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축구협회, 레알 이끌던 안첼로티 감독 선임
1965년 이후 60년 만에 첫 외국인 사령탑
각종 국제 무대 부진·북중미 월드컵 예선 4위 머물러
"세계 정상 자리 되찾겠다는 강력한 선언"[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빅클럽 전문 사령탑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삼바 리듬을 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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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탈락 후 슬퍼하는 브라질 팬들의 모습.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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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탈락 후 네이마르를 비롯한 선수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사진=AFPBB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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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축구협회는 13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안첼로티 감독 선임 소식을 전했다. 계약 기간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다. 현재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이끄는 안첼로티 감독은 시즌을 마친 뒤 오는 6월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브라질 대표팀 사령탑으로 데뷔한다.
브라질로서는 부활을 위해 파격 선택을 했다. 전 세계 축구를 주름잡던 브라질이었으나 최근엔 한 발 뒤로 밀려났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 다섯 번째 별을 단 이후에는 우승컵 근처도 가지 못했다. 이후 다섯 번의 월드컵에서 8강 4회, 4강 1회뿐이다. 4위를 차지했던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독일과 준결승에서 1-7이라는 굴욕적인 패배를 당하며 눈물을 흘렸다.
남아메리카 대륙 최강을 가리는 코파 아메리카(남미축구선수권대회)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최근 6차례 대회 중 자국에서 열린 2019년 대회에서만 우승했을 뿐 정상과 멀어졌다. 지난해에도 8강에서 탈락하며 일찌감치 짐을 쌌다.
현재 진행 중인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도 마찬가지다. 브라질은 6승 3무 5패 승점 21점으로 10개 팀 중 4위에 머물러 있다. 예선 기간 3연패에 빠지기도 하는 등 월드컵 본선 직행 마지노선인 6위 콜롬비아(승점 20)에 승점 1점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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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에서 독일에 1-7로 대패한 브라질 선수들의 모습.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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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 월드컵 4강에서 독일에 1-7로 패한 뒤 브라질 팬들이 좌절하고 있다. 사진=AFPBB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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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맞수 아르헨티나와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는 브라질에 승점 10점 앞선 1위다. 지난 3월 맞대결에서는 브라질이 아르헨티나에 1-4로 크게 지기도 했다.
결국 브라질은 위기 타개와 명가 재건을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안첼로티 감독은 1965년 이후 브라질 대표팀을 이끄는 첫 외국인 사령탑이다. 매체는 “100년이 넘는 국제 축구 역사에서 브라질축구협회는 외국인 지도자에게 지휘봉을 맡기는 걸 꺼려왔다”고 설명했다.
안첼로티 감독 이전 브라질을 이끌었던 지도자들은 총 3명으로 이들이 지휘한 경기는 모두 합해 7경기에 불과하다. 사실상 긴 호흡으로 선임한 첫 번째 외국인 감독인 셈이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1925년 이후 브라질 대표팀을 이끄는 첫 번째 외국인 지도자”라고 소개했다.
에드나우드 호드리게스 브라질축구협회장은 안첼로티 감독 선임에 대해 “단순한 전략적인 움직임을 넘어 세계 정상 자리를 되찾겠다는 강력한 선언”이라며 “브라질 대표팀과 함께 영광스러운 새 역사를 써갈 것”이라고 강한 부활 의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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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사진=AFPBB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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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안첼로티 감독. 사진=AFPBB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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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첼로티 감독은 유럽 축구 명장으로 꼽힌다. 특히 레알을 비롯해 유벤투스, AC밀란(이상 이탈리아), 첼시(잉글랜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 유럽 빅리그 중에서도 빅클럽을 주로 맡아 성과를 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5회, 라리가 2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회, 세리에A 1회, 분데스리가 1회, 리그1 1회, 코파 델 레이 2회,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1회, 코파 이탈리아 1회 등 수많은 트로피를 수집하며 우승 청부사 모습을 보였다.
UCL 5회 우승은 지도자 중 최다 기록이고 스페인, 잉글랜드,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까지 유럽 5대 리그 정상에 모두 선 최초의 감독이기도 하다.
안첼로티 감독은 브라질 대표팀을 통해 커리어 첫 대표팀 감독직에 도전한다. 그가 이끄는 브라질은 오는 6월 에콰도르, 파라과이와의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첫선을 보인다. 에콰도르(승점 23)와 파라과이(승점 21)는 각각 예선 2위, 5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