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에서 활약 중인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이 네덜란드의 레전드 로빈 판 페르시 감독의 지도를 받을 전망이다.
판 페르시 감독이 페예노르트에 부임하는 게 확실시됐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 소속이자 '공신력 끝판왕'으로 불리는 데이비드 온스테인은 20일(한국시간) "페예노르트는 로빈 판 페르시를 새로운 감독으로 임명하려 하고 있다"며 "과거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던 판 페르시는 현재 헤이렌베인을 지휘하고 있으며, 당사자 간의 합의는 목요일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온스테인은 또한 판 페르시가 앞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에릭 텐 하흐 전임 감독을 보좌했던 르네 하케 코치를 수석코치로 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페예노르트 관련 소식에 정통한 네덜란드 언론 '1908.nl' 역시 20일 "페예노르트가 판 페르시 감독과 하케 코치를 신임 코칭 스태프로 선임할 예정"이라면서 "페예노르트 구단은 이미 판 페르시 감독, 하케 코치의 대리인과 공식적인 접촉을 마쳤다. 구단은 헤이렌베인 사령탑인 판 페르시 감독이 팀을 이끄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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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예노르트가 이번 주 내로 판 페르시 감독 선임 작업을 마무리한다면 황인범을 비롯한 페예노르트 선수들은 지난 10일 브리안 프리스케 감독이 경질된 지 약 2주 만에 새 사령탑을 만나게 된다. 페예노르트는 프리스케 감독을 내보낸 뒤 최근까지 파스칼 보스하르트 감독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렀다.
프리스케 감독이 팀을 떠난 직후 페예노르트는 새 감독을 찾는 작업에 돌입했다. '부트발 인터내셔널' 등 네덜란드 현지 언론들은 에릭 텐 하흐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마크 판 봄멀 전 PSV 에인트호번 감독, 마리노 푸시치 샤흐타르 도네츠크 감독 등이 후보군에 올랐다고 했다.
그러나 '부트발 인터내셔널'은 텐 하흐 감독이 페예노르트에 합류할 가능성은 낮고, 판 봄멀 감독은 페예노르트의 라이벌이나 다름없는 PSV의 색채가 강하며, 페예노르트가 현재 샤흐타르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푸시치 감독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내다봤다.
이에 페예노르트는 다른 후보들을 물색, 페예노르트 코치와 18세 이하(U-18) 감독을 거쳐 지난해 헤이렌베인에 선임된 판 페르시 감독을 다시 페예노르트에 부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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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스테인은 "페예노르트는 브리안 프리스케 감독이 2월10일 해고된 뒤 파스칼 보스하르트 감독 임시 체제로 운영됐으나 정식 감독이 없는 상태다. 41세의 판 페르시는 프로 감독 경력을 시작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페예노르트의 감독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온스테인에 따르면 판 페르시 감독은 지난해 5월 헤이렌베인과 2년 계약을 맺으며 헤이렌베인 지휘봉을 잡았다. 헤이렌베인은 판 페르시 감독 체제에서 현재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9위를 기록 중이며, 페예노르트는 판 페르시 감독이 초임 감독임에도 불구하고 에레디비시에서 어느 정도 성적을 내자 그에게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판 페르시 감독은 지난해 12월 아약스와 함께 에레디비시 '쌍두마차'로 불리는 PSV를 꺾는 이변을 연출하며 조명을 받기도 했다.
판 페르시 감독은 아직 지도자보다 선수로서 더 유명한 인물이다.
페예노르트 유스 출신인 그는 페예노르트를 거쳐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며 프리미어리그(PL)를 경험했고, 이후 튀르키예 수페르리가의 명가 페네르바체에서 3년간 활약한 뒤 고향 페예노르트로 돌아와 커리어 말년을 보내다 축구화를 벗었다.
특히 2011-12시즌과 2012-13시즌에는 각각 아스널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2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는 발군의 골 결정력을 선보였다.
또한 판 페르시 감독은 마르코 판 바스턴, 파트릭 클라위버르트, 뤼트 판 니스텔로이 등 쟁쟁한 선배 공격수들을 제치고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보유한 인물이기도 하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당시 스페인을 상대로 터트린 '플라잉 헤더 골'은 그에게 '플라잉 더치맨'이라는 별명을 선물했다.
다만 감독으로서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고, 전술적 능력도 아쉽다는 평가를 받는다. 헤이렌베인이 현재 에레디비시에서 중위권에 위치해 있기는 하나, 판 페르시 감독은 공격 상황에서 세부 전술이 부족하고 압박에만 치중하느라 수비 시 지나치게 많은 공간을 허용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판 페르시 감독이 이를 극복하고 친정팀 페예노르트에서 명성을 쌓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