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이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정관장과 4차전에서 패배한 후 코트에 엎드려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이 우승 문턱 앞에서 또 고배를 마셨다.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들어 3경기 연속으로 펼쳐진 풀세트 접전 끝에 정관장에 덜미를 잡혔다.
흥국생명은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정관장과 4차전에서 2대 3(20-25, 26-24, 34-36, 25-22, 12-15)으로 졌다. 시리즈 전적 2승2패를 맞춘 두 팀은 이제 8일 인천에서 끝장 승부를 펼친다.
올 시즌을 끝으로 코트를 떠나는 ‘배구 황제’ 김연경은 우승 반지를 낄 기회를 한 번 더 미뤘다. 해외 리그 생활을 마치고 2020-2021시즌 국내 리그에 복귀한 김연경은 흥국생명과 함께한 3시즌 동안 매번 아쉽게 우승컵을 놓쳤다. 복귀 첫 시즌엔 GS칼텍스에 밀렸고, 2022-2023시즌엔 한국도로공사에 V리그 사상 첫 역스윕패 수모를 겪었다. 직전 시즌엔 현대건설에 3전패를 당하며 좌절했다.
초반 분위기부터 좋지 않았다. 지난 3차전 역전패 이후 이날 경기에서도 1세트 주도권을 빼앗기면서 불안감이 고조됐다. 세트 한때 9점 차로 크게 밀린 흥국생명은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지 못한 채 1세트를 무력하게 내줬다. 2세트엔 어렵사리 반격에 성공, 승부의 균형을 맞췄지만 이어진 3세트를 11차례의 듀스 접전 끝에 헌납하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4세트에만 9점, 무려 72.73%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한 김연경이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다. 그러나 정관장의 부상 투혼이 한발 앞섰다. 메가가 무릎 통증을 딛고 5세트에 흥국생명 코트를 폭격했다. 7-10으로 밀린 상황에서 연속 득점으로 역전의 발판을 놓은 메가는 매치 포인트에서 퀵오픈으로 마지막 득점까지 책임지면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메가는 38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반면 흥국생명은 김연경이 32점, 투트쿠가 30점을 내며 분전했지만 우승 압박을 결국 이겨내지 못했다. 경기 후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파이널 경험이 없는 선수들이 있다”며 “이런 부분이 팀에 어느 정도는 영향이 미치는 것 같다”며 고개 숙였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 6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정관장과 4차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한편 전날 남자부 현대캐피탈은 챔프전 3전승을 거두고 2005-2006시즌 이후 19년 만의 통합우승을 이뤘다. 구단 사상 처음으로 트레블(컵대회 우승·정규리그 1위·챔프전 우승)도 달성했다. 주포 레오는 기자단 투표 31표 중 23표를 얻어 통산 세 번째 챔프전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대전=이누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