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지형준 기자] 콜로라도 버드 블랙 감독.
[OSEN=이대선 기자]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2025.02.18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최약체로 전락한 콜라로도 로키스가 버드 블랙(68) 감독을 경질했다. 7승33패, 승률 1할대(.175)로 대추락하며 134패 페이스를 보이고 있으니 감독을 안 자르는 게 이상하다. 그런데 이 결정에 데이브 로버츠(53) LA 다저스 감독이 일침을 놓아 눈길을 끈다.
콜로라도는 12일(이하 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경기를 9-3으로 승리하며 8연패를 끊은 뒤 블랙 감독을 경질했다. 블랙 감독과 함께 마이크 레드먼드 벤치코치도 같이 물러난다. 워렌 셰이퍼 3루 코치가 남은 시즌 감독대행을 맡는다.
빌 슈미트 콜로라도 단장이 하루 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감독 교체를 생각할 시점이 아니다”고 말했지만 하루 만에 경질 발표가 이뤄졌다. 올 시즌 세 번이나 8연패를 당하며 1988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함께 역대 최악의 개막40경기 성적을 냈으니 감독 경질은 불가피했다. 산술적으로 현재 콜로라도는 시즌 134패 페이스로 지난해 역대 한 시즌 최다 121패를 기록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불명예를 넘을 가능성이 높다.
2017년부터 9년간 팀을 이끈 블랙 감독은 부임 첫 2년 연속 가을야구를 이끌었지만 이후 7년 연속 5할 승률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 3년 연속 지구 꼴찌 추락으로 부진을 거듭한 만큼 블랙 감독의 경질은 시간 문제였다. 9년간 콜로라도에서 남긴 성적은 544승690패(승률 .441). 구단 역대 최다승 감독이지만 끝은 아쉬웠다.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최규한 기자] 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콜로라도 버드 블랙 감독이 경기 전 라인업을 교환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콜로라도의 감독 경질을 두고 로버츠 감독이 발끈했다.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실망스럽고, 유감이다. 솔직히 케이스 스텡겔이라도 지금 그 팀의 결과를 바꿀 순 없을 것이다. 이건 감독의 잘못이 아니다”며 “구단은 새로운 목소리나 방향이 필요하다고 느낀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볼 때 블랙보다 더 나은 감독은 많지 않다. 그래서 매우 실망스럽다. 분명히 블랙 감독의 책임이 아니다”고 말했다.
로버츠 감독이 말한 스텡겔은 1949~1953년 5년 연속 포함 뉴욕 양키스를 무려 7번이나 월드시리즈를 이끈 전설적인 감독이다. 미키 맨틀, 요기 베라 등 전설적인 선수들을 이끈 명장으로 1966년 명예의 전당에도 입성했다. 한마디로 어떤 감독이 와도 지금 콜로라도는 못 살린다는 의미다.
로버츠 감독은 2011~2015년 5년간 블랙 감독이 사령탑으로 이끌던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1루 코치와 벤치 코치를 지낸 인연도 있다. 개인적인 인연이 있어 더욱 안타깝게 바라봤지만 냉정하게 볼 때 콜로라도 부진을 감독만을 탓할 수 없다.
[OSEN=박준형 기자] 버드 블랙 감독.
2021년 시즌 전 리빌딩을 이유로 간판 3루수 놀란 아레나도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트레이드했고, 시즌을 마친 뒤 주전 유격수 트레버 스토리와 선발투수 존 그레이와 재계약을 포기하며 리빌딩을 하는가 싶었지만 2022년 시즌 전 뜬금없이 크리스 브라이언트를 7년 1억8200만 달러러 구단 역대 최고액을 투자해 영입했다. 수년째 리빌딩도, 윈나우도 아닌 애매모호한 방향성을 보였는데 브라이언트는 콜로라도에 와서 올해까지 4년간 무려 9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FA 먹튀로 전락했다.
한편 딕 몬포트 콜로라도 구단주 겸 CEO는 블랙 감독 경징을 발표하며 “올 시즌 성적은 지난 2시즌을 감안하면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팬 여러분께 더 나은 경기를 보여줘야 하고,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다. 지금 결과에 대한 책임은 모두에게 책임이 있지만 변화가 꼭 필요하다. 우리는 남은 2025시즌을 활용해 전력을 향상시키고, 조직 전반을 평가해 다음 장으로 제대로 전환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며 “지난 8년간 조직에 기여한 블랙 감독과 레드먼드 코치에게 감사하다. 두 사람의 노력과 헌신을 깊이 평가하며 앞날에 행운이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새로 지휘봉을 잡은 셰이퍼 감독대행은 메이저리그 선수 경력이 없지만 2023년부터 콜로라도에서 3루 코치 및 내야 수비를 지도한 내부 인물이다. 그 이전에는 마이너리그에서 10년간 감독과 코치를 지냈다. 슈미트 단장은 “셰이퍼가 남은 시즌 동안 팀을 이끌 적임자라고 믿는다. 그는 젊은 재능을 육성하고, 우리가 더 나은 야구를 할 수 있게 만들 것이다. 베테랑, 젊은 선수 모두와 잘 소통할 수 있는 뛰어난 커뮤니케이터”라고 기대했다.
[사진] 콜로라도 워렌 셰이퍼 감독대행.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