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한화의 경기, 4회초 한화 엄상백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78억 FA 투수 엄상백(29·한화)이 또 한번 조기 강판됐다.
한화 이글스 이적 후 세번째 등판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엄상백은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전에 선발 등판했다.
하지만 3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73구로 투구수가 많았다. 볼넷과 안타로 매 이닝 위기를 맞으며 힘겨운 피칭을 이어갔다. 3이닝 5안타 3볼넷 4탈삼진 3실점.
최고 구속 148㎞ 직구와 체인지업, 커브, 커터를 섞어 던졌지만 투구 밸런스가 불안했다.
1회초 부터 볼넷이 화근이 됐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송성문과 최주환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1,2루에서 박주홍에게 던진 빠른 공이 빗맞은 좌전 선제 적시타가 됐다.
2회초 2사까지 빠르게 잡았지만 김태진 송성문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추가실점했다.
3회도 선두 최주환에게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볼넷을 허용했다. 김웅빈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2루. 하지만 박주홍을 뜬공, 임병욱 전태현을 변화구로 삼진 처리하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처음으로 실점 없이 넘어간 이닝. 하지만 3이닝 만에 이미 투구수는 71개에 달했다. 롱런은 불가능 했다.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한화의 경기, 3회초 무사 1루 한화 엄상백이 키움 김웅빈이 투구 앞 땅볼 타구를 잡아 1루로 던졌으나 내야안타가 되자아쉬워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한화의 경기, 2회초 한화 엄상백이 실점한 후 아쉬워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4회 선두 김건희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하자 양상문 투수코치가 마운드 위를 향했다.
어깨를 두드리며 수고했다고 격려했다. 엄상백은 비를 머금은 흐린 봄 날씨 만큼 어두운 표정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상규가 송성문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3실점이 됐다. 한화는 엄상백이 조기에 강판되면서 5회초까지 0-5로 뒤지고 있다.
경기 전 한화 김경문 감독은 전날 타선 지원 속 완벽투로 시즌 첫승을 수확한 류현진을 언급하며 "첫으을 제 때 못하면 굉장히 꼬인다. 어제 모든 게 잘 된 만큼 오늘도 타선 지원 속에 엄상백 선수가 첫 승을 올렸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하지만 사령탑의 바람과 달리 엄상백의 밸런스가 정상적이지 않았다. 한화 타선도 초반 엄상백을 돕지 못했다.
1회말 2사 3루에서 노시환의 잘 맞은 적시타성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향하며 직선타로 끝나고 말았다. 빗맞은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준 엄상백으로선 곧바로 동점이 됐다면 마음이 한결 편해졌을 수 있었다.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한화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엄상백이 역투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1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한화의 경기, 4회초 한화 엄상백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
이날 등판에서 엄상백은 밸런스 회복의 숙제를 안았다. 지난해 보여준 모습이 아니었다.
밸런스가 흔들리니 원하는 곳에 안착시키지 못한다. 제구를 위해 뿌리지 못하고 밀어 던진다. 그러다보니 같은 140㎞ 후반대 빠른 공도 타자들 타이밍에 딱딱 맞아 나간다. 체인지업으로 범타를 유도하고 있지만 변화구만 던질수는 없는 노릇이다. 투구수도 자꾸만 늘어난다.
선발 3경기 동안 소화한 이닝이 10⅔이닝에 불과하다. 8실점으로 6.75의 평균자책점. 승리 없이 속절 없는 패전만 쌓이고 있다.
하루 빨리 자신의 밸런스를 되찾아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엄상백이다.
정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