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든이 또 7차전에 울었다.
LA 클리퍼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덴버 볼 아레나에서 열린 2025 NBA 플레이오프 서부 컨퍼런스 1라운드 7차전 덴버 너게츠와의 경기에서 101-120으로 패했다.
덴버와 시리즈 내내 혈투를 벌인 클리퍼스의 시즌이 종료됐다. 마지막 7차전 고비를 넘지 못하며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클리퍼스는 올 시즌이 시작하기 전 받았던 평가보다 좋은 성적을 내며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폴 조지가 이적하고 카와이 레너드가 부상으로 상당 기간 결장하는 등 전력상 악재가 있었던 클리퍼스다.
하지만 이비카 주바치와 노먼 파월 등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제임스 하든이 공격의 중심으로 나서며 예상보다 순항했다. 여기에 레너드가 시즌 막판 본인의 페이스를 완전히 되찾으며 플레이오프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클리퍼스는 끝내 덴버를 넘지 못했다. 50년이 넘는 역사에도 파이널을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한 아픔은 이번에도 지울 수 없었다.
'농구 도사' 제임스 하든 또한 고개를 숙였다. 하든은 이날 25.0%의 저조한 야투율 속에 1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긴 했지만 7점에 그치는 등 기대치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MVP 출신 플레이어 하든은 남 부럽지 않은 NBA 커리어를 쌓았다. 휴스턴 시절에는 평균 36.1점까지 기록하며 공격에 있어서는 마이클 조던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1번의 정규시즌 MVP, 10번의 올스타 선정, 6번의 올-NBA 퍼스트 팀 등 화려한 수상 실적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하든급 선수가 커리어에 우승이 없다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오클라호마시티, 휴스턴, 브루클린, 필라델피아, 클리퍼스 등을 거치며 강팀에서 줄곧 뛰어왔지만 데뷔 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16번의 플레이오프에 모두 출전했음에도 우승을 거머쥐지 못했다.
그러면서 정규시즌보다 큰 경기에 약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게 받아왔다. 가장 뼈아픈 것은 외나무다리 매치로 불리는 플레이오프 시리즈 7차전 성적이다. 유독 7차전만 다가오면 작아졌던 하든.

현재까지 총 7번 출전한 7차전 경기에서 하든은 평균 19.3점 5.7리바운드 7.9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야투율이 35.5%, 3점 성공률이 22.4%로 슈팅 정확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 2020년대로 범위를 좁히면 5경기에서 평균 13.8점에 야투율은 27.5%, 3점 성공률은 16.7%에 머문다.
제임스 하든 커리어 플레이오프 시리즈 7차전 성적
평균 40.5분 출전 19.3점 5.7리바운드 7.9어시스트 4.0턴오버 야투율 35.5% 3점 성공률 22.4%
특히나 6차전에서 28점 8어시스트를 쏟아내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했던 하든이기에 이날 7차전의 부진이 더욱 아쉽다. 지난해 클리퍼스와 2년 재계약을 맺었지만 마지막 해 플레이어 옵션을 계약에 포함한 하든은 이번 여름 또 하나의 선택을 내려야 한다.
큰 틀에서 놓고 보면 클리퍼스 잔류와 다른 팀 이적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플레이어 옵션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클리퍼스와 다년 재계약을 맺는 방법도 있다.
하든은 현재까지 커리어에서 총 5개의 팀을 거쳤다. 최근 5년 동안 3번을 포함해 트레이드는 총 4번. 하지만 FA를 통한 이적은 아직 커리어에서 한 번도 없었다. 클리퍼스에서 두 시즌을 소화한 하든이 플레이어 옵션을 두고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