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이정빈 기자 = ‘스토크 시티의 왕’ 배준호(21)가 잉글리시풋볼리그(EFL) 리그 원(3부 리그) 추락 위기에 놓였다. 리즈 유나이티드에 대패한 스토크 시티는 강등권과 거리가 좁아지며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게 됐다.
스토크 시티는 21일 오후 11시(한국 시각) 영국 리즈에 있는 엘런드 로드에서 열린 2024-25시즌 EFL 챔피언십 44라운드 리즈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에서 0-6으로 패했다. 조엘 피루(25)에게만 4골을 헌납하며 리즈 원정길에서 처참하게 무너졌다. 선발로 나선 배준호는 실점으로 이어지는 실수를 저질렀고,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이날 왼쪽 윙어로 출전한 배준호는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다. 오히려 팀과 함께 흔들리며 아쉬운 하루를 보냈다. 팀이 0-1로 밀리던 전반 8분, 배준호는 자기 진영 왼쪽 측면 부근에서 상대에게 소유권을 빼앗겼다. 배준호의 실수는 피루의 두 번째 득점으로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홈팀 쪽으로 넘어갔다. 이후 스토크 시티는 4골을 더 내주며 리즈 원정에서 산산이 조각났다.
실수를 범한 배준호는 전반전을 마치고 벤치로 향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배준호는 45분 동안 슈팅 1회, 패스 성공 10회(성공률 91%), 지상 볼 경합 성공 3회 등 뚜렷한 지표를 남기지 못했다. 평점은 5.3점으로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공격진 중에서 가장 낮은 평점을 받으며 인상을 남기는 데 실패했다.


이 패배로 17위 스토크 시티는 승점 50(12승·14무·18패)에 머물렀고, 강등권인 22위 루턴 타운과 4점 차로 좁혀졌다. 앞서 5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강등권과 멀어지는 듯했으나, 경쟁팀들이 대거 승리하면서 격차가 줄어들었다. 스토크 시티는 이어질 3위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21위 더비 카운티와 연전에서 한 번이라도 승리해야 자력으로 강등을 피할 수 있다.
스토크 시티가 2시즌 연속으로 하위권에서 허덕이면서 올여름 배준호의 거취가 주목된다. 배준호는 팀이 부진한 와중에 제 몫을 해낸 몇 안 되는 선수다. 밀리언 만호프(23)와 함께 팀 내 가장 많은 도움(5개)을 올렸고, 여기에 3골도 추가했다. 지난 시즌(2골·5도움)보다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쌓으며 잉글랜드 무대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배준호는 지난여름 네덜란드 강호이자 황인범(28)이 뛰고 있는 페예노르트의 관심을 받았다. 페예노르트는 이적료 800만 파운드(약 152억 원)를 준비하며 스토크 시티를 설득하려고 했지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승격을 노리던 스토크 시티는 이를 거절했다. 스토크 시티가 이번 시즌에도 EPL 승격을 이루지 못하면서 타 구단의 제안이 온다면 배준호와 동행이 불투명해질 거로 예상된다.
대한민국 국가대표인 배준호는 대전하나시티즌에서 성장해 2023년 여름 스토크 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첫 시즌부터 장점인 기술적인 드리블을 내세워 상대 수비수를 곤란하게 만들었고, 잉글랜드 진출 후 피지컬을 키워 상대와 몸싸움에도 쉽게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지난 시즌 ‘스토크 시티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다.
사진 = 스토크 시티, 게티이미지
이정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