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참 좋았는데…줄부상에 봄배구 무산된 IBK기업은행, ‘백전노장’ 김호철도 손쓸 틈 없었다

IBK기업은행 선수들이 2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흥국생명과 원정경기 도중 작전타임을 갖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봄배구를 향한 IBK기업은행의 꿈은 좌절됐다. 25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최근 6연패와 함께 후반기 1승12패에 그친 IBK기업은행은 남은 5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봄배구 진출이 무산됐다. IBK기업은행의 마지막 봄배구는 2020~2021시즌이다.

12승19패, 승점 37의 IBK기업은행이 5전승으로 승점 15를 온전히 챙겨도 3위 현대건설(18승12패·승점 57)과 승점차를 3 이내로 좁힐 수 없다. V리그에선 3~4위의 승점차가 3 이내일 때만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봄배구를 시작한다.

모든 부분에서 실패했다. 득점, 공격종합 등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지킨 외국인 공격수 빅토리아만 펄펄 날았다. 앞서고 있을 때는 당황하고, 밀릴 때는 빠르게 포기했다. 어떤 상황에서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멘탈은 실종됐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흥국생명전 패배 직후 “실력의 문제다. 앞서고 있을 때 좀 더 치고 나가야 하는데, 잦은 범실로 분위기를 끌고 가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물론 이날 경기뿐이 아니라 후반기 모든 경기가 그랬다.

‘잘못된 투자’도 뼈아프다. IBK기업은행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콤비 이소영(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과 이주아(미들블로커·센터)를 3년 최대 각각 21억 원과 12억 원에 영입했다. V리그 여자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전력 보강이었다.

그러나 이소영의 영향력은 ‘제로(0)’와 다름없었다. 어깨 부상으로 너무 오래 쉬었고, 복귀한 뒤에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소영이 70-~80% 실력만 보였더라도, 빅토리아의 부담을 덜어주면서 꽤 괜찮은 화력을 뿜어낼 수 있었다.

김 감독은 “(이소영의) 최초 진단은 8주였다. 충분한 휴식을 하며 재활을 했다. 그런데 예전 폼이 안 나왔다. (불안한 상황이) 누적되며 본인이 불안해했다. 재활 과정, 심리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물론 이소영을 차치하더라도 부상자가 너무 많았다. 아시아쿼터로 데려왔던 주전 세터 천신통(중국)마저 부상으로 이탈했고, 또 다른 국내 공격수 황민경도 손가락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천신통이 떠난 뒤로 빠르게 내림세를 탔다. 이래저래 IBK기업은행으로선 안타까운 시즌이다.
 

남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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