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맏형' 손흥민부터 '막내' 양민혁까지, 영국에서 활약 중인 유럽파 선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황희찬은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Korean guys 다들 한 시즌 고생 많았어"라는 문구와 함께 영국에서 뛰고 있는 유럽파 선수들과 찍은 단체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에는 현재 프리미어리그 울버햄튼에서 뛰고 있는 황희찬 본인을 포함해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이자 국가대표팀의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부터 이명재, 백승호(이상 버밍엄 시티), 배준호(스토크 시티), 김지수(브렌트퍼드), 그리고 양민혁(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모습도 보였다.
3일 열린 옥스퍼드 유나이티드와의 리그 경기에서 환상적인 감아차기 슛으로 자신의 시즌 3호골을 터트린 스완지 시티의 엄지성은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대신 합성 사진으로 대체됐다. 김지수를 제외하면 이들은 모두 국가대표팀에서 함께 뛴 경험이 있는 사이다.
최근 몇 년간 유럽파가 눈에 띄게 늘어난 덕이다.

사진에 나온 선수들 중 프리미어리그에서 10년 넘게 뛴 손흥민과 울버햄튼에서만 커리어 5년차를 보내고 있는 황희찬을 제외하면 모두 최근 1~2년 내에 잉글랜드로 이적한 케이스다.
성남FC 시절부터 차세대 대형 센터백으로 주목받았던 수비수 김지수와 대전하나시티즌이 자랑하는 재능이었던 배준호는 지난 2023년 여름 각각 브렌트퍼드와 스토크 시티에 합류했고, K리그로 복귀한 뒤 한동안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백승호는 지난해 1월 다시 유럽 무대에 도전했다.
이후 프로 데뷔 첫 시즌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새로운 스타의 등장을 알린 양민혁이 여름에 손흥민의 소속팀인 토트넘 입단을 확정 지은 뒤 지난해 12월 잉글랜드로 건너갔다. 현재는 과거 박지성이 뛰기도 했던 챔피언십(2부리그)의 퀸즈 파크 레인저스에서 활약 중이다. 엄지성도 지난해 여름 스완지 시티 유니폼을 입었고, 국가대표 레프트백 이명재는 올해 겨울 유럽 도전을 선택하며 '늦깎이 유럽파'가 됐다.
다만 올해는 '코리안 가이즈'의 활약이 예년보다 아쉬운 감은 있다.

특히 프리미어리거들의 활약이 아쉽다. 손흥민은 시즌 초반 햄스트링 부상과 최근 발 부상을 겪으며 프리미어리그 7골 9도움, 황희찬 역시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리그 3골만 기록 중이다. 김지수는 5경기 출전에 그쳤다.
챔피언십의 배준호는 소속팀 스토크 시티에서 강등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현재 리그 18위에 위치한 스토크 시티는 강등권인 루턴 타운과의 승점 차가 2점에 불과하다.
점차 소속팀에 녹아들고 있는 엄지성과 양민혁이 점차 잉글랜드 무대에 적응하고 있다는 점은 반갑다. 엄지성은 등번호 10번을 달고 스완지의 핵심 자원으로 활약 중이고, 양민혁은 출전할 때마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원 소속팀 토트넘에서도 양민혁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리그 원(3부리그)의 백승호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팀이 강등됐음에도 잔류한 백승호는 이번 시즌 버밍엄 시티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뛰며 팀의 챔피언십 승격을 이끌었고, 시즌 도중 합류한 이명재도 시즌 막바지 기회를 받으면서 점차 출전 시간을 늘리는 중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손흥민과 황희찬, 김지수는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황희찬은 "우리는 끝날 때까지 계속 나아가야 한다"며 스스로와 손흥민, 그리고 김지수를 격려했다.

특히 손흥민의 남은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 현재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준결승에 오른 상태이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지난 2일 홈에서 열린 보되/글림트(노르웨이)와의 유로파리그 준결승 1차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결승전 진출 가능성을 높인 상태다.
만약 토트넘이 결승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혹은 아틀레틱 빌바오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다면 2007-08시즌 이후 17년 만에 무관에서 탈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손흥민도 자신의 커리어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게 된다.
다만 손흥민이 오는 9일 열리는 유로파리그 준결승 2차전에 출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지난달 중순부터 발 부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있는 손흥민은 여전히 회복 중에 있다. 현지에서는 손흥민이 이달 22일 예정된 유로파리그 결승전에나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중이다.
사진=황희찬 인스타그램 / 연합뉴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