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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힐랄 오일머니에 졌다"는 건 결국 핑계였다…호날두 울린 日 가와사키의 준비성→일본 3시즌 연속 ACL …

조아라유 0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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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알 힐랄전에 참패한 광주FC가 준비에 실패해 허무하게 탈락 고배를 마셨다면, 일본 가와사키 프론탈레는 철저한 준비 덕에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E) 무대에서도 한국과 일본 축구의 벌어진 격차를 새삼 실감할 수 있다.

가와사키는 1일(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알 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4~2025시즌 ACLE 준결승에서 3대2로 승리하고 구단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클럽대항전 결승에 진출했다. 가와사키는 오는 4일 같은 경기장에서 알 힐랄을 꺾고 결승에 선착한 알 아흘리(이상 사우디)와 우승컵을 다툴 예정이다.

가와사키의 선수단 시장가치는 약 247억원(트랜스퍼마르크트 기준),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보유팀 알 나스르는 약 2846억원. 시장가치 10배 차이가 나는 두 팀의 맞대결을 가른 건 하세베 시게토시 가와사키 감독을 필두로 한 코치진의 철저한 분석과 원팀 정신이었다. 개개인 실력차를 조직력으로 극복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세베 감독은 "오늘 경기의 핵심은 규율과 태도였다. 선수들과 정기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이러한 마음가짐을 심어주었고, 선수들이 잘 반응했다. 모든 선수가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 온 축구"라며 "불과 사흘 전에 120분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우린 젊은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배우기를 기대했고, 그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생각한다. 몇몇 선수들이 다리 경련이 와서 선수 교체가 필요했지만, 다행히 부상은 없었다. 계획이 잘 진행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반색했다.

이날 5개의 선방으로 팀의 결승 진출을 도운 가와사키 골키퍼 야마구치 루이스도 경기 후 일본 매체와 인터뷰에서 "수비진뿐 아니라 공격수까지 선수단 전원이 열심히 수비해준 덕에 팀이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전원 수비'로 폄하하기 어려웠다. 가와사키는 이날 알 나스르의 '중원핵'인 수비형 미드필더 마르셀로 브로조비치를 강하게 압박하는 전략이 적중했다.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전성기를 이끌고 이탈리아 명문 인터밀란에서 장기간 활약한 브로조비치가 공격의 시발점이란 사실을 같은 일본 클럽인 요코하마 F.마리노스와 알 나스르의 ACLE 8강전을 통해 분석했다. 요코하마는 알 나스르에 속수무책으로 1대4 패했다.


◇1일 가와사키-알 나스르전 평균 라인업. 가와사키(검정)가 알 나스르(파랑)의 11번 마르셀로 브로조비치, 10번 사디오 마네, 7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철저히 봉쇄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 캡쳐
경기 최우수선수상을 탄 이토 타츠야. 출처=가와사키 SNS 캡쳐
출처=가와사키 SNS 캡쳐
 
 
 
 
야마구치는 "같은 일본팀인 요코하마를 통해 알 나스르가 어떤 축구를 펼치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 경기는 어떤 의미에서 참고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공격수 오제키 유토, 간다 소마가 브로조비치를 압박하기 위해 하프라인 부근까지 내려왔다. 브로조비치는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팀이 1-3으로 뒤진 후반 33분 웨슬리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지난 16강과 8강에서 각각 107개와 101개의 패스를 시도한 브로조비치는 이날 패스 횟수가 67개에 그쳤다.

라이트백 사이 반 베르메스케르켄은 알 나스르의 핵심 날개 사디오 마네를, 21세 젊은 센터백 다카이 고타는 베테랑 호날두를 90분 내내 밀착마크했다. 가와사키는 전반 10분 이토 다츠야의 발리 선제골로 앞서가던 전반 28분 마네에게 동점골을 허용하며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하지만 남은시간 동안 빈틈없는 협력 수비로 마네와 호날두의 발을 묶었다. 가와사키는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전반 41분 오제키 유토, 후반 31분 '조커' 이에나가 아키히로의 연속골로 3-1 리드했다.

두 선수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던 알 나스르는 후반 42분 야야 아이만의 중거리슛으로 만회골을 터뜨리기 전까지 찬스 메이킹에 애를 먹었다. 호날두는 양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8개의 슛을 시도했지만, 빈손으로 경기를 마쳤다. 특히 후반 막판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쏜 프리킥이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혔고, 후반 추가시간 6분 문전 앞에서 골키퍼를 제치고 슈팅을 시도했으나, 헛발질을 하고 말았다. 경기는 가와사키의 3대2 승리로 끝났다.

호날두를 무득점으로 봉쇄한 다카이는 "솔직히 개개인 능력에선 밀렸지만, 일본인다운 조직력으로 승리했다. 다음 상대(알 아흘리)도 훌륭한 선수들이 많은 팀이지만, 민첩성과 팀워크로 상대를 꺾고 싶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골을 넣은 오제키는 "어려운 게임이 될 거란 걸 알고 있었다. 우리 플랜대로 진행된 점이 좋았다"라고 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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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대표'격으로 출전한 광주, 요코하마, 부리람(태국)은 ACLE 8강에서 각각 '사우디 트리오' 알 힐랄, 알 나스르, 알 아흘리에 패해 탈락 고배를 마셨다. 반면 8강에서 알 사드를 꺾은 가와사키는 '중동 밀어주기'라는 세간의 의심을 실력으로 지웠다. 알 사드와 알 나스르가 전력, 조직력면에서 알 힐랄, 알 아흘리보다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지만, 가와사키는 '하루 덜 쉬었다'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었다. 이로 인해 핵심 공격수 에리슨을 과감히 선발에서 빼는 등 알 사드전 대비 필드 플레이어 5명을 교체했다. 선발 제외된 5명은 후반 교체투입되어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한국인 골키퍼 정성룡은 벤치에서 동료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최근 J리그에서 5연속 무승 늪에 빠져 8위로 추락한 가와사키는 ACLE 무대에서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로써 J리그는 지난 2017년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8시즌 중 6시즌에 결승 진출팀을 배출했다. 우라와가 2017년과 2022년, 가시마가 2018년 우승했다. 우승 횟수를 총 8번으로 늘리며, ACL 통산 최다 우승 리그인 K리그(12회)와의 격차를 4개 차이로 좁혔다. 이번에 가와사키가 알 아흘리를 꺾으면 3개차가 된다. 2017년 이후 현재까지 결승에 오른 K리그 팀은 2020년 울산, 2021년 포항이 '유이'하다. 올 시즌 포함 최근 3시즌 연속 결승행이 불발됐다.

조별리그부터 한-일 클럽은 격차를 보였다. 광주는 올 시즌 ACLE에 도전한 K리그 3팀(울산 포항 광주) 중 유일하게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반면 J리그는 조별리그에 참가한 3팀이 모두 16강에 진출했다. 광주가 16강에서 일본 챔피언 비셀 고베를 꺾는 대파란을 일으켰지만, 알 힐랄전에서 0대7 스코어로 패하는 치욕을 겪었다. 상대의 노림수에 대처하지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7골을 헌납했다는 점이 알 나스르를 상대한 가와사키와 달랐다.

이토는 "앞으로 한 경기에 더 이기고 일본의 힘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라고 우승 각오를 밝혔다.



 
 
윤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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