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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봤지? 이게 한화 신인들이야' 제구 되는 좌완, 155㎞ 우완, 공격형 포수… 호주를 놀라게 했다

조아라유 0
▲ 15일 호주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2.2이닝 5K 무실점이라는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이며 1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은 권민규 ⓒ한화이글스
▲ 아직 시즌 개막까지 한참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155km의 위력적인 투구를 하며 가능성을 보여준 정우주 ⓒ한화이글스


 


[스포티비뉴스=멜버른(호주), 김태우 기자] 한화는 호주 멜버른에 차린 2025년 1차 스프링캠프에 총 6명의 신인 선수를 데려갔다. 그간 1군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일부 베테랑 선수들을 2군 캠프에 보내면서까지 신인 선수들의 기량을 확인하고자 했다. 올해 1군 전력 포함 가능성을 타진함과 동시에 이 미래 자원들의 잠재력을 평가해보려는 의도였다.

한화의 선택은 탁월했을지 모른다. 캠프에서 각자의 경쟁력을 보여주며 좋은 평가를 얻어낸 이 선수들은 14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되는 호주 대표팀과 연습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일부 선수들은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2차 캠프까지 합류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개막 엔트리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이 커지고 있다.

한화는 15일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호주 대표팀과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중·후반 뒷심을 발휘한 끝에 6-5로 역전승했다. 14일 경기에서는 4회까지 0-5로 뒤지며 썩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15일 경기에서는 한결 나아진 경기력으로 승리까지 만들어냈다. 14일 경기 후 "보완할 점이 많다"고 했던 김경문 한화 감독은 15일 경기 후에는 "첫 경기에 비해서는 좋은 점, 칭찬해줄 점이 많이 나왔다"면서 선수들을 격려했다.

경기 초반 흐름은 잘 풀리지 않았다. 전날(14일) 무기력했던 타선의 침체가 이어졌다. 출루는 곧잘 했지만 주자들을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하는 양상이 이어졌다. 1회에는 1사 후 이원석이 투수 글러브를 맞고 키를 넘기는 내야 안타로 출루한 것에 이어 문현빈이 볼넷을 골라 1사 1,2루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권광민 이진영이 연속 삼진을 당하면서 잔루에 그쳤다.

2회에도 1사 후 임종찬이 한가운데 몰린 변화구를 잘 받아쳐 중전 안타를 치고 출루했다. 박상언이 3·유간 깊은 코스의 내야 안타로 뒤를 받치며 다시 2명의 주자가 깔렸다. 하지만 황영묵이 3루수 땅볼로 물러났고, 심우준이 중견수 뜬공에 그치면서 또 2개의 잔루가 생겼다.

3회에는 2사 후 권광민이 중전 안타를 쳤지만 이진영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 3이닝 연속 무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이런 타선의 부진에도 한화가 경기 흐름을 놓지 않고 갈 수 있었던 것은 선발로 등판한 신인 좌완 권민규의 활약이 결정적이었다. 세광중과 세광고를 졸업하고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전체 12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권민규는 신인이라고 생각하기에 믿을 수 없는 제구력과 공의 힘을 보여주며 호주 대표팀을 꽁꽁 묶었다.

권민규는 3회 2사까지 8명의 타자에게 단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투로 모든 이들을 놀라게 했다. 이날 중계 방송 스피드건으로는 최고 90마일(약 145㎞) 정도의 공이 나왔다. 더 중요한 것은 제구였다. 적어도 패스트볼 제구는 거의 완벽했다. 공 하나를 넣고 빼는 능력까지 보여줬다. 상대 팀도 권민규의 제구가 잘 된다는 것을 인식하자 비슷한 코스에는 방망이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힘 있는 호주 타자들을 상대로 과감하게 패스트볼 승부를 이어 간 것은 인상적이었다.

이날 한화 이글스 공식 유튜브에서 해설을 맡은 한화 출신 레전드 김태균 해설위원 또한 "고졸 선수가 이렇게 스트라이크를 잘 던진다"고 놀라워하면서 "제구력은 유니크하다"고 단언했다. 현재 구속도 KBO리그 수준에서 느린 것은 아니지만, 더 체계적으로 성장한다면 구속도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 봤다. 김 위원은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으면 150㎞까지도 올라오지 않을까"라면서 "제구가 안정적이기 때문에 호주 타자들의 마음이 급해진다"고 호투 비결을 뽑았다.


 

▲ 15일 경기에서 9회 대타로 나서 결승 2루타를 때리며 남다른 타격 재질을 한 번 더 보여준 한지윤 ⓒ한화이글스
▲ 육성 선수 신분으로 1군 캠프에 와 코칭스태프에 눈도장을 찍는 동화 같은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는 한화 박부성 ⓒ한화이글스

 



이날 2⅔이닝 동안 42구를 던지며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강력한 눈도장을 받은 권민규는 경기 후 "선발 등판이라고 크게 긴장하지는 않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계속 선발로 나갔기 때문에 그 느낌으로 던지자는 생각이었다"라면서 "외국 선수들이라 힘이 좋을 것 같아 걱정이었는데 맞은 게 없어서 다행이다.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풀카운트가 많았던 점은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차분하게 경기를 돌아봤다. 올해 한화 선발진이 세팅이 된 상태라 선발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1군에서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봤다.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202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더인 정우주의 투구도 인상적이었다. 물론 정우주는 이날 결과 자체는 좋지 않았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는 동안 17개의 공을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1실점했다. 스트라이크존이 잘 맞지 않는 경향이 있었고,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볼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가져가다보니 결국 안타를 허용했다. 카운트를 잡기 위해 던진 한가운데 공을 호주 타자들이 놓치지 않았다.

그러나 구속 자체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고교 시절부터 시속 150㎞대 중반대의 강력한 패스트볼을 던진 정우주는 그런 능력을 인정받아 메이저리그 구단들까지 관심을 보였던 최대어다. 정우주는 이날 최고 구속 96마일(154.5㎞)을 기록하는 등 구속에 있어서는 흠잡을 곳이 없는 성적을 냈다. 아직 시즌까지 한 달 이상이 남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시즌 중에는 160㎞ 또한 기대할 수 있는 어깨를 과시했다. 향후 실전 경기에 계속 나서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기대를 모은다.

5-5 동점으로 이어진 9회 마지막 상황에서는 신인 포수 한지윤이 일을 냈다. 한화는 9회 권광민이 중전 안타를 때려 1사 1루를 만들었고 한화 벤치는 한지윤을 대타로 투입했다. 한지윤은 올해 3라운드(전체 22순위) 지명을 받고 입단한 포수 유망주. 14일과 15일 경기는 나서지 않았으나 15일 마지막 순간에 대타로 기회를 얻었다. 한지윤은 불리한 카운트에서도 4구째 바깥쪽 공을 잘 밀어 우중간을 가르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타구가 펜스까지 굴러갔고, 1루 주자 권광민이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었다. 이 적시타는 역전 적시타가 됐다.

공격형 포수로 이름을 날렸던 한지윤의 타격 재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한지윤은 고교 시절 공격력 하나만 놓고 보면 포수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확성과 장타를 모두 잡을 수 있는 밸런스가 있고, 공에 대한 임기응변도 좋았다.

15일 활약한 세 신인 외에도 14일 선발로 나선 박부성도 신데렐라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고교 졸업반, 대학 졸업반 모두 신인 지명을 받지 못한 박부성은 한화의 육성 선수 제안을 받아들여 프로의 꿈을 이뤘고, 이번 호주 1차 캠프까지 합류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14일 경기에서 호주 대표팀을 맞이해 당당하게 투구를 한 결과 3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2회까지는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역시 좋은 캠프 성과를 과시했다. 근래 들어 과감한 FA 영입으로 관심을 모으는 한화지만, 적어도 지난 이틀은 신인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했다. 기분 좋게 호주 캠프가 마무리되고 있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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