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시범경기에서 벌써 2개의 홈런을 날리는 등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불과 8게임을 치렀을 뿐이다. 정식 경기도 아니다. 그러나 그를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감으로 가득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가 스프링트레이닝서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이정후는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코츠데일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 시범경기에 3번 중견수로 출전, 홈런을 포함해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는 7대3으로 승리했다.
홈런포는 1-0으로 앞선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터져나왔다. 샌프란시스코는 1사후 윌리 아다메스가 화이트삭스 선발 조나단 캐논으로부터 사구를 얻어 출루했다. 이어 이정후는 볼카운트 1B2S에서 캐논의 4구째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공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겼다.
이정후가 홈런을 날린 것은 지난달 2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1회말에 친 우월 솔로포 이후 열흘 만이다. 또한 이정후는 이 홈런으로 4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이어가며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로써 이정후는 8차례 시범경기에서 타율 0.400(20타수 8안타), 2홈런, 4타점, 6득점, 2볼넷, 5삼진, OPS 1.228을 마크했다. 시범경기 각 부문 순위를 언급한다는 것은 이른 시점이지만, 이정후는 2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218명 중 타율 공동 18위, OPS 15위다.
이런 페이스라면 올해 개막전부터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드러내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정후는 지난해 시범경기에서는 13게임에서 타율 0.343(35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6득점, OPS 0.911을 마크하고 정규시즌에 들어갔다.
이정후가 3회 투런홈런을 터뜨리고 들어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X 계정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 X 계정
경기 후 이정후는 "내가 지금 시범경기에서 잘 치고 있는 것은 나 뿐만 아니라 팀과 트레이너, 그리고 우리 구단이 노력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구단은 내가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도록 100% 지원해 주고 있다. 구단에 보답하고 싶고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나에게 도움이 되는 얘기와 소통을 타격코치들과 많이 하고 있다"고도 했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는 스윙하는 걸 좋아한다. 작년에 그가 왔을 때 이미 알고 있던 것이다. 지금 3번 타자로 어울리는 모습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정후의 홈런이 반가운 것은 구단도 마찬가지다.
샌프란시스코는 3회 이정후와 채프먼의 백투백 홈런이 터지자 곧바로 구단 SNS에 두 선수의 홈런 영상을 올리고, 이정후의 사진에는 따로 '잘생겼고 건강하다(handsome an wholesome)'는 문구를 달았다. 건강하다는 것은 작년 어깨 수술을 받은 이정후가 완벽한 몸 상태를 회복했다는 의미다.
이정후는 코칭스태프와 많은 얘기와 소통을 나누고 있다고 했다.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화이트삭스전에 베스트 라인업을 가동했다. 즉 이정후를 3번에 놓고 라몬트 웨이즈 주니어를 새 리드오프로 기용한 타선이다. 즉 멜빈 감독은 라몬트, 아다메스, 이정후, 맷 채프먼, 엘리엇 라모스, 패트릭 베일리, 윌머 플로레스, 마이크 야스트렘스키, 타일러 피츠제랄드 순을 처음으로 시험한 것이다.
멜빈 감독은 "오늘과 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갈 수 있다면 언제나 좋은 일이다. 왜냐하면 시범경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라인업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타순을 시험하고 있다고 보면 되는데 개막전에서 볼 수 있는 타순을 짜봤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MLB.com은 '자이언츠 중심 타선은 실망스럽지 않았다. 이정후와 채프먼이 3회말 백투백 홈런을 터뜨렸다. 이정후가 우중간 펜스 너머 언덕에 떨어지는 투런포를 날렸고, 채프먼이 우측 샌프란시스코 불펜에 떨어지는 솔로포를 터뜨렸다'고 전했다.
채프먼은 "오늘 라인업을 보면 1번부터 9번까지 만만한 타자는 없는 것 같다. 아웃시키기 어려운 많은 좋은 타자들이 있다"고 했다.
MLB.com은 '샌프란시스코의 3-4번 타자들이 시범경기에서 뜨겁다. 이정후는 타율 0.400, 2홈런, 채프먼이 타율 0.462(13타수 6안타), 3홈런을 마크했다'고 전했다.
노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