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중계 화면 캡처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울지 않아도 된다. 충분히 잘했다."
11일, 수원 삼성과 천안시티FC의 '하나은행 K리그2 2025' 대결이 열린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이 2-0으로 앞서던 후반 26분이었다. 중계 카메라가 수원 벤치의 박승수를 포착했다. 박승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엉엉' 울고 있었다. 옆에서 김지현이 어르고 달랬지만, 눈물은 쉽게 멈추지 않는 듯했다.
이날 박승수는 선발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홈에서 처음으로 선발 기회를 잡았다. 후반 24분 김지호와 교체될 때까지 경기를 소화했다. 슈팅 세 차례를 시도했지만, 득점은 없었다. 경기 뒤 수원 구단 관계자는 "박승수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선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기대했던 만큼의 모습이 아니었던 것 같다. 선수 스스로가 아쉬움에 눈물을 흘렸던 것 같다. 감독님께서 라커룸에서 '팀이 이겼을 때 같이 기뻐할 줄 아는 선수가 돼야 한다. 울지 말라'고 격려했다. 주장인 양형모도 칭찬했다. 박승수는 그러한 위로의 말에 또 한 번 눈물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2007년생 박승수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수원과 준프로 계약을 했다.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월반하며 재능을 뽐냈다.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단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올 시즌 7경기에서 아직 공격 포인트가 없다. 박승수의 눈물은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이었던 것이다.
변성환 감독은 "워낙 승리 욕심이 강하다.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같이 있었지만, 승리에 많이 기여하지 못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아직 감정의 기복이 좀 있다. 득점하지 못한 부분 빼고는 팀 플레이에 많이 관여했기에 잘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속상함이 다음 경기에 (공격 포인트로) 터졌으면 좋겠다. '빅버드'에서의 선발은 처음이었기에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울지 않아도 된다고 충분히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사실 경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건 박승수만의 얘기가 아니다. 최근엔 2006년생 고종현(수원), 백가온(부산 아이파크) 등도 경기 중 실수로 눈물을 쏟았다. K리그의 어린 재능은 유럽에 지켜볼 만큼 반짝 빛나고 있다. 그만큼 어린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경험을 쌓으며 그렇게 성장하는 것이다. 박태하 포항 스틸러스 감독은 최근 어린 선수들을 향해 "경험이 많지 않은데도 열심히 해줬다"며 그 열정 에너지 자체를 칭찬했다.
김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