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대선 기자] LA 다저스 장현석 2025.03.02
[OSEN=이상학 기자]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야구대표팀 사령탑인 류지현 감독은 지난달 17일 일본에서 공식 발표된 한일 대표팀 평가전 기자회견 때 일본 취재진으로부터 LA 다저스 소속 선수들의 차출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한국계 야수 토미 에드먼의 차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는데 류지현 감독은 “다저스에는 대한민국 선수로 김혜성(26)과 마이너리그에 장현석(22)이란 젊은 유망주 투수가 있다”며 이미 국가대표로 주축 멤버로 활약한 김혜성과 함께 장현석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아직 마이너리그에서 육성 과정 밟는 선수이지만 WBC 대표 후보로 인정한 것이다.
당시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 소속이었던 야수 김혜성은 이달 초 메이저리그 콜업을 받았다. 지난 4일 다저스에서 데뷔한 김혜성은 16경기 타율 3할7푼8리(37타수 14안타) 1홈런 5타점 3도루 OPS .897로 기대 이상의 적응력을 보였고, 로스터에 생존하며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반면 싱글A 랜초쿠카몽가 퀘이크스에 있는 장현석은 아직 성장통을 겪고 있다.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톡턴 배너 아일랜드 볼파크에서 열린 애슬레틱스 산하 싱글A 스톡턴 포츠와의 경기에 선발등판, ⅔이닝 1피안타 3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조기 강판된 것이다.
1번 타자 카메론 리어리를 3구 삼진 처리하며 기분 좋게 시작했지만 루이스 프레이테즈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게 발단이었다. 제러드 스프레이그-롯의 희생번트로 이어진 2사 2루에서 카를로스 프랑코와 8구까지 가는 긴 승부에서 중전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어 마일스 네일러에게 5구 만에 볼넷을 허용하며 2사 1,2루 위기가 되자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하지만 다음 타자 토마스 타카요시에게도 6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다시 볼넷을 내주며 2사 만루가 됐다.
그러자 이번에는 존 슈메이커 감독이 직접 마운드에 올라와 투수 교체를 알렸다. 투구수가 29개밖에 되지 않았던 장현석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슈메이커 감독에게 공을 넘긴 뒤에는 마운드를 내려가며 고개를 갸웃했다.
스트라이크(14개)보다 볼(15개)이 많을 만큼 제구가 흔들리긴 했지만 존을 크게 벗어난 볼을 난사한 건 아니었다. 타카요시에게 볼넷을 줄 때도 5구째 스트라이크성 볼이 있었다. 삼진으로 이닝이 끝날 상황에서 판정 운도 따르지 않았다.

랜초쿠카몽가 장현석이 1회 2사 만루 위기에서 교체되고 있다. /MiLB TV 캡처
이날까지 장현석은 올 시즌 9경기에서 28⅔이닝을 던지며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5.02 탈삼진 36개를 기록 중이다. 피안타율 1할대(.170)로 구위는 좋지만 볼넷 26개를 허용했다. 9이닝당 볼넷 8.2개로 여전히 제구가 문제다. 지난달 10일 스톡턴전에선 3회 3연속 밀어내기 포함 한 이닝에만 볼넷 4개, 몸에 맞는 볼 2개로 자멸하기도 했다.
제구 난조를 쉽게 극복하고 있지 못한 가운데 이날은 투구수 29개로 1회를 마치지 못한 채 강판됐다. 선수 육성이 우선인 싱글A 팀에서 위기를 극복할 기회도 주지 않은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우완 정통파 투수 장현석은 마산용마고 2학년 때부터 최고 시속 156km를 뿌리며 괴물 투수 탄생을 알렸다. 고교 3학년 때 158km까지 던지며 메이저리그 관심을 받았고, 2023년 8월 다저스와 90만 달러에 계약했다. 지난해 ACL 다저스 소속으로 루키리그에서 13경기(10선발·24⅓이닝) 1승2패 평균자책점 8.14 탈삼진 49개를 기록했다. 제구 난조 속에 8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흔들렸지만 9이닝당 탈삼진 18.1개로 강력한 구위를 뽐냈다.
8월에 싱글A 랜초 쿠카몽가에 승격된 뒤 5경기(5선발·12⅓이닝) 1패 평균자책점 2.19 탈삼진 19개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MLB 파이프라인 유망주 랭킹에서도 다저스 팀 내 15위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올해 싱글A에선 성장통을 겪고 있다. 지금 모습이라면 내년 WBC 승선도 기대하기 어렵다.
[OSEN=최규한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시절 장현석. 2023.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