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한데 박스 아웃 했는데요.”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4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수원 kt와의 2024-25 KCC 프로농구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접전 끝 74-75로 패배했다.
마지막 순간 애매한 파울로 인해 승패가 나뉜 아쉬운 하루. 그러나 이날은 승리한 kt보다 한국가스공사, 그리고 신승민에게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kt가 승리한 날, 그러나 이날 모두의 관심을 받은 건 신승민이었다. 사진=KBL 제공
상황은 이렇다. 2쿼터 종료 55.6초를 남긴 상황, 한국가스공사는 37-34로 앞서 있었고 확실한 공격을 위해 작전 타임을 요청했다. 이때 문제가 발생했다. 강혁 감독은 신승민은 물론 모든 선수에게 리바운드를 위한 박스 아웃을 강조했다. 그리고 신승민은 “죄송한데 박스 아웃 했는데요”라고 답했다.
한국가스공사 벤치에는 순간 정적이 흘렀다. 이전 플레이에 대한 아쉬움을 지적하는 감독에게 선수가 맞받아친 건 쉽게 볼 수 없는 일이다. 분위기가 나빴던 것도 아니다. 한국가스공사는 분명 리드하고 있었다.
신승민의 답 이후 누군가 “어려우니까 다 같이 하자”고 외쳤고 곁에 있었던 변영재 통역도 “계속해, 더 해”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강혁 감독도 잠깐의 침묵 이후 곧바로 작전 지시에 들어갔다. 신승민은 곧바로 차바위와 교체됐다.
과거에도 선수가 감독에게 강한 의사 표현을 한 적은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와 같은 일이 흔한 건 아니다. 더불어 유쾌한 일도 아니다. 당연한 부분을 지적하는 감독에게 이제 성장하기 시작한 어린 선수가 맞받아치는 건 세대를 떠나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신)승민이가 요즘 성장통이 있다. 본인도 반성하고 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경기 중에 많이 힘들었고 그러다 보니 말이 나오게 됐다고 하더라. (강혁)감독님과 선수단 내부에서 크게 주의를 줬다”고 이야기했다. 사진=KBL 제공
또 신승민이 정말 박스 아웃을 철저하게 했기에 억울했다고 해도 이와 같은 상황은 좋게 볼 수 없다. 코트 안에선 수직 관계가 확실해야 할 감독과 선수이기에 이러한 문제는 팀 분위기를 무너뜨리는 일이 될 수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결국 신승민에게 하루 휴식을 줬다. 사실상 자체 징계에 비슷한 근신 결정. 지난 5일 훈련 없이 하루를 보낸 신승민은 6일 오후 훈련부터 합류할 예정이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신)승민이가 요즘 성장통이 있다. 본인도 반성하고 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경기 중에 많이 힘들었고 그러다 보니 말이 나오게 됐다고 하더라. (강혁)감독님과 선수단 내부에서 크게 주의를 줬다”고 이야기했다.
다른 팀도 아닌 한국가스공사에서 이러한 이슈가 발생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대단한 스타 플레이어 없이 끈끈한 조직력과 팀 플레이로 창단 후 2번째 봄 농구를 눈앞에 둔 그들이다. 그렇기에 이와 같은 상황은 다소 어색하다.
민준구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