송됐고, 많은 팬들과 전문가들은 UEFA의 시상 진행 방식에 대해 즉각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영국 매체 '더 가디언'은 "어이없는 실수에 체페린 회장은 당황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손흥민 등 일부 선수들은 메달 없이 서 있는 장면이 카메라에 그대로 잡혔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UEFA는 곧바로 해명에 나섰다.

UEFA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무대 위에서 시상식이 진행되는 동안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참가하면서 준비한 메달 수가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상 선수들까지 무대에 오르는 바람에 예정보다 많은 인원이 시상대에 올랐고, 이로 인해 마지막 몇몇 선수들에게 메달이 돌아가지 않았다. 누락된 메달은 즉시 라커룸에서 전달됐으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는 제임스 매디슨, 티모 베르너, 데얀 쿨루셉스키 등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선수들까지 유니폼을 착용하고 무대에 올라 메달을 수령했다.

그 결과, 오히려 경기 내내 활약한 손흥민, 로메로, 벤탄쿠르 등 주전 선수들은 메달 없이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로메로는 경기 후 'ESPN'과의 인터뷰에서 "난 메달을 받지 못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상관없다"며 웃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유로파리그 우승팀이라는 사실이 가장 중요하다. 올 시즌 정말 힘든 시간을 보냈고, 이 우승은 우리가 그 모든 고난을 이겨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라고 덧붙였다.

비록 세리머니는 메달 없이 진행했지만, 손흥민을 비롯해 모든 선수들이 시상식이 끝난 뒤 라커룸에서 메달을 수령했다.

목에 메달을 건 손흥민은 기자들과 팬들 앞에서 다시 한 번 트로피를 높이 들어올리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비록 시상식 현장에서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손흥민과 토트넘 선수들은 그 이상의 기쁨을 경기 후 드레싱룸과 호텔에서 마음껏 만끽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드레싱룸 분위기는 완전히 축제였다.

이브 비수마는 상의를 벗고 선글라스를 낀 채, 허리에 스피커를 차고 미디어 존을 통과하며 음악에 맞춰 춤을 췄고, 케빈 단소는 "오늘 밤은 춤추며 새겠다"고 말하며 라커룸으로 향했다.

파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토트넘 선수들은 빌바오 칼튼 호텔에서 새벽 3시가 넘도록 이어진 축하 파티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에서도 일부 선수들은 여전히 경기 유니폼을 입은 채 샴페인을 터뜨리며 테이블 위에서 노래와 춤을 즐겼다. 손흥민 역시 축하 파티 중심에 서서 동료들과 함께 감격적인 순간을 나눴다.

이날 파티에는 안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도 참석해 마이크를 들고 선수들과 가족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이 클럽에서 보낸 시간은 내 커리어에서 가장 힘든 도전이었다"며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감독과 선수단이 함께한 이 밤은 단순한 우승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오랜 무관의 굴레를 끊어낸 상징적인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아침, 선수단은 목에 메달을 걸고 공항으로 향했다.

트로피와 함께 런던으로 복귀한 토트넘은 오는 5월 26일, 프리미어리그 최종전인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일전을 치를 예정이다.

한편, 토트넘 구단은 현지 시간으로 오는 금요일 오후 5시 30분부터 런던 시내에서 오픈탑 버스 퍼레이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구단 측은 "팬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기 위한 시간"이라며, 선수단과 코칭스태프가 트로피를 팬들에게 직접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토트넘의 이번 유로파리그 우승은 단순한 트로피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거머쥔 영광이었고, 팀의 리더 손흥민을 비롯한 모든 구성원이 흘린 땀과 눈물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비록 시상식의 작은 착오가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것조차 토트넘의 우승 스토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한 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사진=연합뉴스/토트넘 홋스퍼/데일리메일

윤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