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18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여자부 페퍼저축은행이 결국 4시즌 연속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래도 올 시즌엔 수확이 많다. 창단 후 최고 성적과 각종 의미 있는 기록을 손에 넣으며 차기 시즌 기대감을 올렸다.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19일 국민일보와 전화통화에서 “이번 시즌엔 ‘두 자릿수 승수’를 목표로 삼고 달려왔다”며 “다음 시즌엔 한 단계 목표치를 올려서 더 달라진 페퍼저축은행을 보여주겠다”고 전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전날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현대건설에 1대 3으로 패하면서 7위(승점 35·11승25패)를 확정했다. 승점을 얻을 마지막 기회를 놓쳐 6위(승점 36·11승24패) GS칼텍스에 승점 1차로 밀렸다.
페퍼저축은행은 2021-2022시즌 V리그 무대에 입성한 여자부 막내팀이다. 창단 이후로는 늘 최하위를 전전했다. 첫 시즌엔 3승을 쌓는 데 그쳤고 이후 2시즌 연속 5승으로 제자리걸음이었다. 직전 시즌엔 23연패를 당하며 프로배구 여자부 최다 연패 불명예를 쓰기도 했다.
올 시즌은 달랐다. 최종 순위는 예년과 같지만 경기 내용을 뜯어보면 변화가 많다. 일단 장 감독이 개막 전 내걸었던 ‘몽구스’ 정신을 팀 색깔로 입히는 데 성공했다. 한마디로 선수단의 ‘파이터 기질’을 키워 리그 내 복병으로 자리매김했다.
장 감독은 “올 시즌엔 경기 중에 기세가 기울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뒷심이 좋아졌다”며 “이제 선수들이 이기는 맛을 알게 됐다. 직전 시즌 연패로 내재한 패배의식도 어느 정도 털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선수단 분위기가 달라지자 성적은 자연히 따라왔다. 개막 4경기 만에 첫 승을 따낸 페퍼저축은행은 전반기까지는 5위를 유지했다. 4라운드엔 창단 첫 3연승에 성공했고, 5라운드엔 창단 첫 단일 시즌 10승 고지를 밟았다. 전 구단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의미 있는 기록도 챙겼다.
다음 시즌 더 큰 반등을 위해선 주포 역할의 외국인 선수를 잘 뽑는 게 중요하다. 페퍼저축은행은 드래프트 1순위로 데려온 자비치가 개막 전 부상을 당해 테일러를 새로 영입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후반기 체력싸움에서 뒤처졌다.
이누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