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양민혁(19,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 유럽 데뷔전에서 데뷔 어시스트를 작렬했다. 토트넘 홋스퍼 팬들도 그의 활약에 주목하고 있다.
토트넘 팬 커뮤니티 '스퍼스 웹'은 15일(한국시간) "토트넘은 양민혁의 선발 데뷔전에 대한 QPR 팬들의 리뷰를 좋아할 거다. 그들은 양민혁을 두고 '모든 경기에 선발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QPR은 같은 날 영국 런던 로프터스 로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33라운드에서 더비 카운티를 4-0으로 격파했다. 이로써 QPR은 승점 44(11승11무11패)를 기록, 리그 11위로 올라섰다. 승격 플레이오프(PO) 막차를 타는 6위 웨스트 브롬(승점 47)과 격차는 3점까지 줄어들었다.
'임대생' 양민혁이 처음으로 선발 출격해 1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QPR 임대를 택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공격진 줄부상에도 불구하고 양민혁을 한 번도 기용하지 않았다. 많은 이들의 예상과 달리 5부리그 탬워스와 만난 FA컵 경기에서도 양민혁을 명단 제외했다.
그러자 QPR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양민혁을 품는 데 성공했다. 양민혁은 QPR에 합류하자마자 밀월전에서 교체로 나서며 데뷔전을 치렀고, 대포알 슈팅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그는 이후 블랙번 로버스와 코번트리 시티를 상대로도 후반전 투입되며 3경기 연속 교체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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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경기 감각을 끌어올린 양민혁. 그는 QPR 4번째 경기에선 아예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양민혁은 4-2-3-1 포메이션의 우측 윙어로 출전해 약 63분간 피치를 누볐다. 왼쪽 날개로 나선 일본인 공격수 사이토 고키와 호흡을 맞췄다.
경기는 QPR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QPR은 전반 21분 일리아스 셰이르가 멋진 터닝슛으로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 나갔다. 전반 35분엔 고키가 골키퍼 맞고 흘러나온 공을 가볍게 밀어넣으며 추가골을 뽑아냈다.
QPR은 후반에도 두 골을 보탰다. 양민혁도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유럽 무대에서 처음으로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후반 12분 양민혁이 좋은 터치로 공을 잡아놓은 뒤 박스로 질주했다. 그는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셰이르가 마무리하며 3-0을 만들었다.
제 몫을 다한 양민혁은 후반 18분 교체되며 벤치로 물러났다. 이후 QPR은 후반 21분 터진 로니 에드워즈의 쐐기골까지 묶어 4-0 대승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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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혁의 활약이 빛났다. 그는 이날 양민혁은 63분 동안 뛰면서 볼 터치 32회, 도움 1회, 패스 성공률 87%, 기회 창출 2회, 가로채기 1회, 태클 1회, 드리블 성공 2회 등을 기록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그에게 평점 7.7점을 줬다.
어시스트를 제외하고도 번뜩이는 장면이 여럿 있었다. 양민혁은 전반 23분 상대 수비와 몸싸움을 이겨내면서 동료에게 패스를 찔러넣었지만, 아쉽게도 반칙이 선언됐다. 그는 전반 38분에도 동료와 좋은 원투패스를 선보이며 더비 수비를 무너뜨렸다.
공격 포인트를 하나 더 추가할 뻔하기도 했다. 양민혀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감각적인 뒤꿈치 패스로 마이클 프레이와 원투패스를 주고받았고, 과감한 슈팅으로 골대를 때렸다. 흐른 공을 동료가 밀어넣었으나 양민혁의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그럼에도 양민혁의 영리한 움직임과 슈팅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영국 언론도 양민혁의 활약을 칭찬했다. '웨스트 런던 스포츠'는 "선발 데뷔전인 만큼 불가피하게 힘든 순간이 있었다. 특히 초반에 몇 번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토트넘에서 임대 중인 10대 양민혁은 어마어마하게 인상적이었고, 앞으로 전진하면서 언제나 위협적으로 보였다. 하이라이트는 우측에서 맷 클락을 제치고 셰이르에게 3번째 골을 어시스트한 것"이라며 그에게 평점 8점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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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스퍼스 웹은 "QPR 팬들은 양민혁이 잉글랜드에서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뒤 경외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는 K리그에서 12골 6도움을 터트리며 인상적인 시간을 보낸 뒤 새로운 클럽 QPR에서 첫 선발 경기를 치렀다. QPR은 4-0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고, 양민혁은 셰이르에게 좋은 타이밍의 패스를 전달하며 3번째 골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매체는 "양민혁은 골을 넣기 위한 빌드업에서 압박을 이겨내고 공을 떨궈놓은 뒤 박스 안으로 정확한 크로스를 전달했다. 그는 자신의 기술과 침착함을 보여줬다. 양민혁의 기술적 능력은 기뻐하는 QPR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그는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스퍼스 웹에 따르면 한 팬은 "양민혁을 지켜 봐라. 매우 인상적이다"라는 댓글을 남겼고, 다른 한 팬은 "양민혁의 압도적인 실력이다. 그는 모든 경기에서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팬도 "양민혁이 대단한 경기를 펼쳤다"라고 칭찬했다.
토트넘 팬들도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토트넘 팬은 "양민혁은 진짜 재능이다. 전반부터 그가 보여준 기술력이 정말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양민혁이 정말 잘 대처하고 있지 않은가? 그가 다가오는 일정에서 상대방을 무너뜨릴 수 있길 바란다"라는 댓글도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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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티 시푸엔테스 QPR 감독도 양민혁의 활약에 미소 지었다. 그는 "양민혁은 잘했다. 폴 스미스가 지난 경기에서 많이 뛰었다. 양민혁은 팀에 합류한 뒤 후반에 출전해 왔지만, 훈련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줬다. 양민혁이 뭘 줄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는 정말 잘했다. 3번째 골을 도우면서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시푸엔테스 감독은 "양민혁은 팀에 긍정적인 걸 많이 줬다. 일대일 상황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우리는 그가 다른 리그 출신이고, 영국에서 첫 몇 달을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와 함께 단계별로 나아가야 한다. 하지만 양민혁은 좋은 레벨에서 훈련해 왔고, 난 그와 함께 정말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스퍼스 웹도 주눅 들지 않고 활약한 양민혁의 재능에 주목했다. 매체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젊은 선수 양민혁의 깔끔하고 확실한 퍼포먼스였다. 경험이 많아질수록 그의 발전은 더욱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또한 스퍼스 웹은 "이번 어시스트는 양민혁의 자신감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는 QPR에서 몇 주 동안 익숙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챔피언십 축구의 피지컬, 강도에 약간은 문화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도움이 그가 안정을 찾고 이 수준에서 중요한 기여를 할 만큼 충분히 뛰어나단 사실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며 "양민혁은 앞으로도 QPR에서 자기 자리를 지켜야 한다. 토트넘은 앞으로 몇 달 동안 그가 꾸준히 출전하길 바라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QPR 소셜 미디어.
고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