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비치 감독이 감독직에서 물러난다.
샌안토니오 스퍼스 구단은 3일(이하 한국시간)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나 팀의 농구 운영 사장으로 정식 취임한다고 발표했다.
포포비치는 NBA 역사상 가장 위대한 행보를 걸었던 사령탑이다. 통산 1,422승을 기록, NBA 역사에서 가장 많은 승수를 쌓은 감독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당연히 샌안토니오 구단 역사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인물. NBA 지도자 커리어 37년 중 무려 35년을 샌안토니오 구단과 함께했다. 지난 1996년부터는 구단 프런트와 더불어 감독 역할까지 맡아온 바 있다.
데이비드 로빈슨, 팀 던컨, 토니 파커, 마누 지노빌리 등과 함께한 포포비치 감독은 샌안토니오에서 5번의 파이널 우승을 경험했다. 또한 22년 동안 연속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엄청난 업적도 세웠다.
1949년생으로 70대 중반인 포포비치 감독은 샌안토니오 사령탑 자리를 오랜 시간 지켜왔으나 이번 시즌 뇌졸중 증세를 보이며 사령탑에서 잠시 물러났고 샌안토니오는 미치 존슨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시즌 내 복귀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ESPN에 따르면 포포비치 감독은 뇌졸중 증세 이후 꾸준히 건강이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고, 최근 팀 훈련에 참여하는 등 의지를 보여왔다. 사령탑 컴백을 간절히 원했던 포포비치 감독이지만 많은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NBA 감독직 임무를 더 이상 소화하기 어렵다는 냉철한 판단 끝에 감독 자리에서 최종적으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졌다.
포포비치 감독은 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농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변하지 않았지만 이제 감독직을 내려놓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감독으로서 내가 샌안토니오를 이끌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신 훌륭한 선수들과 코치진, 스태프, 그리고 팬 여러분들께 영원히 감사드린다. 내게 매우 의미 있는 이 구단과 지역 사회, 도시를 계속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 기쁘다"는 인사를 건넸다.

마침 이날 열린 골든스테이트와 휴스턴의 1라운드 6차전 양 팀 사령탑들도 포포비치 감독과 현역 시절 연을 맺었던 인물들이었다. 그들에게도 포포비치 감독의 퇴단은 큰 의미였다.
골든스테이트의 스티브 커 감독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팝(포포비치 감독 애칭)은 여러모로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중 한 명"이라며 애정을 드러낸 뒤 "여러 감정이 뒤섞인 날이지만 무엇보다도 팝에 대한 사랑 때문에 더욱 그렇다. 내 선수 생활 동안 팝과 샌안토니오 구단이 내게 의미했던 모든 것에 감사드리고 싶다. 팝, 사랑합니다! 곧 뵙겠습니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감독 생활 전 이른바 '포포비치 사단'으로 불렸던 휴스턴 이메 우도카 감독도 "포포비치 감독과 관련된 모든 이야기와 영향력을 설명하려면 여기서 밤을 새야할 것이다. 이런 나리 오리라는 걸 얼마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기뻤다"며 존경심을 드러냈다.
하나의 위대한 시대가 끝난 샌안토니오는 감독대행으로 시즌을 마쳤던 미치 존슨 코치에게 후임 역할을 맡겼다. 이날 공식 발표가 있었고 ESPN은 구단 수뇌부와 선수들이 그에게 엄청난 지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존슨 신임 감독은 구단 성명에서 "놀라운 기회를 얻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하고 영광이다. 나를 믿고 팀의 문화를 이어나가도록 맡겨주셔서 감사하며 샌안토니오 팬들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