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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은 왜 '1할 타자' 대니돈을 교체하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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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뉴스]
 
30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LG전. 이날 넥센 히어로즈는 선발 라인업에 두 명의 외국인 선수를 기용했다. 선발투수 제이크 브리검과 1루수 겸 5번타자 대니돈이 나란히 선발 출전했다. 올 시즌 넥센이 외국인 선수 두 명을 동시에 선발 기용한 다섯 번째 경기. 이날 경기 전까지 넥센이 2명의 외국인 선수를 선발 기용한 건 4월 13일 고척 kt전(밴헤켄-대니돈)이 마지막이었다.
 
함께 선발 출전한 브리검과 대니돈.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둘의 희비는 뚜렷하게 엇갈렸다. 브리검은 최근 부진한 LG 타선을 7이닝 동안 4피안타 무볼넷 1실점으로 완벽에 가깝게 틀어막았다. 5회까지 허용한 안타는 빗맞은 내야안타 하나 뿐일 정도로, 위력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KBO리그 데뷔 3경기 만에 첫 퀄리티 스타트와 승리를 달성하며, 그간 제기된 의구심을 지워버린 브리검이다.
 
반면 20일 만에 선발 출전한 대니돈은 여전히 무기력했다. 마지막 타석에 안타 하나를 때려내긴 했지만, 타구에는 힘이 없었고 내야를 벗어나는 타구도 좀처럼 나오지 않았다. 외국인 타자다운 위압감이나 파워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4월 9일 두산전 이후 오랜만에 안타를 때린 게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브리검과 대니돈의 엇갈린 활약은 보다 근본적인 질문이 떠오르게 한다: 넥센은 왜 무기력한 대니돈을 교체하지 않을까? 대니돈은 올 시즌 팀이 50경기를 치를 동안 단 8경기에 선발 출전하는 데 그쳤다. 타율은 0.121로 멘도사가 강타자로 보일 지경이고, 홈런도 타점도 없이 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WAR) -0.4승으로 팀 승리를 깎아먹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무릎 수술 후유증이 있긴 하지만, 경기에 뛰지 못할 정도로 큰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삼성 다린 러프처럼 2군행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미 두 번이나 2군에 다녀왔지만 달라진 게 없는 모습이다. 두 번째 1군 복귀 후엔 아예 선발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 26일과 27일 삼성전에서 벤치를 지켰고, 30일 LG전에선 주전 1루수 채태인의 허벅지 부상 덕분에 ‘고육지책’으로 선발 출전했다. 외국인 타자가 1군에 있음에도 쓰지 않는다는 건, 대니돈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시사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넥센이 아직 대니돈 교체 카드를 쓰지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넥센은 외국인 타자 없이도 리그 최상위권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이다. 팀 득점 4위(265점), 팀 루타 3위(743루타), 팀 OPS 4위(0.778)의 타격 성적은 외국인 타자 도움 없이 넥센 국내 타자들이 거둔 성적이다. 
 
넥센의 한 코치는 외국인 타자가 ‘있지만 없는 것 같은’ 상황을 무조건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만약 대니돈이 외야의 한 자리를 차지했다면, 이정후와 허정협 같은 신인급 선수들이 기회를 잡기 어려웠을 거다. 외국인 타자가 부진한 대신, 우리 팀은 이정후 같은 새로운 선수를 얻었다. 새 외국인 타자가 가세해 한 자리를 차지하면, 그만큼 국내 선수에게 돌아갈 기회는 줄어든다. 모든 현상에는 양면이 있다.” 이 코치의 말이다. 
 
실제 넥센은 내외야를 막론하고 젊고 재능 넘치는 선수들이 넘쳐난다. 외야엔 이정후, 허정협, 고종욱, 박정음, 현재 부상으로 빠진 임병욱 등을 보유하고 있다. 내야도 1루수 채태인-2루수 서건창-유격수 김하성-3루수 김민성-지명타자 윤석민으로 이미 포화 상태다. 이들보다 월등히 뛰어난 외국인 타자가 아니라면, 굳이 큰 돈을 들여 영입해 붙박이로 기용할 이유가 없는 넥센이다. 
 
좀 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이미 션 오설리반을 집에 보낸 넥센은 이제 외국인 선수 교체 기회가 한 번밖에 남지 않았다. 아직 정규시즌 일정이 60% 이상 남은 시점에 섣불리 외국인 교체 카드를 꺼내기 어렵다. 
 
현재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에이스 밴헤켄의 컨디션 회복이 변수다. 한국 나이로 39살이 된 밴헤켄은 올 시즌 좀처럼 예전 같은 위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6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 4.59로 2012년 데뷔 후 가장 좋지 않은 수치를 기록 중이고, 통산 8.16개였던 9이닝당 탈삼진은 올 시즌 6.21개로 2개 가까이 줄어들었다. 
 
패스트볼 평균구속도 137km/h로 예년보다 2~3km/h 가량 떨어진 상태다. 넥센 관계자는 “밴헤켄도 이제 적지 않은 나이다. 올해는 캠프 때부터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아 걱정을 했는데, 시즌 들어서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1군 엔트리에서도 벌써 두 차례나 말소됐다. 5월 12일 삼성전을 앞두고 1군 등록해 마운드에 섰지만, 5이닝 4실점에 그친 뒤 다음날 바로 말소됐다. 
 
밴헤켄은 2군에 내려가는 대신, 넥센 1군과 동행하며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장정석 감독은 일단 밴헤켄을 최대한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위를 되찾은 뒤 돌아오면, 지난 시즌처럼 활약해줄 거라고 믿는다.” 밴헤켄은 지난해도 일본 프로야구에서 부진한 시즌을 보내다, 후반기 넥센에 합류해 좋은 피칭을 선보인 바 있다. 
 
물론, 아무리 밴헤켄이라도 무한정 기회를 제공하긴 어렵다. 두 번째 복귀 후에도 제 모습을 찾지 못한다면, 넥센도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할 문제다. 
 
넥센 선발진은 현재 신재영이 컨디션 난조로 2군에 내려간 상태다. 이제 스무살인 최원태는 아직 풀타임 선발 경험이 없는 투수고, 토미존 수술에서 돌아온 조상우와 한현희도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시즌을 완주할지는 미지수다. 선발투수들에게 시즌 중 휴식기를 준다는 구상을 실현하려면, 외국인 투수 2명이 제 몫을 해줘야 한다. 
 
결국 넥센이 외국인 타자 대니돈에 칼을 빼드는 시점은, 다시 돌아온 밴헤켄이 이름값에 걸맞은 투구를 보여준 이후가 될 전망이다. 물론 그 이전까지 대니돈이 ‘부활’해 외국인 타자다운 파괴력을 보여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 현재로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
 
 
배지헌 기자 
 

기사제공 엠스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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