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뉴욕 양키스 마커스 스트로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스프링캠프에 지각 합류한 것도 모자라 불펜으로의 보직 이동 가능성도 닫았다. 트레이드설에 휘말린 베테랑 투수 마커스 스트로먼(34)이 뉴욕 양키스의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스트로먼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에 차려진 뉴욕 양키스 스프링 트레이닝에 공식 합류했다. 양키스 투수, 포수조의 캠프 소집일은 지난 13일로 스트로먼도 그 전날(12일) 구단 의무 신체 검사도 받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13~14일 훈련에 불참했다. 이틀이 지나 지각 합류하면서 스트로먼을 향한 관심이 폭발했았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스트로먼은 “지금 내 커리어에선 몸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최근 날씨를 고려할 때 지난 며칠간 내가 여기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애런 분 감독과도 좋은 대화를 나눴고, 모든 게 매끄럽게 진행되고 있다. 클럽하우스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도 변하지 않았다. 돌아와서 기분 좋고,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스트로먼이 캠프에 늦은 진짜 이유는 구단에 대한 불만 표시로 여겨진다. 지난겨울 내내 이어진 자신의 트레이드설에 섭섭했는지 스트로먼은 양키스 구단 SNS 계정을 끊었다. 이날 인터뷰에선 불펜 보직 이동에 대한 거부감도 확실하게 드러냈다.
[사진] 뉴욕 양키스 마커스 스트로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FA 시장에서 특급 좌완 맥스 프리드를 영입한 양키스는 게릿 콜, 프리드, 카를로스 로돈, 루이스 힐, 클라크 슈미트로 이어지는 5인 선발 로테이션이 완성됐다. 스트로먼은 기존 선발 중 누군가 다치거나 휴식이 필요할 때 대체 선발로 들어갈 수 있다.
팀 구성상 불펜으로 보직 이동이 불가피하지만 스트로먼은 “난 선발이다. 불펜으로 던지진 않을 것이다. 난 선발투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실상 불펜 이동을 거부했는데 트레이드설로 심기가 불편하다고 해도 팀워크를 해칠 수 있는 발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키스는 스트로먼의 이 같은 의견 표출을 이해하며 애써 달래는 모양새다. 애런 분 양키스 감독은 “누군가 거짓말하는 걸 원치 않는다”며 6인 선발 로테이션 가능성에 대해 “절대 안 한다고 말하진 않겠다.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아직 먼 이야기”라며 스트로먼을 의식한 듯 6선발 체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사진] 뉴욕 양키스 마커스 스트로먼이 애런 분 감독에게 공을 넘기며 교체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도 “난 선수들이 진실하고, 정직하길 바란다. 그들은 자신의 생각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 뒤 “스트로먼은 경쟁심이 강한 선수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오랫동안 훌륭한 선발로 활약했다. 나 역시 그가 선발투수라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니 어떻게 될지 지켜봐야 한다. 모든 선수가 건강하게 최고 컨디션을 유지하길 바라지만 개막까지 앞으로 6주가 남아있고, 어떤 일들이 있을지 모른다”며 보험용 선발로 스트로먼의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설명했다.
애써 스트로먼 달래기에 들어간 양키스이지만 트레이드설로 인한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만큼 불편한 동거를 해야 한다. 어떻게든 트레이드하는 게 팀과 개인 모두에게 최선이지만 쉽지 않다. 지난해 30경기(29선발·154⅔이닝) 10승9패 평균자책점 4.31 탈삼진 113개를 기록한 스트로먼은 후반기 5점대 평균자책점(5.98)으로 부진했다. 올해 연봉이 1850만 달러나 되고, 내년 1800만 달러 선수 옵션도 갖고 있어 스트로먼을 데려갈 팀이 선뜻 나타나지 않는다.
잔여 연봉도 큰데 어느덧 30대 중반에 들어선 나이 때문에 트레이드로 정리하기가 더욱 어렵다. 그래도 스트로먼은 자신이 있는 모양이다. 선수들과 관계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그는 “내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다. 이건 비즈니스”라며 “지금 난 매우 안정적인 상태다. 그 어떠한 것도 나를 흔들 수 없다. 어느 팀에서든 경쟁할 수 있다. 내가 여기에 있든 없든 30경기 이상 선발로 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재차 선발투수로서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 뉴욕 양키스 마커스 스트로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