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파리 생제르맹(PSG)이 마음을 바꿨다.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강인을 매각하는 걸 검토할 생각이다.
프랑스 내에서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언론사 '레퀴프'가 이 내용을 확인했다. 매체는 PSG가 조만간 이강인의 미래에 대해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구단이 이강인의 이적을 허가할 생각이 있다고 보도했다.
마침 이강인은 지난겨울부터 연결됐던 프리미어리그의 강호 아스널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당시만 하더라도 PSG는 이강인을 내보낼 계획이 없었지만, 현재 구단은 2000만 유로(약 316억원) 이상의 제안이 들어온다면 이강인 매각을 고려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레퀴프'는 지난 3일(한국시간) "PSG는 여름 이적시장을 앞두고 조만간 이강인에 대해 중대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이강인 매각설을 전했다.

매체는 PSG가 현재 열리고 있는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진출을 노리는 등 순조로운 시즌을 보내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몇몇 선수들의 출전 시간이 줄어드는 게 눈에 띈다면서 이강인 역시 이전과 비교했을 때 선발보다는 교체로 나서는 경우가 많아진 선수라고 짚었다.
'레퀴프'는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자주 기용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이강인은 완전히 교체 자원이 됐다. 결정적으로 이강인은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에서 출전하지 못하는 중이고, 심지어 교체 명단에서도 빠진 경우도 있었다"며 이강인의 입지가 예전에 비해 좁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PSG는 이강인을 이적시킬 의사가 있다"며 "이강인을 빠르게 내보내기 위해 낮은 가격에 팔겠다는 것은 아니다. PSG가 책정한 이강인의 구체적인 이적료는 아직 불확실하다. 시즌이 끝난 뒤 구단과 선수 측이 만나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페인 매체 '에스타디오 데포르티보'는 4일 '레퀴프'의 보도를 인용해 PSG가 이강인의 이적료를 책정했으며, 지난겨울 한 차례 이강인과 연결됐던 아스널이 지금도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은 "PSG는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 출신 선수인 이강인의 이적을 허용했다. 현재 아스널이 이강인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이미 이적료도 책정된 상태"라며 "레퀴프에 따르면 PSG는 이강인에 대해 2000만 유로 이하의 가격으로는 협상을 시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 "여름 이적시장이 다가오면서 이강인의 영입을 원하는 구단들이 등장하고 있다. 레퀴프에 의하면 아스널이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이는 중이며, 이강인은 다음 시즌부터 아스널에서 뛰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아스널은 PSG가 원하는 이적료를 지불하고 이강인을 영입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고, 이강인 영입은 미켈 아르테타 감독의 특별한 요청이기도 하다"며 아스널의 사령탑 아르테타 감독이 이강인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강인은 현재 PSG 내부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번 시즌 상반기만 하더라도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칭찬을 받는 등 착실하게 입지를 다져가는 듯했으나, 하반기 들어 다른 선수들의 경기력이 올라오고 새로운 경쟁자까지 추가되면서 벤치 자원으로 밀려났다. 오히려 특정 포지션에 정착하지 못한 것이 독이 된 모양새다.

이강인의 미래가 불투명해지면서 이강인이 이번 여름 이적을 추진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겨울부터 이강인에게 관심을 보였던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크리스털 팰리스,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이 이강인의 유력한 행선지로 꼽혔다.
일각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구단들이 이강인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고 있다며 PSG가 책정한 이적료와 이강인의 연봉을 모두 감당할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행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다만 이강인의 나이와 야망을 고려하면 이강인이 24세에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에 합류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됐다.
이강인의 이적설은 최근 PSG의 루이스 캄포스 단장이 직접 이강인과의 재계약을 추진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잠잠해지는 듯했다. 프랑스 매체 '풋살7'의 지난달 24일 보도에 따르면 현재 PSG 내에서 이강인의 입지가 불안정한 것은 맞지만, PSG는 캄포스 단장이 다음 시즌에도 PSG에 잔류할 경우 이강인과의 계약을 연장할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강인의 이적 가능성을 보도한 '레퀴프' 역시 지난달만 하더라도 PSG가 이강인과의 재계약을 원한다는 보도를 냈었고, '레퀴프' 외에도 '르10스포르트', '르 파리지앵' 등 다수의 현지 매체들이 이강인의 잔류를 예상했다.

주전급 선수들이 아니더라도 이번 시즌 리그 우승을 달성하고,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성공을 이뤄낸 선수단을 지킬 계획이라는 분석이었다. 실제 PSG는 최근 아슈라프 하키미, 누누 멘데스, 비티냐 등 다수의 주축 선수들과 재계약을 맺었다.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더라도 더 좋은 제안을 통해 선수들을 붙잡아두려는 것. 이강인도 PSG의 이러한 계획에 포함된 것이다.
그러나 PSG가 다시 한번 마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처럼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줘야할 때가 아니라면 기용할 일이 없는 자원에 대해 적절한 제안이 온다면 이적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꾸준한 출전 시간을 확보해야 하는 20대 중반의 이강인에게도 PSG 잔류보다는 이적을 선택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이강인은 마요르카 시절처럼 더 이상 유망주가 아닌, 특정 팀에서 주전으로 자리잡아야 하는 나이가 됐다. 물론 다른 팀으로 이적하더라도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하지만, 아예 후보로 밀려난 현 상황보다는 더 나을 가능성이 높다.
사진=SNS / 연합뉴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