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부주장이자 핵심 센터백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이미 마음이 떠난 상태다.
로메로가 자신을 향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관심에 반응했다. 보도에 의하면 로메로는 이미 아틀레티코 이적을 결심했다. 아틀레티코의 사령탑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과 통화도 마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틀레티코에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동료들이 다수 뛰고 있다는 점도 로메로의 마음을 흔든 모양이다.
관건은 클럽 간 협상이다. 로메로는 아직 계약 기간이 2년이나 남아 있기 때문에 토트넘이 협상 주도권을 쥐고 있다. 까다로운 협상가로 유명한 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이 로메로의 이적료로 높은 금액을 요구하면 아틀레티코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토트넘은 현재 8000만 유로(약 1272억원)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트넘 전문 매체 '스퍼스 웹'은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샤샤 타볼리에리의 보도를 인용해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과 여름 이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시메오네 감독은 로메로를 여름 이적시장에서 우선순위로 고려할 예정이라고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타볼리에리는 아직 아틀레티코와 토트넘이 합의를 이뤄내지는 않았지만, 로메로는 아틀레티코 이적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로메로의 에이전트와 아틀레티코 구단 사이에 계약에 대한 논의가 좋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알렸다.
걸림돌은 로메로의 이적료다.
'스퍼스 웹'은 "보도에 따르면 아틀레티코가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나의 장애물은 로메로에게 요구하는 가격"이라며 "로메로의 계약 기간이 2년밖에 남지 않았지만, 토트넘은 로메로에게 8000만 유로의 가격표를 붙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높은 금액이기는 하나 로메로의 계약 기간이 아직 2년 이상 남았다는 점, 그리고 로메로가 프리미어리그 내 최고 수준의 센터백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토트넘이 로메로의 이적료를 높게 책정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로메로는 이번 시즌 부상으로 인해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지만, 1998년생이기 때문에 여전히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는 점도 로메로의 몸값을 올려준다.
토트넘이 책정한 이적료가 더 낮다는 주장도 있다.

영국 축구 언론 '풋볼 인사이더'의 피트 오루크는 "토트넘의 스타 선수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이번 여름 단돈 5000만 파운드(약 950억원)의 이적료로 구단에서 쫓겨날 수 있다"며 "로메로를 영입할 가능성이 있는 팀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라고 했다.
오루크는 "로메로는 최근 이적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그의 부진한 성적과 부상 우려로 인해 이번 여름에는 값싼 이적료가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로메로의 이적료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된 이유가 이번 시즌 그의 부상 이력과 기량 저하에 대한 의심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로메로는 토트넘이 기회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정기적으로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고, 트로피를 놓고 싸우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로메로가 토트넘을 떠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과 우승 경쟁이라고 했다.
아틀레티코에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동료들이 다수 활약 중이라는 점도 로메로의 마음을 흔든 듯하다. 현재 아틀레티코에는 로드리고 데파울, 훌리안 알바레스, 앙헬 코레아, 나우엘 몰리나가 뛰고 있다. 팀의 사령탑 시메오네 감독 역시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이적 후 가장 중요한 소통과 적응 문제에 대해 큰 걱정이 없다는 뜻이다.

로메로는 이전부터 레알 마드리드 등 해외 구단들과 수 차례 연결됐으나, 그의 이적설이 본격적으로 타오르기 시작한 건 3월 A매치 기간에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로메로가 토트넘 의료진의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표한 이후부터다.
로메로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최근 몇 달간 힘든 시간을 보냈다. 사실 나는 예정보다 더 빨리 복귀할 수 있었다"며 토트넘 의료진의 능력 부족 때문에 복귀 시기가 미뤄졌다는 듯 말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대표팀 의료진이 나를 힘든 시기에서 구해줬고, 내가 다시 경기장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줘서 항상 감사하다"면서 "그것이 내가 원하는 일"이라고 썼다.
로메로의 경기 후 인터뷰와 SNS에 적은 글 내용을 종합하면 그는 예상보다 더 일찍 경기장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했고, 대표팀 의료진의 도움이 있었기에 다행히 부상에서 복귀할 수 있었다. 그런데 현지에서는 이것을 두고 로메로가 토트넘 의료진을 저격했다고 해석하고 있다.
로메로의 인터뷰를 전한 스페인 매체 '아스'의 에두아르도 부르고스는 "로메로가 토트넘의 부상 처리 방식에 크게 화를 내고 있다. 문제가 생기는 중"이라며 로메로가 소속팀 토트넘 의료진의 능력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고 했다.

로메로는 토트넘의 붙박이 주전 센터백이지만, 이번 시즌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인해 약 4개월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가 다친 부위는 발목, 발가락, 햄스트링 등 다양했고, 팀에서도 복귀 시기를 쉽게 예상하지 못한 탓에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가 빠져 있는 동안 수비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로메로 외에도 이번 시즌 토트넘에는 유독 부상자가 많았다. 로메로와 비슷한 시기 부상을 입은 로메로의 센터백 파트너 미키 판더펜을 비롯해 도미닉 솔란케, 제임스 매디슨, 히샬리송, 데스티니 우도기, 손흥민 등 이번 시즌에만 12명에 달하는 토트넘의 주요 전력들이 부상을 겪으면서 팀 전력에도 영향을 미쳤다. 로메로가 이를 저격한 것이나 다름없다.
로메로가 마음이 떠난 듯한 인터뷰를 했고, 일주일 만에 시메오네 감독과 이적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로메로의 여름 이적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분위기다. 로메로가 경기장 안팎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토트넘도 로메로가 팀을 떠날 것을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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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