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컴백!"→"클라위베르트 나가"…호주 원정 '1-5' 참사→월드컵 탈락 위기에 인도…

신태용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뒤에도 현지 커피 체인과 대형 광고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변함 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SNS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인도네시아 축구 팬들이 참패를 당하자 신태용 감독을 그리워했다.

인도네시아 매체 '볼라스포츠'는 20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축구 팬들이 파트릭 클라위베르트 데뷔전에서 신태용 이름을 외친 행동이 네덜란드까지 전파됐다"라고 보도했다.

인도네시아는 20일 호주 시드니의 시드니 풋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예선 7차전 원정 경기에서 1-5 대패를 당했다.

이날 인도네시아는 전반 7분 페널티킥을 얻어내면서 호주 원정을 쉽게 풀어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케빈 딕스의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오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반대로 호주는 페널티킥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 선제골을 만들었다. 전반 18분 호주 미드필더 마틴 보일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호주에 리드를 가져왔다.

호주는 선제골을 터트린지 2분 만에 추가골을 넣었다. 전반 20분 니샨 벨루필레이가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침착한 슈팅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전반 34분엔 잭슨 어바인이 추가골을 넣으면서 팀의 3번째 득점을 장식했다.

전반전을 0-3으로 마친 인도네시아는 후반전에 세트피스 수비에서 문제를 드러내며 2골을 더 실점했다.

후반 16분 코너킥 상황에서 루이스 밀러에게 헤더 추가골을 허용하면서 스코어는 0-4가 됐다. 후반 33분 올레 로메니의 만회골이 나왔지만, 후반 45분 또 코너킥에서 어바인에게 실점해 1-5 대패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호주전에서 대패하면서 인도네시아는 순위가 한 단계 내려갔다.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7차전이 종료된 현재 인도네시아는 승점 6(1승3무3패)을 기록해 4위에 자리했다. 2위 호주(승점 10)와의 승점 차는 4점으로 벌어졌다.

경기 전 인도네시아는 승점 6점을 기록해 C조 2위에 자리했고, 2위 호주는 승점 7점이었다. 조에서 1~2위를 차지하는 팀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고, 조 3~4위는 아시아 예선 플레이오프에 참가해 본선 진출팀이 결정된다. 

본선 진출권이 걸린 2위 호주와의 승점 차가 불과 1점이었기에 인도네시아는 호주 원정에서 승리했다면 순위 도약에 성공할 수 있었다. 승리가 아니더라도 무승부만 거둬도 월드컵 본선 진행 가능성을 계속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호주전이 참패로 끝나면서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했다. 현재 5, 6위에 자리엔 바레인과 중국의 승점도 6점이기에, 잔여 일정 결과에 따라 순위가 더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

 

인도네시아 축구 팬들은 호주전 대패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언론에 따르면 이날 호주 원정 경기를 보러 온 팬들은 인도네시아가 대량 실점하면서 무너지자 신태용 감독의 이름을 외치기 시작했다.

네덜란드 매체 '부트발 인터내셔널'은 "클라위베르트는 전임자 신태용 감독의 이름이 관중석에서 울려 퍼지는 것을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1월 6일 신 감독을 축구대표팀 사령탑에서 쫓아냈다. 신 감독은 지난 2020년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은 뒤 꾸준히 성과를 냈지만 월드컵 본선 진출 도전 중 옷을 벗었다.

신 감독일 경질한 인도네시아는 곧바로 네덜란드 레전드 공격수 출신 클라위베르트 감독을 선임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이고, 연장 옵션이 포함되어 있어 계약 기간은 2년에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

 

어린 시절부터 네덜란드 최고의 재능 중 하나로 꼽혔던 클라위베르트 감독은 선수 시절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와 세계적인 구단인 바르셀로나 등에서 활약했던 전설적인 공격수 출신의 지도자다.

다만 클라위베르트 감독은 선수 시절과 달리 감독으로 성공한 인물은 아니다. 지난 2008년 LOSC릴(프랑스)에서 은퇴한 뒤 자국 AZ 알크마르에서 수석코치직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FC트벤테 2군 감독과 퀴라소 축구대표팀 감독 대행을 거쳐 지난 2023년 아다나 데미르스포르(튀르키예)의 사령탑에 앉으면서 처음으로 정식 감독직을 수행했다.

당초 클라위베르트 감독과 데미르스포르는 2년 계약을 맺었지만, 클라위베르트 감독의 튀르키예 생활은 6개월도 가지 못했다. 2023년 6월 데미르스포르와 계약한 클라위베르트 감독은 그해 12월 상호 합의 하에 계약을 해지하고 다시 무직 신분이 됐다.

인도네시아가 감독으로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클라위베르트 감독을 선임한 배경엔 현재 인도네시아 대표팀에 인도네시아계 네덜란드 혈통 선수들이 많아 네덜란드 출신 선수들과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클라위베르트 감독의 대표팀 데뷔전은 신 감독의 호주전과 크게 비교됐다.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9월 10일 신태용 감독의 지휘 아래 호주와의 C조 2차전 홈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위로 평가받았던 호주를 상대로 승점 1점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호주는 반대로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이 인도네시아전 무승부 여파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신 감독과 달리 호주에 5골을 허용하며 대패를 하자 인도네시아 축구 팬들은 벌써 클라위베르트 감독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볼라스포츠'는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호주 원정에서 참패한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파트릭 클라위베르트 아웃'이 반향을 일으켰다"라고 전했다.

 

한편 인도네시아가 호주에 대패를 당한 후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팬들에게 응원을 촉구했다.

인도네시아 '콤파스'에 따르면 신 감독은 호주전이 끝난 후 "앞으로 3경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우리는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라며 "현재 인도네시아 대표팀 선수들은 거의 다 내 자식들이다. 기쁜 마음으로 계속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호주 원정을 마친 인도네시아는 오는 25일 오후 10시45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에서 바레인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8차전 홈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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