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포항=박건도 기자]
오른쪽 눈이 퉁퉁 부은 주민규가 경기 후 수훈 선수 기자회견에서 취채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건도 기자
국가대표팀 골잡이 클래스다. 올 시즌 전 대전하나시티진으로 전격 이적한 주민규(35)가 첫 경기에서 홀로 두 골을 책임지며 팀 완승을 이끌었다.
대전하나시티즌은 15일 오후 1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개막전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3-0으로 꺾었다.
주민규는 경기 후 수훈 선수 기자회견에서 "동계훈련부터 준비했던 게 잘 통했다.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어 기쁜 하루였다"고 밝혔다.
부상 투혼이었다. 주민규는 전반전 도중 상대 선수와 공중볼 경합 상황에서 눈을 다쳤다. 오른쪽 눈이 퉁퉁 부었음에도 후반전 두 골을 몰아치며 대전의 개막전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주민규는 "공중볼 경합에서 (신)광훈이 형이 나를 못 봤다. 팔꿈치에 (눈을)맞았다. 경기 중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라며 "눈이 너무 보이질 않았다. 교체 고민도 했다. 하지만 나약한 모습 보여드리기 싫어 경기를 뛰었다"고 말했다.
울산HD와 함께 2연속 우승을 함께한 주민규는 올 시즌 전 대전으로 전격 이적했다. 대전 데뷔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리며 쾌조의 출발을 알린 주민규는 "처음이 가장 떨린다. 부담감과 불안감도 컸다"며 "황선홍 감독님께서 경기가 많으니 부담 갖지 말라고 했다. 오늘 득점으로 부담감이 자신감으로 바뀌었다.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을 했는데, 굳이 내가 부담을 갖기는 싫었다"고 회상했다.
골 세리머니하는 주민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유력한 득점왕 후보 중 하나인 주민규는 첫 경기부터 두 골을 몰아쳤다. 주민규는 "이번 경기로 부담감은 덜었지만, 다음 경기가 크게 달라질 것 같지는 않다"고 전했다.
울산의 라이벌인 포항 스틸러스에서 뛰던 정재희(현 대전)와 골을 합작했다. 주민규는 "정재희는 제가 감히 평가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좋은 능력을 지녔다"며 "올 시즌 도움을 많이 받을 것 같다. 동계훈련 때부터 많이 느꼈다. 많이 도움받고 많이 줄 생각으로 뛰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공교롭게도 대전은 오는 23일 열리는 K리그1 2라운드에서 주민규의 친정팀 울산을 만난다. 주민규는 "3연속 우승을 달성한 K리그의 대표적인 구단이다. 우리도 잘 인지하고 있다. 방심하면 승점을 뺏길 수밖에 없는 팀이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주민규.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포항=박건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